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T 사업분야 및 관계사(출처=SK텔레콤 홈페이지)
▲ SKT 사업분야 및 관계사(출처=SK텔레콤 홈페이지)

SK텔레콤(SKT)은 이번 인적분할로 신사업뿐만 아니라 이동통신과 IPTV 등 존속회사의 기존 사업에서도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SKT는 10일 이사회에서 회사를 SKT(존속회사)와 SKT신설투자(가칭, 신설회사)로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존속회사인 SKT에는 기존 MNO사업부문과 SK브로드밴드(SKB), SK텔링크, 피에스앤마케팅, F&U신용정보 등이 포진한다. SKT가 '탈통신'을 추구하면서 보안·커머스·모빌리티 등 신사업은 성장 가능성에 대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기존 통신 사업은 눈길을 끌지 못했다. 국내 통신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선 가운데 더 이상 성장하기가 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 자료=SKT 실적발표
▲ 자료=SKT 실적발표

SKT의 MNO사업부문의 실적 추이를 보면 지난 2016년 1분기 2조7100억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후 2조원 중반대를 오가다 올해 1분기는 2조5300억원에 그쳤다. 2019년 4월에 5G를 상용화하면서 LTE보다 높은 요금제의 5G 가입자를 늘려갔지만 선택약정할인(25%)이 이어졌고 KT·LG유플러스와 경쟁을 펼치면서 MNO사업부문에서 눈에 띌만한 성장세는 이뤄내지 못했다.

SKT는 MNO사업부문에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구독형 서비스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구독형 서비스는 일반 소비자 및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며 월 사용료를 받는 방식의 사업 형태를 말한다. SKT는 올해 3월 기업형 소프트웨어 온라인 거래 장터 '5GX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를 오픈했다. SKT는 이 마켓을 통해 기업들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판매하거나 구입할 수 있는 장을 만들 계획이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선보인 구독형 서비스는 SK매직과 손잡고 내놓은 가전 렌탈과 웅진씽크빅과 함께 내놓은 교육 상품 '웅진스마트올' 등이 있다. SKT는 AI 역량을 기존 구독 상품에 접목해 고객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통신 기반의 새로운 구독형 서비스를 지속 선보일 방침이다.

과거 케이블TV 2위였던 티브로드와 합병한 SKB는 늘어난 가입자를 기반으로 IPTV와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SKB는 IPTV 'Btv'에 SKT의 AI 플랫폼 '누구'를 적용하고 다양한 외부 콘텐츠를 수급하는 등 차별화에 나섰다. SKT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유무선 인프라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며 "존속회사인 SKT는 강력한 인프라 역량을 기반으로 구독형 서비스 등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 분할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안과 SKT신설투자의 대표는 박정호 SKT 현 대표가 맡는 안건이 의결됐지만 존속회사인 SKT의 대표에 대한 안건은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유영상 MNO사업부문 대표가 존속회사의 대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T는 추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존속회사의 대표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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