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카카오모빌리티 투자한 LG, 진짜 목적은 '자율주행 전기택시'?②

발행일 2021-07-07 18:12:19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LG마그나 사진.(사진=LG전자)

최근 LG가 카카오모빌리티에 1000억원을 투자한 소식이 투자은행(IB) 업계에서 화제였습니다. 전통 제조기업인 LG가 IT 기업인 카카오의 계열사에 투자한 소식을 두고 시장은 갸우뚱했습니다.

시장의 궁금증은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LG가 카카오모빌리티와 어떤 파트너십을 만들 수 있을지 였죠. LG의 어떤 사업을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에 붙일 수 있을지도 관심이었습니다.

LG는 그룹의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는데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리딩 기업들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지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세계 3대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와 전기차용 파워트레인을 생산하는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후 지주사인 카카오모빌리티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모빌리티 관련 플랫폼 사업의 진출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LG는 이달 20일 카카오모빌리티 신주 156만8135주를 취득해 지분 2.54%를 갖게 됩니다. LG는 카카오와 KHAKI 홀딩스, 모빌리티코엔베스트에 이어 4대 주주의 지위를 확보했습니다. LG가 확보한 지분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앞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늘릴 수 있죠. 이번 투자는 양사가 앞으로 맺어갈 파트너십의 첫 시작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양사의 파트너십이 더 공고해질 것으로 가정한다면 'LG x 카카오모빌리티'는 어떤 미래를 그릴 수 있을까요. 단순히 카카오모빌리티가 확보한 수백만명의 주행 데이터와 LG전자의 신사업인 전기차 충전관리 솔루션을 협력하는데 그칠까요. LG는 이번 협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다양한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양사는 더욱 다양한 사업모델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거라는 설명이죠.

한번 들여다볼까요.
'V2X' 꿈꾸는 LG...미래차 직접 만들 듯
LG가 그린 모빌리티의 미래를 한가지 키워드로 압축하면 바로 '연결(Connected)'입니다. LG전자는 자사의 소셜 매거진을 통해 "2030년 자동차를 둘러싼 모든 인프라가 상호 소통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이 모든 건 V2X(Vehicle to Everything) 커뮤니케이션 기술 덕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LG전자는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으로 인포테인먼트를 통한 차량내 경험이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포테인먼트란 길 안내 등 정보를 말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영화, 음악, 게임, SNS 같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합친 단어입니다.

올레드로 구현한 차량용 디스플레이.(사진=LG전자)

LG전자는 "모빌리티의 트렌드는 차 자체의 기능보다 차 안에서 얼마나 차별화된 경험을 할 수 있는지"라며 "탑승자와 운전자에게 차량 안에서 새로움을 느끼는 것이 자동차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전명가'인 LG전자는 TV와 스피커 등 AV 시스템을 생산하고 있고, VS 사업본부는 전장 사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VS 사업본부의 전장사업은 크게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기술, 차량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나뉩니다. 이 사업들은 운전자와 탑승자의 모빌리티 경험을 배가 할 수 있는 사업들이죠. 

LG전자의 소프트웨어 사업과 별개로 계열사들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하드웨어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의 심장격인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고, 세계 1위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점유율은 23.1%로 전세계에서 달리는 전기차 5대 중 1대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LG전자와 캐나다 마그나가 합작한 LG마그나는 파워트레인을 만듭니다. 파워트레인은 동력장치에서 생산한 동력을 실제로 바퀴까지 전달하는 과정에 연결되는 모든 기관을 일컫습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장치의 핵심인 엔진과 변속기가 없고,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으로 모터를 회전하여 주행합니다.

전기차용 파워트레인의 핵심은 배터리와 모터, 파워 일렉트로닉스입니다. 전기차가 굴러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 파워트레인이라고 할 수 있죠. 

전기차용 파워트레인 조감도.(사진=폭스바겐)

전기차의 성능을 개선하려면 배터리 용량을 줄이거나, 차체 무게를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동력을 만들어 바퀴로 전달하는 파워트레인의 성능을 높이는 것도 전기차의 성능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세계 3위인 마그나와 LG전자가 만나 전기차용 파워트레인을 만들고, 글로벌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한다고 가정해보죠. 자동차강판 등 외장재와 내장재만 탑재하면 전기차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이 같은 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굳이 소프트웨어인 전장 사업에만 매달릴 필요가 있을까요. 

