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기준'이 뭐길래...업비트를 향해 커지는 의혹

발행일 2021-06-14 16:39:43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5개 프로젝트에 대한 '원화마켓 거래 중단', 25개 프로젝트에 대한 무더기 '유의 종목' 지정 조치를 기습적으로 행한 뒤 그 배경에 대해 함구하면서 업계와 투자자들의 의혹이 깊어지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 11일 오후 5시 30분, 두 개의 공지사항을 게시했다. 하나는 업비트에 상장된 5개 프로젝트(페이코인, 퀴즈톡, 마로, 옵져버, 솔브케어)는 18일부로 원화마켓 거래를 중단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코모도' 외 프로젝트 24종을 투자 유의종목에 지정한다는 내용이다.
11일 오후 게시된 업비트의 5개 프로젝트 원화마켓 제거 안내 공지 (자료=업비트 갈무리)

원화마켓은 대한민국 법정화폐를 이용하는 가상자산 거래 시장이다. 국내 거래소가 취급하는 가상자산 거래량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므로 원화 거래 중단은 사실상 상장 폐지에 준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유의종목 지정도 해당 프로젝트가 일주일간 지정 사유에 대한 소명에 실패할 경우 프로젝트가 상장 폐지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다.

문제는 이번 조치들이 각 프로젝트에 대한 충분한 사전 설명 및 예고 없이 기습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업비트는 공지사항을 통해 5개 코인이 '원화 거래에 관한 내부기준에 미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기준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원화마켓을 제거당한 프로젝트가 어떤 사항에서 미달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심지어 프로젝트 관계자들에게조차 14일 오후 현재까지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들 프로젝트의 시세도 일제히 급락했다. 10일 기준 개당 1170원에 거래되던 다날핀테크의 페이코인(PCI)은 13일 기준 500원으로 57% 하락했고 67원에 거래되던 퀴즈톡 큐티콘(QTCON)은 같은 기간 19원으로 71% 곤두박질쳤다.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선 까닭이다.
업비트 공지사항이 발표된 직후 비슷한 급락 그래프를 보인 큐티콘(좌), 페이코인 (자료=업비트 갈무리)

업비트, 프로젝트사 해명 요청에도 묵묵부답

관계자들은 이번 일이 업비트의 명백한 '갑질'이라며 입을 모은다. 거래 제한 조치는 시세 하락을 야기하는 만큼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통보, 이후 입을 닫고 있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프로젝트는 주말 간 업비트에 해명을 요구했으나 묵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비트가 공지사항을 올린 오후 5시 30분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할 사업 신고서 수리 컨설팅 신청 데드라인 30분 전이다. 신고 직전 업비트와 이해관계가 있는 프로젝트, 컨설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실 코인을 선제적으로 정리했다는 추측이 관계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와 연관해 '원화마켓 제거'도 모종의 꼼수로 보는 시각이 있다. 원화마켓 제거는 이번 경우처럼 프로젝트 시세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상장폐지는 아니므로 거래소 '내부 기준'만 충족하면 추후 언제든 원화 거래가 재개될 수 있다. 또 업비트에서 원화마켓 제거 조치가 취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25종 코인과 달리 유의종목 지정 대신 불명확한 '내부 기준'을 들어 원화마켓에서만 퇴출한 이번 조치 역시 근거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퀴즈톡이 취합한 피해자 사례 일부 (자료=퀴즈톡)

늘어가는 피해자 규모

한편 퀴즈톡의 경우 단기 가격 급등락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의 상황을 자체 취합한 결과 투자자들은 평균 50~70% 수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65원에 큐티콘을 매수한 한 투자자는 하루 사이 가격이 50% 급락해 약 80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프로젝트상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던 11일 업비트의 공지는 말 그대로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었던 셈. 동시에 업비트 외 빗썸이나 코인원 등에 상장된 해당 코인 가격도 업비트의 이번 제한 조치로 가격이 급락했다.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블로터>와의 통화에서 "업비트가 월요일이 된 지금까지 아무 근거도 설명하지 않고 있으며 언제까지 답을 주겠다는 언급조차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블로터>는 업비트 측에 별도로 답변을 요청했으나 "확인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하다 "업비트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지원 및 거래지원 유지를 위한 객관적인 기준을 정하여 운영하고있으며 해당 정책은 업비트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디지털 자산만이 거래될 수 있는 건강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 및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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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수
    이영수 2021-06-14 17:55:22
    이거 대규모 소송으로 이어지는 것 아닌가?
    미국이었으면 집단소송 들어가겠네..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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