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뱅크 홈페이지 갈무리)
▲ (카카오뱅크 홈페이지 갈무리)

마이데이터 사업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던 카카오뱅크의 잠행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8월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금융권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의 선두업체인 카카오뱅크의 침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초까지 카카오뱅크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인 태도를 취한 바 있다. 지난 2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마이데이터 신청 시기를 묻는 질문에 “1차 신청 때는 직접적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 않아서 신청하지 못했지만 다가오는 2차 때는 예비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는 지난 4월에 있었던 마이데이터 사업 2차 심사에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다. 다가오는 이번 달 심사신청 역시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의 경우와 다른 모습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12일 마이데이터 사업의 예비허가를 받았다. 2대 주주인 앤트그룹과 관련한 서류 제출 미비로 고배를 마신 지 3개월 만이다.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획득한 이후 카카오페이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 하반기로 계획 중인 기업공개(IPO)에도 날개를 달게 됐다. 

카카오뱅크 역시 기업공개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예상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마찬가지로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할 경우 기업가치가 제고되는 동시에 기업공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카카오뱅크의 움직임은 뚜렷하지 않다. 이유는 업무의 우선순위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밀렸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이 기업의 잠재력을 증폭시키는 좋은 기회인 것은 분명하나, 당장 금융당국의 요구 조건을 이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10.2%에 불과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올해 20.8%, 2023년 말까지 30%로 단계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을 겨냥해 중금리대출 확대를 요구하며 실적을 늘리지 않을 경우 신사업 진출에 제한을 두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당장 올해부터 대폭 확대해야하는 만큼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마이데이터 ‘핵심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는 상태다. 고만고만한 서비스로 생색을 내기보다는 카카오뱅크만의 특색 있는 서비스를 기대하는 사용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좀 더 시간을 두고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가 급선무인 상황이라 마이데이터 사업은 후순위로 밀려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카카오뱅크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차별화된 마이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계속 내부 논의를 거듭하고 있고, 매월 신청이 이뤄지는 만큼 시작보다는 어떤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은 5월부터 마이데이터 허가 신청을 매월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 허가 희망 사업자들의 신청 기회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정기적으로 접수 받겠다는 설명이다. 또한 마이데이터 사업과 관련해 모든 허가 요건을 충족하는 업체는 예비허가 단계를 생략하고 본허가부터 신청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 경우 3개월 이내에 인가 여부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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