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일렉트릭 알라바마 공장 전경. (사진=현대일렉트릭)
▲ 현대일렉트릭 알라바마 공장 전경. (사진=현대일렉트릭)

지난해 처음 흑자 전환한 현대일렉트릭 미국 법인이 올해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적자가 지속돼 본사가 채무보증을 서던 때와 다른 모습이다. 미국 법인이 향후 현대일렉트릭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지 주목된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5일 미국 알라바마법인(Hyundai Power Transformers USA, INC)이 리버티뮤추얼(Liberty Mutual Insurance Company)으로부터 차입한 335억원을 채무보증한다고 공시했다. 채무보증금액도 335억원으로 동일하다. 현대일렉트릭이 올해 미국 알라바마법인 채무보증을 선 것은 이번을 포함 모두 3차례다.

▲ 올해 공시된 채무보증 내역. (자료=전자공시시스템)
▲ 올해 공시된 채무보증 내역.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채무보증 목적은 이전과 다르다. 지난 2차례 채무보증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것이다. 반면 이번 채무보증 이유는 ‘공사이행보증’이다. 공사이행보증은 계약 당사자가 계약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보증자가 의무를 대신한다는 뜻이다.

공사이행보증의 전제 조건은 ‘계약 발생’이다. 이는 곧 신규 수주를 따냈다는 의미다. 현대일렉트릭 측은 “여러 신규 수주 건이 있었다. 신규 수주 여러 건에 대한 포괄적인 공사이행보증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알라바마법인 수주 실적은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납품액은 53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9% 늘어난 수치다. 기납품액은 수주 계약에서 발생한 당기 매출액을 의미한다.

외형 확대는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현대일렉트릭은 2018년 미국 알라바마법인을 300억원에 인수했다. 미국 알라바마법인은 인수 직후인 2018년과 2019년 각각 134억원, 142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처음 18억원의 흑자를 내더니 올해 1분기에만 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 미국 알라바마법인 실적 추이. (자료=현대일렉트릭 사업보고서 및 분기보고서)
▲ 미국 알라바마법인 실적 추이. (자료=현대일렉트릭 사업보고서 및 분기보고서)

현대일렉트릭 실적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현대일렉트릭은 2018년과 2019년 업계 불황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지난해에도 적자 폭은 크게 줄었으나 수익은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1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현대일렉트릭은 1분기 IR자료에서 “미국 알라바마법인의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돼 연결 손익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시장 전략을 바꾼 뒤 나온 첫 성과다. 현대일렉트릭은 미국 내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9년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019년 현대일렉트릭이 미국으로 수출한 고압변압기에 반덤핑 관세율 60.8%를 적용했다. 반덤핑 관세는 낮은 가격으로 수출된 제품이 수입국 산업에 피해를 입힐 때 수입국에서 수출된 제품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 공장 증설에는 537억원을 투자했다. (자료=현대일렉트릭 2018년 사업보고서)
▲ 공장 증설에는 537억원을 투자했다. (자료=현대일렉트릭 2018년 사업보고서)

이 과정에서 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시장 전략을 현지 생산 방식으로 바꿨다. 2018년 537억원을 들여 미국 알라바마 공장을 증설했고 2019년 11월 설비를 마쳤다. 증설로 공장 생산능력은 기존 1만4000MVA에서 2만1000MVA로 확대됐다. MVA는 전력공급 용량 단위다. 또 지난해 4월에는 미국 내 판매를 전담하는 아탈란타법인(Hyundai Electric America Corporation)을 신설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