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를 맞고 있는 유통업계의 트렌드를 들여다봅니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사실상 탈락하며 롯데쇼핑이 이커머스 사업 확장을 위해 영입한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영호 대표의 역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롯데의 나 대표 영입이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로 해석될 만큼 나 대표와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너지 효과에 대해 관심이 높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올 4월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의 수장으로 나영호 대표를 선임했다. 나 대표는 2월 사실상 경질된 조영제 대표(e커머스사업부장)의 후임이다.

▲ 나영호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 대표.(사진=롯데쇼핑)
▲ 나영호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 대표.(사진=롯데쇼핑)

나 대표는 1996년 롯데에 입사해 근무했던 원조 롯데 출신인물이다. 이후 삼성물산, 현대차그룹, LG텔레콤 등을 거쳤으며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 몸담았다. 이베이코리아에서는 간편 결제와 모바일 e쿠폰 사업 등을 추진해 온라인 쇼핑몰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나 대표는 롯데의 이커머스 사업을 혁신해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조 전 대표가 롯데온 사업 부진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만큼 나 대표에게는 확실한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아직 나 대표가 롯데온 수장을 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확실한 영입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서도 롯데온의 올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악화해 상황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속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는 나 대표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결과적으로 신세계-네이버 연합군에 패배하는 결과를 맞았다. 특히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월드타워·몰 지분 15% 전량을 롯데물산에 매각하며 8300억원을 확보하는 등 실탄도 준비해 놓은 상태였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불발과 관련 없이 나 대표는 롯데 유통사업의 디지털 혁신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나 대표는 지난 5월 직원들과 랜선미팅에서 본인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와는 관계 없이 영입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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