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의 콘텐츠 자회사 '스토리위즈'의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 '쉿, 그놈을 부탁해'. (사진=KT)
▲ KT의 콘텐츠 자회사 '스토리위즈'의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 '쉿, 그놈을 부탁해'. (사진=KT)

LG유플러스와 CJ ENM의 실시간 채널에 대한 대가 협상이 결렬되면서 KT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12일 0시를 기점으로 LG유플러스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U+tv모바일'에 △tvN △tvN STORY △O tvN △XtvN △올리브 등 10개 실시간 채널 공급을 중단한 CJ ENM은 KT와도 실시간 채널 대가에 대한 협상을 펼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제껏 IPTV와 함께 OTT에 대한 실시간 채널 대가를 지불했지만 CJ ENM이 이번에 과도하게 인상을 요구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CJ ENM은 이제껏 U+tv모바일에 공급된 실시간 채널에 대한 대가가 너무 헐값이었다며 적절한 대가를 위한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결국 U+tv모바일에 대한 실시간 채널 공급을 중단했다.

CJ ENM과 콘텐츠 대가 협상을 펼치고 있는 KT는 OTT '시즌'을 모바일 가입자를 대상으로 부가서비스의 일환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LG유플러스와 유사하다. KT도 LG유플러스처럼 5G 및 LTE 가입자를 대상으로 요금제에 따라 시즌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시즌도 사실상 모바일 가입자를 위한 부가서비스의 성격이 짙은 셈이다. 하지만 시즌을 바라보는 CJ ENM의 시선은 U+tv모바일과 유사하다. 모바일 가입자를 위한 부가서비스의 일환으로 제공되지만 모바일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가입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개별 OTT인만큼 적절한 콘텐츠 대가에 대한 협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KT는 LG유플러스보다 자체 콘텐츠 역량 강화에 더 힘을 쏟고 있다. '올레tv모바일'로 서비스되던 OTT를 지난 2018년 시즌으로 이름을 바꾼 것에 이어 시즌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할 계획이다. KT는 시즌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시장에 보다 민첩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모바일 미디어 사업의 기회를 창출할 방침이다.

KT는 콘텐츠 전문 자회사 KT 스튜디오지니도 설립했다. KT 스튜디오지니는 그룹 내 콘텐츠 계열사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원천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해 드라마·영화·예능 등의 콘텐츠를 제작하며 스카이TV의 실시간 채널을 비롯해 올레 tv, 스카이라이프 등 KT그룹 플랫폼에서 1, 2차 판권을 유통한다. 또 국내 제작사들과 협업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힘을 쏟고 있다. 스토리위즈는 지난달 웹소설 '쉿, 그놈을 부탁해'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를 △IPTV 올레tv △OTT 시즌 △종합예능채널 스카이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등을 통해 공개했다. 또 이달에는 영화 '내겐 너무 소중한 너'를 OTT 중 가장 먼저 선보이기도 했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중 가장 덩치가 큰 CJ ENM이 LG유플러스와 KT 등을 대상으로 콘텐츠 대가에 대해 예전과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다른 PP들에게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일반 PP들은 OTT가 중심이 됐던 이번 협상과 달리 주로 IPTV에 콘텐츠를 공급한다. 하지만 결국 IPTV도 KT와 LG유플러스이 서비스하고 있어 일반 PP와의 콘텐츠 대가 협상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PP업계 관계자는 "이번 CJ ENM의 협상은 OTT가 주요 대상이라 일반 PP의 사업모델과 다른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IPTV들이 PP를 대하는 태도에는 전향적인 변화가 있을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번 협상 결렬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OTT를 중심으로 일어난 콘텐츠 대가에 대한 갈등으로 이미 보편적 서비스로 정착한 유료방송 시청자들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계약 당사자간 대가 산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거나 상호 합의할 수 있도록 중재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U+tv모바일에 대한 CJ ENM의 실시간 채널 공급 중단으로 인한 이용자 불편 발생 여부와 사업자 간 협상 과정에서의 불공정·법령상 금지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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