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HFlex VINA 1-Factory 전경. (사진=비에이치 홈페이지)
▲ BHFlex VINA 1-Factory 전경. (사진=비에이치 홈페이지)

국내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업체인 비에이치가 RFPCB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기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사업 철수설과 관련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기가 관련 사업을 철수하면 RFPCB 시장은 재편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비에이치가 점유율 10%만 추가 확보해도 연매출이 9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비에이치는 6일 비에이치 베트남 생산 법인(BH Flex VINA)이 산업은행 인천지점으로부터 차입한 339억원을 채무보증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베트남 생산법인이 산업은행 인천지점에서 빌린 차입금을 모기업인 비에이치가 보증을 섰다는 의미다. 비에이치 관계자에 따르면 차입금은 시설자금으로 쓰인다. 

비에이치는 지난달 1일에도 500억원 규모의 신규시설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경쟁적으로 증설에 나서고 있다. 이중 200억원은 베트남 공장 설비 확대에 쓰일 전망이다. 비에이치가 지난 2월 대경전자 지분 100%를 처분함에 따라 RFPCB 생산은 베트남 공장에 집중되고 있다.

업계는 비에이치의 베트남 공장 설비 확대를 애플 아이폰용의 공급 물량 증가를 대비한 전략으로 본다. 현재 애플 아이폰에 납품되는 RFPCB는 비에이치와 삼성전기, 영풍전자가 맡고 있다. 삼성전기가 RFPCB 사업을 정리하면 애플 아이폰에 공급될 RFPCB 시장은 재편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5월 비에이치 리포트에서 “아이폰 OLED 패널용 RFPCB 점유율은 비에이치가 60%, 경쟁사가 40%”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점유율 10%포인트 추가 점유 시 연간 매출액 900억원이 상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비에이치 실적 추이. (자료=비에이치 사업보고서 및 분기보고서)
▲ 비에이치 실적 추이. (자료=비에이치 사업보고서 및 분기보고서)

비에이치 입장에선 흑자 전환을 넘어 외형 확대까지 노려볼 수 있는 기회다. 비에이치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388억원, 당기순손실 93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2% 줄었는데, 매출원가가 6.7%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더해졌다.

증권가에서는 비에이치의 1분기 적자 전환 이유를 RFPCB 공급 감소 영향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RFPCB, BUPCB 품목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14%포인트 떨어진 61.8%로 나타났다. RFPCB 공급 물량이 늘면 비에이치 실적은 자연스레 회복된다는 의미다.

▲ 올해 1분기 RF, BU 매출액 비중. 매출액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 (자료=비에이치 분기보고서) 
▲ 올해 1분기 RF, BU 매출액 비중. 매출액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포인트 하락했다. (자료=비에이치 분기보고서) 

업계와 외신은 지난해부터 삼성전기의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사업 철수설을 제기하고 있다. 젠케이(GenK), 카페에프(CAFEF) 등 베트남 현지 매체는 지난 4일(현지시간) 삼성전기가 오는 8월부터 베트남 옌빈산업단지(Yen Binh Industrial Zone)에 위치한 RFPCB 공장 매각을 본격화한다고 보도했다.

삼성전기 측은 “아무것도 결정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연내 매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삼성전기가 비주력 사업 정리에 집중하고 있고 RFPCB는 삼성전기 내에서 수익성이 부진한 대표 사업이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회로기판은 해외 거래선의 수요 감소로 OLED용 RFPCB 공급이 크게 감소돼 매출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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