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6월 30일 디지털 금 거래 플랫폼 '아로와나 골드모어' 클로즈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물 금 거래의 한계를 극복하고 디지털 금을 활용한 파생상품 시장 개척이 목표다. 베타 서비스에 참가해 아로와나 골드모어 구성과 이용 절차 등을 살펴봤다.

아로와나 골드모어는 '디지털 바우처(일종의 상품권)' 개념을 금 거래에 접목한 서비스다. 쉽게 말해 사용자가 금을 구입하면 실물 금 대신 디지털 금 증서를 지급하며 이를 비대면으로 거래하거나 필요에 따라 오프라인 거래소에서 실물 금으로도 교환할 수 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금' 구입, 1분이면 충분

아로와나 골드모어 앱에서 계정을 생성하면 '디지털 금 통장'이 만들어진다. 메인화면 상단에 보이는 금 통장에선 내가 보유한 금(24k, 순금)의 양과 당일 금 시세(1g)를 확인할 수 있다. 하단에는 온·오프라인 금 구입 메뉴가 있다. 아로와나 골드모어에서 금을 구입하는 방법은 △한컴페이 △아로와나 토큰(암호화폐) △금 거래소 방문 세 가지다. 클로즈베타 기간에는 한컴페이(간편결제)를 통한 '모의 거래'만 지원된다. 구입 시 실제로 계좌에서 결제되지만 당일 다시 환불된다.

암호화폐인 아로와나 토큰은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구입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이다. 국내에선 '빗썸'에 상장돼 있다. 암호화폐는 거래 수수료가 낮고 전세계에 통용된다는 점에서 현금보다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구입 절차가 다소 번거롭지만 만약 구입한 토큰의 가치가 오르면 금을 현금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면이 장점이다. 반대로 가치가 하락할 수도 있으므로 토큰을 통한 금 구입에는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디지털 중심이지만 오프라인 거래도 지원한다. 이를 위해 한컴위드는 지난해 6월 금 거래소 '선학골드유'를 인수했다. 앱 내 안내에 따르면 아로와나 금거래소는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에 있다. 거래소에서 금의 순도와 중량을 감정하며 결과에 동의하면 상응하는 디지털 금이 입금된다. 현물로 보유하던 금을 '디지털 금'으로 바꿀 수 있는 셈이다. 보관은 거래소가 담당하며 보관 수수료는 없다. 추후 다시 인출도 가능하다.

▲ 아로와나 골드모어 메인화면(좌), 디지털 금 구매 화면 (자료=앱 갈무리)
▲ 아로와나 골드모어 메인화면(좌), 디지털 금 구매 화면 (자료=앱 갈무리)

 

높은 접근성, 손쉬운 거래·환매 등이 장점

한컴페이나 아로와나 토큰을 이용한 금 구입 최소 단위는 0.1g다. 보내거나 받는 것도 마찬가지다. 거래는 투명한 유통기록 관리가 보장되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이뤄지며 개인 간 거래에 대한 수수료가 없다. 다만 현물 입금은 순금 기준 최소 10g 이상이어야 하며 인출 한도는 1일 회당 1돈(3.75g) 이상 50돈(187.5g) 이하다. 앱 내에서 법인계좌 이체를 준비 중이라고 안내하고 있는 점을 볼 때 대량 거래가 가능한 사업자 대상으론 별도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아로와나 골드모어의 장점은 기존 금 거래 시스템 대비 높은 접근성이다. 이전에도 디지털 환경에서의 금 투자는 KRX 금 거래소, 은행 골드뱅킹 등을 통해 가능했지만 증권계좌 생성, 거래 수수료 및 세금 계산 등의 복잡한 절차가 따랐다. 반면 아로와나 골드모어는 금 거래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통상적인 절차로 모바일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 후 한컴페이와 연동하면 즉시 금 거래가 가능하다. 또 보유한 디지털 금은 이후 앱 내에서 일부 수수료(0.2%)만 부담하면 쉽게 환매(거래소에 다시 파는 것)할 수 있다.

서비스 내 다른 사용자와 금을 주고받는 절차도 간편하다. '디지털 금 보내기'를 눌러 금 중량을 입력 후 상대방 주소를 입력하고 생체인증을 마치면 끝. 영문+숫자 형태의 복잡한 주소는 상대로부터 전달받은 카카오톡 단축 링크나 QR코드로 정확하고 빠르게 입력할 수 있다. 소액 금 투자를 준비 중이거나 금 거래 빈도가 잦은 투자자라면 거래 절차가 단순하고 수수료 부담이 낮은 골드모어 플랫폼이 이용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 카카오톡으로 전송된 골드모어 주소 링크(좌), 디지털 금 입금 화면 (자료=앱 갈무리)
▲ 카카오톡으로 전송된 골드모어 주소 링크(좌), 디지털 금 입금 화면 (자료=앱 갈무리)

숙제는 '서비스 중심 생태계' 구현

아로와나 골드모어는 한컴그룹이 주도하는 '아로와나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프로젝트 팀은 블록체인·인공지능·클라우드 기술로 금 유통 과정을 투명화하고 △디지털 바우처 △디지털 전당포 △융복합 쇼핑몰 △골드옥션 △융복합 쇼핑몰 △한컴페이 등 6개의 핵심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앱 내에도 금을 담보로 현금을 대출하는 디지털 전당포와 디지털 금 예치를 통해 투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 준비 중인 것으로 표기된다. 한컴그룹은 지난 6월 20일 "프로젝트를 한층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며 신규 운영법인 '아로와나허브'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서비스 초기에는 한컴 주요 계열사들이 주도적으로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한편 수익 대부분을 프로젝트에 재투자함으로써 선순환 성장 고리를 만들겠단 포부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한컴이 정식 서비스 단계에서 충분한 물량의 금과 현금을 유통할 수 있을지 여부다. 또 변동성이 크고 투기 자본이 몰리는 암호화폐의 특성을 고려할 때 한컴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금보다 아로와나 토큰 가격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투명한 서비스 운영 및 자생 가능한 생태계 조성을 통해 토큰과 서비스의 의존도를 낮추는 일도 한컴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