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쑤다]삼성전자는 어쩌다 노트북 ‘디아더스’가 됐나..‘갤북 프로360’ 리뷰

발행일 2021-06-12 12:43:54

삼성전자가 새 노트북 ‘갤럭시 북 프로’ 시리즈가 출시된지 한 달여 됐죠. 플래그십 모델인 만큼, 또 삼성전자가 ‘갤럭시 에코 시스템’을 강조하는 노트북 언팩으로 공개한 첫 제품인 만큼 기대가 컸는데요. 다양한 리뷰가 올라왔는데, 사실 평가가 그렇게 좋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블로터>는 컴퓨터 리뷰 사이트 ‘JN테크리뷰’ 운영자 게사장과 함께 약 1주일 간 ‘투인원(2in1) 제품인 ‘갤럭시 북 프로 360’ 제품을 리뷰했습니다. 전반적 평은 비슷했는데, 바로 ‘제품 자체는 잘 만들었으나 방향성·철학이 부족해보인다’는 게 바로 그것입니다.

(영상 디자인=김진영)

갤럭시 북 프로 라인업은 삼성전자의 일반 소비자형 노트북 중 상위 등급인 ‘이온’과 ‘플렉스’를 계승하는 모델로 보입니다. 이온과 플렉스는 쉽게 말해 ‘울트라북’ 제품입니다. 저전력 CPU를 쓰면서 1kg 수준의 경량화에 치중한 모델이죠. 이번에 새롭게 나온 갤럭시 북 프로는 기존 이온과 플렉스에서 쓰던 ‘NT900’대 모델명으로 나왔고, 노트북 커뮤니티에선 그간 다소 복잡했던 노트북 라인업을 삼성전자에서 재정비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갤럭시 북 프로는 명백히 삼성전자 노트북의 최상위 라인업입니다. 많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IT업계를 대표하는 회사인 만큼 자사의 기술력을 최선을 다해 증명해야 하는 라인업이란 의미입니다.

갤럭시 북 프로는 기존 '이온'과 '플렉스' 등 최상위 라인업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극단적 얇기와 가벼움입니다. 11.9mm의 얇기는 여느 울트라북 계열 랩탑과 비교해봐도 얇은 편이며, 1.39kg의 무게는 태블릿과 병행하는 투인원임을 빼더라도 충분히 경량급에 속합니다.

경량화는 이번 갤럭시 북 프로 시리즈의 마케팅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투인원이 아닌 갤럭시 북 프로 중 13.3인치 모델의 무게는 880그램으로 울트라북 중 초경량급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외관 설계부터 바꿨고, 강성을 위해 항공우주에 쓰이는 알루미늄을 채택했다고 하죠.

그간 삼성전자는 하이엔드 노트북을 잘 못 만든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주된 이유는 가격 대비 성능이 딸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제품에션 그런 면이 개선된 게 보입니다. 씨네벤치, 긱벤치, 3D마크 등을 돌렸을 때 동급 울트라북 중 상위급에 속하는 점수가 나오는데요. 이는 듀얼 쿨링팬을 구축하는 등 극단적 얇기에도 발열 구조를 잘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북 프로 후면 설계.(사진=JN테크리뷰 제공)

덕분에 이 제품은 게이밍에서도 나쁘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입니다. 저사양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는 최상위 옵션으로 무리 없이 돌아가고요. 중사양 게임인 오버워치도 70프레임 이상을 방어하며, 비교적 고사양 게임인 GTA5도 돌릴 수 있는 수준까진 됩니다. 물론 장시간 게임을 돌릴 땐 쓰로틀링이 발생하지만, 애초에 게이밍용 제품이 아닌 만큼 기대 이상이었다고 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성능과 디자인, 경량화를 빼면 아쉬운 게 많이 보입니다. 대표적인 게 투인원 제품으로서의 사용성 문제였는데요. 통상의 투인원 노트북과 다르게 전원 버튼이 측면이 아닌 키보드 부에 있어서 태블릿 모드에서 끄고 켤 때 불편함이 따릅니다. 또 스타일러스 팬인 S펜의 수납공간이 없고, S펜을 쓸 때도 ‘팜 리젝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손바닥이 닿을 때 화면이 움직입니다.

OLED 디스플레이는 장점이면서도 문제점으로 꼽혔습니다. OLED 특유의 화려한 색감과 명암비는 강점이 있지만, 이 제품은 밝기가 300니트 아래로 너무 낮습니다. 투인원 제품이 외부에서 쓸 일이 많다는 걸 감안할 때 더 밝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요. 또 최근 노트북 트렌드에 뒤처지는 풀FD급 해상도도 단점으로 꼽힙니다. 최소 QHD는 됐어야 한다는 지적이 보입니다.

