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를 맞고 있는 유통업계의 트렌드를 들여다봅니다.
▲ 2020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출처=교보증권.)
▲ 2020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출처=교보증권.)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사실상 신세계-네이버 연합군 승리로 마무리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 핵심 플레이어들은 ‘쿠팡, 네이버, 신세계’ 세 업체로 추려졌다. 이베이코리아가 네이버, 쿠팡 다음으로 시장 점유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롯데는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을 키울 확실한 기회를 놓친 셈이다. 롯데는 향후 다른 M&A 매물을 노린다는 계획으로 알려졌지만 마땅한 매물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거래액 기준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12%로 네이버(17%), 쿠팡(13%)에 이어 시장 3위에 올라 있다. 쿠팡과 점유율 차이도 크지 않아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은 아직까지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수전 초기부터 롯데와 신세계 두 그룹 중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는 쪽이 단번에 주요 이커머스 사업자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반대로 인수에 실패한 쪽은 성장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이커머스 시장 특성 상 플랫폼 영향력이 경영능력의 핵심인데 인수합병(M&A)이나 협업 없이 독립적으로 플랫폼을 확장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롯데의 온라인 통합 쇼핑몰 롯데온(ON)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며 증명됐다. 롯데는 신세계보다 먼저 통합 플랫폼 롯데온을 선보이며 이커머스 시장 확장 의지를 내비쳤지만 서비스 불안정 등의 문제점을 노출하며 소비자들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실제로 롯데온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며 영업손실 규모 또한 확대됐다. 신세계 온라인 쇼핑몰 통합법인 쓱닷컴의 매출이 늘고 영업적자 규모가 감소한 것과 완전히 대비된다.

문제는 이베이코리아를 제외하고서는 경쟁업체들을 따라잡을 만한 마땅한 매물이 없다는 데 있다. 티몬, 위메프 등의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지마켓, 옥션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와 비교해 시장 영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미 지난 2019년 티몬이 시장 매물로 나와 롯데와 협의를 벌였으나 롯데 측에서 관심이 없어 딜이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네이버와 지분교환을 통해 ‘혈맹’을 맺었지만, 롯데는 우군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치명적이다. 또 다른 포털사업자인 카카오가 이커머스 사업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었지만 롯데와 연합전선을 만들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가능성을 점칠 만한 수준도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롯데가 앞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M&A 또는 협업을 통해 시장을 확장해야 하는데 두 방법 모두 현재로서는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는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에 올라타지 못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2010년 25조원 규모에서 2020년 161조원으로 11년 만에 6배 넘게 성장했다. 2025년에는 270조원 규모로 확대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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