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 (카카오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카카오페이가 8월 12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신주 1700만주를 주당 6만3000~9만6000원에 모집해 최대 1조63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지난 2일 카카오페이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번에 공모하는 주식은 신주 총 1700만주이며 주당 공모 희망가는 6만3000원∼9만6000원이다. 한 주 앞서 상장을 예고한 카카오뱅크의 공모 희망 가격이 3만3000원~3만9000원이라는 것과 비교하면 더 높은 것이다. 

글로벌 기업과 비교 통해 희망가 산정

그렇다면 카카오페이의 공모 희망가는 어떻게 나온 것일까. 카카오페이는 이번 공모가 산정 방식으로 금융사가 일반적으로 쓰는 동종기업과의 주가수익비율(PER) 비교 방식 대신 '성장률 조정 기업가치 대비 매출액(EV/Sales)' 비교법을 사용했다. EV/Sales은 기업가치가 매출액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스타트업 등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한 적자 기업이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 카카오페이 비교 기업의 성장률 조정 EV/Sales 배수 (자료=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
▲ 카카오페이 비교 기업의 성장률 조정 EV/Sales 배수 (자료=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

카카오페이가 희망 공모가 산출 시 비교 대상으로 삼은 기업은 미국의 페이팔홀딩스와 스퀘어, 브라질 파그세구로 등 글로벌 금융 플랫폼 3곳이다. 국내 기업은 비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내 기업이 제외된 이유에 대해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 및 간편송금 등을 기반으로 금융 플랫폼을 영위하는 회사의 사업모델, 사업 지표, 시장 내 지위 등의 차이로 인해 국내 상장회사만으로는 적절한 비교회사 선정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해외 비교 기업으로 △시가총액이 100억달러 이상인 회사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 중 결제서비스 관련 매출 비중 30% 이상이면서 △B2C 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를 골랐고, 최종적으로 페이팔홀딩스, 스퀘어, 파그세구로를 선정했다. 

카카오페이는 이들 기업과 비교를 통해 희망 공모가를 냈다. 우선 3개 비교 기업의 EV/Sale 배수 평균치인 44.7배를 산출했다. 기업가치 대비 매출액 배수가 44.7배라는 뜻이다. 이 수치에 매출액 성장률 83.4%를 곱한 값(37.3)을 내고, 올해 1분기 매출액 연환산 금액인 4285억원을 곱한 뒤, 순차입금을 뺀 기업가치(EV)를 16조6191억원으로 환산했다. 

▲ 카카오페이 희망공모가액 산출 내역 (자료=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
▲ 카카오페이 희망공모가액 산출 내역 (자료=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를 공모 후 희석주식수로 나누면 1주당 가치가 12만2307원으로 나온다. 여기에 48.5%~21.51%의 할인율을 적용해서 희망 공모가를 최저 6만3000원에서 최대 9만6000원으로 산출한 것이다. 

미래 성장성에 높은 평가…“데카콘 기업과 유사”

페이팔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액이 60.8억달러(약 6조8199억원), 스퀘어는 50.6억달러(약 5조7228억원), 파그세구로는 3억7800만달러(약 4277억원)에 달한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071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첫 흑자를 달성했다. 매출액만 따지면 비교 대상 기업과 최대 64배까지 차이가 나는 셈이다. 

▲ 카카오페이 분기별 매출액 (자료=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
▲ 카카오페이 분기별 매출액 (자료=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

카카오페이가 덩치 차이가 큰 글로벌 기업을 비교대상으로 꼽은 이유는 시장 내 지위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2017년 4월 카카오에서 분사한 이후 카카오페이는 결제·송금·멤버십·청구서·인증·전자문서 등 지불결제 관련 서비스로 플랫폼의 기반을 다졌다. 현재 카카오페이의 5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13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용자가 많다는 것은 플랫폼 확장성이 높다는 의미로 읽힌다. 올해 중 카카오페이증권 MTS 출시, 카카오손해보험 설립 등을 예고하면서 국내 대표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카카오페이의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66조9000억원이었고, 올해 1분기에는 22조8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전체로 보면 40% 이상 늘어난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도 나온다. 비대면 결제 환경의 확산에 따라 미래의 주요 결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몸값을 높인 배경으로 꼽힌다. 

카카오페이는 '글로벌 금융 플랫폼과 비교를 통해 희망 공모가격이 올라갔다'는 지적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거쳤다는 입장을 전했다. 

카카오페이 측은 “페이팔의 경우 지난해 매출 비중이 결제 서비스 92.8%에 달하면서 송금(Venmo), 암호화폐를 이용한 간편결제 서비스(Checkout with Crypto) 등의 B2C 금융 플랫폼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재무적·사업적 유사성이 있다고 판단해 선정됐다”며 “지난해 동사의 매출액은 연결 기준 약 2844억원으로 글로벌 주요 핀테크 기업의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벤처기업) 달성 시기 매출액 수준과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 주요 핀테크 기업 데카콘 달성 시기 및 당시 지표 (자료=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
▲ 글로벌 주요 핀테크 기업 데카콘 달성 시기 및 당시 지표 (자료=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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