OLED 디스플레이임에도 풀HD인 건 이 제품의 대표적 단점이다.

삼성전자에서 강조한 ‘에코시스템’도 다소 아쉽습니다. 여러모로 쓸 수 있는 앱이 많고 실제 사용할 경우 편한 부분이 있긴 한 건 사실입니다. 다만 앱이 너무 많다 보니 특정 상황에서 무슨 앱을 써야할지 모를 정도로 복잡하고, 또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의 제품을 연동하는 과정에서 부드럽게 연결되지 않는 모습도 보입니다.

물론 이런 변화는 긍정적입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워치, 노트북 등 각종 스마트기기를 만드는 삼성전자인 만큼 모든 제품이 연동되는 생태계를 만들어주는 것 자체만으로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또 마케팅적으로도 긍정적이겠죠. 에코 시스템을 만드는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잘 개선해나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다만 여기엔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합니다. ‘삼성전자에서 좋은 제품을 가성비 있게 내놓아야 한다’는 게 바로 그것입니다. 에코시스템이 아무리 좋더라도 제품이 비싸거나 불편하면 소비자에게 외면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삼성전자의 현재 노트북 라인업은 레노버나 에이수스, 에이서 등 경쟁사 대비 월등히 비싸다는 게 노트북 매니아들의 일관된 평입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노트북 시장 점유율에서 5위권 바깥에 위치해있다.

그리고 이런 인식은 비단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생각이 아닙니다. 글로벌 노트북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아더스’, 즉 5위권 내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에코 시스템을 쓰려면 스마트폰 외 다른 스마트기기가 잘 팔려야 하는데, IT기기에서 가장 대표적인 노트북이 이렇게 안 팔린다면 열심히 구축하고 있는 에코 시스템 자체가 퇴색되는 겁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매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너무 국내 소비자에만 치중하는 방식의 마케팅은 한국을 ‘갈라파고스’화 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만큼, 노트북도 의심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바랍니다.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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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기(포세이동)
    김동기(포세이동) 2021-06-20 21:23:27
    노트북은 LG한테 발린지 오래됐죠 그램나오고 삼성껀 쳐다도 안보죠
  • 5bad****
    5bad**** 2021-06-18 21:15:01
    세계전자기업의 메이저중 메이저로 올라선 삼성전자의 노트북은 세계상위권밖의 디아더스라니 매우 안타깝군요. 좀더 열심히 분발해주길 바라는 기자의 충정을 잘 느껴지는 기사에 고맙네요.
  • ChanKim
    ChanKim 2021-06-13 19:15:25
    전 애플 제품을 여러개 사용중인데, 삼성에서 요즘 홍보하는 기능적인 측면들(특히나 일상 생활에서 다기종간 자주 쓸만한 기능)은 이미 애플 제품을 주로 써온 저에게는, 삼성은 저걸 광고하네?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여. 애플이 그런 기능을 강조한 광고를 한적은 없죠.

    삼성 기기간 원활한 생태계가 조성되는 시점이 오면 넘어가볼까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아직 삼성은 시기상조인듯 합니다
  • ahac****
    ahac**** 2021-06-13 01:14:23
    국내소비자는 가성비 똥망인데 삼성이라 쓸까요?
    전 가성비 똥망이라 쳐다도 안본지 오래됐는데요?
    그냥 컴퓨터 잘 모르는 사람이 쓰는 놋북인거죠.
  • 제너럴
    제너럴 2021-06-12 23:53:13
    노트북은 용산매장만 가봐도 엘지그램은 많지만 삼성꺼 쌓아놓고 팔지 않아요. 게이밍노트북은 해외제품이 좋고.
  • Khan
    Khan 2021-06-12 21:03:34
    삼성은 스마트폰 외에는 다 꽝!
    오너의 모럴헤저드가 제일 심각!
  • 펭귄
    펭귄 2021-06-12 19:31:49
    해외 제조사들도 가벼운 노트북 팝니다 무슨 겜트북만 만드는줄아나 ..
  • 인인
    인인 2021-06-12 18:03:44
    외국 - 고딩때부터 개나소나 다 차끌고 다니다보니 무거워도 상관없음.
    국내 - 초중고대를 지나 직장다니면서도 거북이등껍질같은 가방을 매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므로 무게가 절대적으로 가벼워야 짱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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