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 천국…자리 다툼 치열해진다

발행일 2021-06-15 17:35:30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수요가 '코로케이션(Co-Location)' 형태에 집중되면서 한국도 싱가포르처럼 관련 데이터센터 설립 위치 확보에 난항을 겪게 될 전망이다.

15일 서울시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주최한 '이노베이션 데이-미래의 데이터센터' 행사에서 나연묵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기술위원장 겸 단국대 교수는 협회가 조사한 2021년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현황 및 전망 자료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잘 드러난다.
'미래의 데이터센터' 간담회 발표자로 나선 나연묵 단국대 교수 (사진=이건한 기자)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 3조원 시대…'코로케이션' 인기

협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매출 규모는 올해 처음 3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비대면 온라인 서비스 확산, 원격근무 도입 등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클라우드 수요가 곧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국내 데이터센터 유형은 대부분 위치 선정에 제약이 큰 코로케이션 형태로 집중된다. 코로케이션은 여러 회사의 서버를 한 데 모아 놓은 상업용 데이터센터로 입주 기업의 업무상 출입이 용이해야 하며 편의시설도 가까워야 해 주로 수도권에 지어진다. 협회가 조사한 국내 데이터센터 서비스 현황에서도 코로케이션 서비스 비중이 88.6%(중복답변)으로 백업(53.4%), 호스팅(44.3%) 등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KT는 최근 1년 사이 서울 용산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개소하고 남구로에도 외부 업체와 손잡고 신규 데이터센터를 열었다. LG유플러스는 14일 경기도 안양시에 축구장 6개 규모의 데이터센터 '평촌2센터' 착공을 시작했다. 양사 모두 자사 데이터센터가 주요 IT 기업들이 밀집한 곳과 멀지 않음을 강조했다. SK브로드밴드도 연내 서울 금천구와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데이터센터를 추가 개소할 예정이다. 모두 수도권이다. 나 교수에 따르면 이 밖에도 2024년까지 국내에 세워질 신규 데이터센터는 최소 19개 이상이며 그중 17개가 수도권에 집중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평촌2센터 조감도 (사진=LGU+)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부지 부족 문제 심화될 것

문제는 부지다.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의 수요는 높지만 서울·경기도 면적, 그중에서도 데이터센터를 지을 만큼 충분한 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입지는 한정적이다. 나 교수에 따르면 서울 및 경기도 남부에 데이터센터 신축이 집중되면서 이미 부지 부족과 전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추세다.

또 한국은 최근 동아시아 지역 데이터센터 허브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 같은 문제가 심화될 경우 싱가포르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싱가포르는 주요 데이터센터 허브 국가로 꼽히지만 최근 좁은 국토 내에 더 이상 데이터센터를 지을 공간이 없어 한계에 봉착해 있다. 이 때문에 향후 부지 부족 문제가 본격화되기 전 '최적의 데이터센터 입지'를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당분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데이터센터를 새로 짓는 것뿐 아니라 완성된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비용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 100여개국에 지사를 둔 에너지 관리 및 자동화 전문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이날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화 및 기업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데이터센터 경영에 중점을 둔 차세대 에너지 전략을 소개했다.
김경록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대표 (사진=슈나이더 일렉트릭)

김경록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대표는 "UPS(무정전 전원장치) 및 공기 흐름 개산, 효율적인 냉난방 절약 장치 등 기본적인 사항만 준수해도 에너지 손실의 80%를 줄일 수 있다"며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아키텍처 중심의 데이터센터 설계 접근 방식과 6종류에 이르는 에코스트럭처 데이터센터 통합관제 시스템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데이터센터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과의 협업으로 매년 34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를 거둔 미국 HP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탄소 유형은 △Scope1(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탄소) △Scope2(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나 장비로 인한 탄소 발생) △Scope3(데이터센터 공급망을 통해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탄소) 등이 있다"며 "탄소 배출 현황을 유형별로 파악하고 전략적인 에너지 정책을 통해 미래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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