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다의 수소전기차(FCEV) 클라리티 퓨어 셀.(사진=혼다)
▲ 혼다의 수소전기차(FCEV) 클라리티 퓨어 셀.(사진=혼다)

일본 혼다가 수소전기차(FCEV) 생산을 중단하면서 전기차(EV)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혼다는 세계 최초로 상용 수소차를 내놓았다. 수소차 시장에서 글로벌 3위였던 혼다의 철수로 현대차와 토요타만 남게 됐다. 중국 지리자동차와 우롱이 수소차를 내놓았지만 존재감은 없다.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아사히신문 등 일본 외신은 혼다가 FCEV 모델인 '클라리티(Clarity) 퓨얼 셀' 생산을 오는 8월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혼다는 클라리티를 끝으로 수소차 신차 개발을 중단하기로 했다. 사실상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의미다.

혼다는 전세계 자동차 회사 중 가장 먼저 수소차 판매를 승인받은 업체다. 수소차는 1960년대 오스트리아 출신 과학자 칼 코르데쉬가 최초로 개발해, 1966년 GM에서 프로토타입의 밴(VAN) 모델을 내놓았다. 그러다 1990년대 수소전기차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고 2002년 혼다가 수소차 FCX-V4를 출신했다. 이 모델은 세계 최초로 미국과 일본에 도로주행이 가능하도록 허가를 받았다.

▲ 혼다가 2002년 세계 최초로 내놓은 상용 수소전기차 FCX.(사진=혼다)
▲ 혼다가 2002년 세계 최초로 내놓은 상용 수소전기차 FCX.(사진=혼다)

혼다는 2008년 수소차 신모델인 클라리티를 내놓았고 2016년 클라리티 신모델을 출시했다. 혼다는 현재까지 3종류의 수소차 모델을 내놓았다.

혼다는 20년 이상 수소차에 매진했지만 한계를 절감했다. 업계는 혼다가 수소차 시장에서 가능성을 볼 수 없어 철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혼다의 수소차는 현대차와 토요타에 밀려 점유율이 줄곧 한자리수였다. 지난해 200대를 팔아 수소차 시장의 점유율은 2.5%에 그쳤다. 전년에는 3.4%였는데 점유율이 갈수록 줄어 존재감이 사실상 사라진 상황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점유율은 69.0%, 토요타는 17.0%였다.

수소차 판매량도 줄었다. 지난해 수소차 전체 판매량은 9500대로 전년(1만700대)보다 1200대 감소했다. 그러다토요타가 지난해 말 수소차 미라이 2세대를 내놓으면서 올해 1분기 수소차 판매량은 4000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90.4% 증가한 수치다.

▲ 연간 수소전기차 판매대수.(사진=SNE 리서치)
▲ 연간 수소전기차 판매대수.(사진=SNE 리서치)

신차 출시로 인해 수소차 판매량이 늘었지만, 현대 등은 수소차 신차 발매까지 상당한 기간이 남아 수소차 판매량은 한동안 저조할 전망이다.

혼다는 2040년까지 수소차와 전기차만 생산할 계획을 밝히면서 미래차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혼다가 내놓은 수소차는 시장의 관심 밖이었고, 이는 신차 개발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졌다.

수소차 가격은 전기차와 비교해 비싸다. 게다가 수소차 충전소 등 인프라가 부족한 점도 대중화를 어렵게 했다. 결국 혼다는 수소차 시장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시장은 수소전기트럭과 수소버스, 수소 트램의 비전은 밝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체가 무거울수록 배터리보다 수소 연료전지의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소차의 미래에는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자가용으로 수소차를 몰기에는 경제성이 떨어진다. 전기차와 비교해 메리트를 찾기 어려운 점도 있다.

다만 BMW와 랜드로버, PSA 등이 수소차 시장에 진출 계획을 밝히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차는 2025년 수소차 신모델을 내놓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수소 에너지가 미완의 에너지인 만큼 시장에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혼다의 수소차 시장 철수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에너지원으로서 수소의 경쟁력에도 기업들이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하기에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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