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오일뱅크가 14일 신비오케미컬과 'CO2 리싸이클링'을 위한 액체탄산 공장 기공식을 진행했다.(사진=현대오일뱅크)
▲ 현대오일뱅크가 14일 신비오케미컬과 'CO2 리싸이클링'을 위한 액체탄산 공장 기공식을 진행했다.(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가 부생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해 리싸이클링한다. 앞으로 현대오일뱅크는 그레이수소가 아닌 블루수소를 생산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4일 신비오케미컬과 액체탄산 생산공장 기공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신비오케미칼은 신일가스 자회사로 국내 최대 규모 액체탄산 제조업체다.

신비오케미칼은 반도체 공정용 탄산가스와 드라이아이스 등을 생산한다. 충남 대죽 일반산업단지에 들어설 공장은 신비오케미컬이 800억원을 투자하고, 현대오일뱅크는 대산공장 수소 생산공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신비오케미컬에 공급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연 20만톤 규모가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오일뱅크는 선도화학과 협력해 연 9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공급량을 연 36만톤 규모로 확대한다.

현대오일뱅크는 보다 친환경적인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리싸이클링에 나서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는 원유와 코크스, 나프트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부생수소가 만들어진다. 부생수소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다량으로 발생한다. 이 때문에 현대오일뱅크의 수소는 친환경 기준에서 가장 하위 단계에 있는 그레이수소로 분류된다.

그레이수소는 수소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수소다. 이산화탄소를 다시 포집하거나 저장한 수소를 블루수소로 분류한다. 가장 친환경적인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한 그린수소인데,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다량의 전기를 사용해야 한다. 그린수소는 현재까지 채산성이 가장 떨어진다.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화석연료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할 경우 일종의 '조삼모사'라는 지적도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연 20만톤 규모의 부생수소를 생산하는데, 36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수소 생산량보다 공정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약 1.8배 더 많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를 포집해 저장하기보다 이산화탄소를 필요로 하는 업체에 리싸이클링하기로 했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되팔 경우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대주주인 아람코에서 LPG를 수입해 이산화탄소만 추출해 아람코에 되판다.

현대오일뱅크는 2025년까지 연 10만톤의 블루수소를 수소충전소에 공급하고, 연료전지 발전용을 판매할 계획이다. 오는 7월까지 대산공장에 블루수소를 차량용 연료로 개질하는 고순도 정제설비를 구축한다. 일 생산량은 3000kg으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FCEV) 넥쏘 6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분량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 연료전지를 직접 생산하기 위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매물을 찾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수소 연료전지를 직접 생산할 경우 국내 사업자는 두산퓨얼셀과 한국퓨얼셀, 블룸SK퓨얼셀 등 4개 사업자로 늘어난다. 현재 국내 1위 업체는 두산퓨얼셀로 지난해 4618억원(영업이익 260억원)의 매출을 냈다. 매출은 전년보다 108%(2407억원) 증가했다.

현대오일뱅크 강달호 대표는 "발전사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3년부터 20㎿ 이상의 연료전지 발전 사업에도 진출할 것"이라며 "제조 및 판매 인프라 조기 구축해 블루수소 사업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내년 상장을 재추진한다.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과 2018년 두차례 상장을 추진했는데 무산됐다. 2018년 당시 금융당국의 회계감리 절차가 길어지면서 공모시장 분위기가 악화돼 상장을 포기했다. 대신 아람코와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추진해 17% 지분을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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