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가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전사적 실적 반등은 반도체 덕분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가는 반도체를 뺀 △디스플레이 △모바일 △소비자가전 △전장 등이 다소 정체된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7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1년 2분기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2분기 대비 매출은 18.9%, 영업이익은 35.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9.8%로 나타났다.

▲ 삼성전자 평택 2공장.(사진=삼성전자 뉴스룸)
▲ 삼성전자 평택 2공장.(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잠정실적은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한 추정치로 결산 미종료 시점에서 투자자 편의 차원에서 제공된다.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은 공개되지만 사업부문 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오는 29일 확정 실적을 공시한다.

지난해 2분기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만큼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이에 올해 2분기와 실적을 직접 비교하는 건 적절치 않다. 전기와 비교해보면 매출은 전기 대비 3.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3.3% 증가했다. 매출이 소폭 줄었음에도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는 건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의미다.

증권가는 최근 늘어난 수익성이 반도체(DS) 사업부문 때문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에선 디램을 중심으로 실적이 크게 올랐고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반도체도 공급자에 우호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반기 반도체 실적은 메모리를 중심으로 더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디램이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낸드플래시도 하반기 수요가 늘며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는 4분기 메모리사업 부문 한 곳에서만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 보는 증권사도 적지 않다.

DB금융투자의 어규진 연구원은 “견조한 모바일향 메모리 수요 증가 속 서버향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고, 파운드리 정상화(오스틴 팹)에 따른 이익이 회복되며 초기 팹 비용 감소 효과 등으로 반도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 내다봤다. 어 연구원은 2분기 전사 영업이익 전망치를 11조6100억원으로 잠정실적에 가장 가깝게 제시했다.

▲ 삼성전자·하만이 공동개발한 디지털 콕핏 2021.
▲ 삼성전자·하만이 공동개발한 디지털 콕핏 2021.

다만 나머지 사업부문의 실적 상승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핸드셋이 주력인 모바일(IM) 부문은 갤럭시S21 시리즈 출시 효과가 끝난 지난 2분기 큰 폭의 실적 하락이 점쳐진다.

디스플레이(DP) 부문은 LCD 패널 가격 상승으로 호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핀과 DDIC, PMIC 등 부품 가격이 오르면서 팔면 팔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추세다. OLED는 노트북에서의 채용이 늘고 있지만 2~3분기가 비수기다. 고객사의 충당금 환입 효과가 없다면 눈에 띄는 실적 개선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도쿄올림픽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며 TV 출하 감소로 부진이 예상되며, 전장(Harman)도 지난해 3분기 영업손익 흑자 전환 이후 수익성이 다소 정체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동원·유우형·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29일 낸 리포트에서 “삼성전자 매출은 과거 9년간 연평균 매출액 220조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매출액도 236조원으로 매출성장이 정체된 모습”이라며 “IM, DP, CE, 전장의 연 매출이 약 190조원에 정체”돼 있다며 장기 성장을 위해 M&A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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