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관련 시장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사행성을 이유로 등급분류를 받지 못했던 블록체인 게임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한 게임사가 게임물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낸 행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판결이 나오자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이다.

24일 게임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기업 '스카이피플'이 게임위를 상대로 낸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됐다. 

▲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올라온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사진=구글플레이 스토어 갈무리)
▲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올라온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사진=구글플레이 스토어 갈무리)
게임위는 지난달 스카이피플의 블록체인 게임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의 등급분류 취소 결정을 내렸다. 당시 게임위가 주목한 부분은 '사행성'이다. 블록체인의 특성상 게임 외부에서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행적으로 이용될 우려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스카이피플은 "이미 많은 게임 아이템이 외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관련 가능성을 이유로 등급분류를 취소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서비스 중지'와 마찬가지인 등급분류 취소 결정에 대해 스카이피플은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현행법상 게임 서비스를 영위하기 위해서는 해당 게임의 등급을 분류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행성 입증할 증거 부족하다"

법원은 관련 사안을 놓고 크게 두 가지 가능성을 검토했다. 

첫 번째는 해당 게임을 중단함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스카이피플의 재산적 피해다. 현재 스카이피플이 서비스 하는 게임은 모바일 수집형 RPG '파이널 블레이드'와 '파이브스타즈'다. 

특히 '파이브스타즈'의 경우 지난 3월 NFT를 활용한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을 출시하며 블록체인 게임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끝내 게임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스카이피플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함께 공동대응에 나선 한편 19세 이용가 등급으로 심의를 재접수 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이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에서 삭제되며 사실상 퇴출된 바 있다. 

▲ (사진=스카이피플)
▲ (사진=스카이피플)
스카이피플 입장에서는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지 않을 경우 재산적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으로 인해 본안 소송 진행기간 동안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게 됐다. 

다음으로 법원이 판단한 것은 '공공복리에 끼치는 영향'이다. 이는 게임위가 주장했던 '사행성'과도 일맥상통한다. 지금까지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들은 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를 받지 못해 콘텐츠 개발을 중단하거나 서비스가 가능한 해외로 눈을 돌렸다. 게임위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NFT 방식이 활성화될 경우 지나친 사행성이 우려된다는 판단을 고수하고 있다. 

법원은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서비스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사행성을 입증할 만한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블록체인 게임, 물꼬 트나

스카이피플 측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히며 NFT의 기술력과 게임 주권을 강조했다. 이날 스카이피플 관계자는 <블로터>에 "게임 아이템과 같은 데이터 주권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어야 하며 NFT는 이러한 권리를 보장해줄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이번 승소로 한 발짝 내디뎠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앞으로도 스카이피플은 게이머 주권과 게임 산업의 건전한 진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해당 판결을 두고 국내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열릴 도화선으로 보고 있다. NFT는 기존 자산을 디지털 토큰화하는 기술로 위·변조가 불가능하며 소유권을 명확히 하기 때문에 예술, 스포츠, 콘텐츠 분야에서 신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희소성이 있는 만큼 기존 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에 큰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게임 분야만 사행성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블록체인 게임 '크립토네이도 포 위믹스'. (사진=위믹스 홈페이지 갈무리)
▲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블록체인 게임 '크립토네이도 포 위믹스'. (사진=위믹스 홈페이지 갈무리)
실제로 국내 게임기업들도 앞다퉈 NFT를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 인프라를 개발했지만 서비스에 난항을 겪자 글로벌 시장으로 대거 진출한 바 있다. 일례로 '노드게임즈'의 '크립토 스워드 앤 매직 포 클레이튼'은 게임위로부터 서비스 중단 조치를 받고 국내 사업을 포기했다. 

이 외에 위메이드트리는 NFT를 적용한 '크립토네이도 포 위믹스'를 한국을 제외한 174개국 구글플레이에 출시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웨이투빗' 등을 인수하며 '클레이튼' 생태계 확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열리길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등급분류 자체를 받지 못해 서비스가 불투명한 모습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안 판결까지 스카이피플이 승소할 경우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같은 블록체인 게임들이 국내 시장에 대거 유입될 것"이라며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사행성 우려가 불식되는 계기로 남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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