[넘버스]'AI∙디지털' 옷 입는 롯데호텔, 만년 적자 해결할까

발행일 2021-06-13 07:18:33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KT가 개발한 AI 호텔로봇.(출처=KT 유튜브 영상 갈무리.)


호텔에서 인공지능(AI) 로봇이 손님을 맞이하는 시대가 열릴까요. AI가 호텔 입실과 퇴실을 관리하고 음식서빙, 청소, 모닝콜 등 사람이 하는 업무를 대신하는 거죠.

물론 미래에 사람이 하는 일을 AI가 모두 넘겨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세계적으로 호텔의 디지털화는 가속화하는 추세입니다. 국내서는 지난 2018년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이 KT 기가지니 호텔로봇을 도입해 국내 최초 AI호텔 타이틀을 얻었고요. 롯데호텔이 최근 KT와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DX)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롯데호텔은 KT의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를 도입한다는 계획입니다. 이후 서빙∙러기지∙청소로봇 등 다양한 로봇도 배치할 예정이고요. 또 ‘모바일 컨시어지'와 같은 AI호텔 특화 서비스도 함께 추진한다고 합니다.

KT의 호텔로봇 활용 시나리오.(출처=KT 홈페이지.)


롯데호텔이 그리는 AI 호텔이 어떤 모습일지는 KT의 홈페이지에 소개된 AI 로봇의 설명을 통해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우선 KT가 개발한 무인 자율주행 호텔로봇이 호텔 구석구석을 혼자 돌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는데요. 이 로봇이 타월, 생수 등 고객이 원하는 기본용품 뿐 아니라 와인 등 다양한 물품을 직접 전달하고, 또 손님의 오더를 받아 움직이는 거죠.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돼 로봇 스스로 장애물과 사람을 피해 다닐 수 있고요. 또 자동으로 충전소에 가서 전력을 충전하기도 합니다. 엘리베이터도 스스로 호출할 정도니 거의 사람 한 명 구실 한다고 봐야죠.

투숙객은 객실 안에서 손쉽게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AI 스피커에 수건을 가져다 달라고 요청하면 자동으로 호텔로봇이 수건을 배달해주는 식입니다. 주변 음식점도 검색 가능하고, 조명, 음악 등 내부 설정도 말로 간단히 통제하는 거죠. 이 정도면 AI호텔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롯데호텔은 AI 도입을 통해 어떤 이득이 있을까요. 초기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인건비 절감이 가장 큰 매력 아닐까요. 단순 반복업무를 대신 해주는 거니까요.

실제로 AI 호텔을 가장 처음 연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은 레지던스 동 192객실, 호텔 동 331객실에 호텔로봇을 적용하고 있는데요. 야간시간에 호텔로봇으로 무인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효과로 여겨집니다. 성수기 기준으로는 월 140건 수준이라고 하네요.

롯데호텔이 AI를 도입한다고 해서 지금 당장 비용적으로 큰 이익을 볼 것으로 생각되진 않습니다. 그러나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입니다.

호텔롯데 호텔사업부 실적 추이.(출처=호텔롯데 감사보고서.)


롯데호텔도 다른 호텔사업자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지난해 엄청난 규모의 적자를 냈고, 올해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호텔롯데의 최근 5개년도 호텔사업 실적을 살펴보면 이전부터 계속 적자가 났던 것으로 나타납니다. 매출은 2016년 7000억원에서 꾸준히 늘어 2019년 9000억원까지 증가했는데 영업적자 폭은 매해 커졌습니다. 그러다 코로나19로 매출은 절반 수준인 4950억원으로 줄고 무려 35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이죠.

호텔롯데는 호텔사업뿐 아니라 면세사업, 월드사업, 리조트사업 등 총 4개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최대 피해는 호텔사업이 받았습니다. 올 1분기 실적만 보더라도 호텔사업에서 여전히 5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롯데월드를 운영하는 월드사업부 적자는 200억원이고요. 리조트사업부 적자는 2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면세사업은 38억원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흑자를 냈고요.

호텔롯데 주요 재무지표 추이.(출처=호텔롯데 감사보고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무부담도 확 늘었습니다. 호텔롯데의 총차입금 규모는 2016년 4조5000억원 규모에서 2021년 1분기 두 배가 넘는 9조3000억원으로 늘었고요. 현금성 자산을 차감한 순차입금은 3조8000억원에서 7조2000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75.1%에서 176%로 치솟았습니다.

호텔사업 적자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기업공개(IPO)도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연 디지털 전환이 하나의 작은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갑니다.

댓글

(1)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최신순 과거순 공감순
  • 장성순
    장성순 2021-06-13 14:22:38
    어메니티=amenity

요일별 Ed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