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를 맞고 있는 유통업계의 트렌드를 들여다봅니다.
▲ 롯데백화점 전경(사진=롯데쇼핑 홈페이지)
▲ 롯데백화점 전경(사진=롯데쇼핑 홈페이지)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사실상 고배를 마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룹 지주사에서 인수합병(M&A) 등 신사업 전략을 담당하는 이훈기 경영혁신실장의 향후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이 실장은 신동빈 회장의 복심으로 불릴 정도의 주요 인물로 그룹 이커머스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지난해 8월 롯데의 인사혁신과 함께 핵심 인물로 급부상했다. 롯데 2인자로 오랜 기간 활약해온 황각규 전 부회장의 퇴임과 맞물려 진행된 임원인사에서 이 실장은 롯데렌탈 대표에서 지주사 경영혁신실로 자리를 옮겼다. 이 실장은 전략과 기획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롯데렌탈 성장을 이끈 것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혁신실은 기존 경영전략실이 축소개편된 조직이다. 일각에서는 이 실장의 역할도 같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오히려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경영혁신실은 규모는 축소됐지만 미래 전략과 먹거리 발굴을 주도하는 기존 역할을 그대로 수행하고 있다. 특히 이 실장은 그룹 내 M&A 전문가로 통할 만큼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도 전면에서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조영제 전 롯데쇼핑 대표(e커머스사업부장)가 롯데온 부진을 이유로 사실상 경질된 이후 공석이 된 이커머스 사업부장 자리를 이 실장이 잠시동안 맡기도 했다. 올 1분기 롯데쇼핑 분기보고서 내 임원현황을 보면 이 실장이 2021년 3월을 기점으로 e커머스 사업부장에 올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영호 신임 e커머스 사업부장이 선임된 이후 다시 겸직이 해지됐다.

지난 3월 중고나라 투자도 이 실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국내 1위 중고거래 업체인 중고나라에 약 200억~300억원의 지분투자를 실시했다. 이를 두고 롯데가 반격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롯데가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사실상 고배를 마시며 향후 이커머스 사업을 어떻게 확장해나갈 지 관심이 모인다. 중고나라와 비교하면 이베이코리아는 규모와 영향력 면에서 비교불가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번 인수전을 총괄한 이 실장의 경우 고민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 차원에서는 3조원이 넘는 금액을 베팅할 정도로 의지를 보였음에도 인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가 거래액 기준 시장 3위의 지위를 보유한 업체인 만큼 눈에 띄는 매물도 없는 상황이다. 티몬, 위메프 등의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지마켓, 옥션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와 비교해 시장 영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미 지난 2019년 티몬이 시장 매물로 나와 롯데와 협의를 벌였으나 롯데 측에서 관심이 없어 딜이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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