테슬라의 성공으로 신생 기업이 자동차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불문율'은 깨졌습니다. LG도 소비자의 구미를 당길만한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면 전기차 회사로 변모할 수 있죠. 게다가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30~40%를 차지하고 있는데, 계열사에서 배터리를 만들고 있으니 그만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요.

'WHY 카카오모빌리티'...택시·공유차는 '메이드 인 LG' 아닐까
LG가 가까운 미래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가정해보죠. 이 경우 카카오모빌리티와 LG의 '파트너십'은 전혀 다른 양상을 띨 수 있습니다. LG는 택시와 카쉐어링에 적합한 전기차를 생산하고,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과 결합할 수 있죠. 카카오는 어떤 경우도 전기차를 생산할 수 없지만, LG는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죠.

먼저 택시가 경쟁력있는 이유를 살펴보죠.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차령이 만료되는 택시는 약 4만6000대로 집계됐습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택시의 차령(출고된 해를 기준으로 사용한 햇수)은 최대 9년까지입니다. 즉 운행 제한 시기가 도래한 택시가 약 4만6000대에 달한다고 합니다. 2013년 작성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출고된 법인택시의 비중이 59.0%에 달했으니, 2025년 이전까지 대부분의 택시가 교체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는 친환경 자동차의 보급을 위해 전기 및 수소전기 택시의 차령을 최대 15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LPG와 경우 차령은 4년까지 단축해 친환경 택시로 전환을 유도하고 있죠. 택시기사의 경우 차령이 긴 전기차를 구매하는 편이 이득입니다. 전기차의 전비가 LPG보다 싸죠. 차령까지 연장한다면 택시기사 입장에서 전기차를 선호할 수밖에 없죠.

카카오택시.(사진=카카오모빌리티)

만약 LG가 카쉐어링과 택시에 최적화한 전기차를 내놓는다면 어떨까요. 주행거리는 더 길고, 가격은 합리적인 전기차를 내놓는다면 시장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현재 택시회사가 전기 택시를 구매하는데 가장 망설이는 요인은 배터리 보증기한이라고 합니다. 배터리 보증조건은 20만 km인데, 택시는 통상 2년에 20만 km를 운행합니다. LG가 파격적인 보증조건을 내놓는다면 전기택시의 수요도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까지 10여개에 달하는 법인 택시회사를 인수해 직영 택시 비중을 늘렸습니다. LG가 전기차를 만든다고 가정할 경우 두 회사의 파트너십은 전기택시 납품까지 확대될 수 있지 않을까요. 자율주행 기능이 고도화되면 택시기사가 없는 무인형 택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인형 택시가 가능해진다면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사업을 통해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죠.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 소비자들은 차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차량 이동이 필요한 경우 자율주행 차량에 탄 뒤 목적지까지 이동한 후 돈을 내면 방식이죠. 그리고 또 다른 수요자가 차량을 필요할 때까지 사용하면 되는거죠. 이 과정이 모두 기사 없이 이뤄지는 거죠.

북유럽의 택시회사 단택시. 지자체의 디젤 택실 퇴출 정책에 따라 전기택시를 도입했다.(사진=EU)

LG전자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LG가 전기차까지 생산한다면 언젠가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차가 되지 않을까요. 카카오모빌리티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LG는 자율주행 전기차를 제공하는거죠. 양사의 파트너십은 이러한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은 LG마그나가 애플카를 제작할 것으로 유력하게 보고 있습니다. 애플이 기아 등 완성차 업체들과 애플카 생산을 논의했지만 대부분 거절당했기 때문입니다. LG마그나가 애플카를 생산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후보라는 게 시장의 설명입니다. 점점 LG의 전기차 사업은 구체화되는 모습입니다. 이번 카카오모빌리티와의 파트너십도 전기차의 생산 여부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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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08 18:38:46
    과연 궁극적 지점이 완성차 생산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폭스바겐그룹도 이미 전기차 부품을 내재화 한다고 한봐 LG도 플랜비가 분명 필요하긴 할듯. 폭스바겐이 저럴정도면 현기차, 도요타는 더더욱 내재화하려고 들테니. 개인용 중심의 자동차 업계와 비교적 경쟁이 덜할 여객용이나 상용차라면 플랜비로 검토 가능할지도.
  • 임형준
    임형준 2021-07-08 09:48:25
    기사 잘 봤습니다. 첫번째 기사에서 주행 데이터 수집이라던가 충전 인프라 협력은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기사에서 LG의 하드웨어 기술을 카카오모빌리티 투자와 연결 짓는 건, 기사를 써내기 위해 억지로 끼워맞춘 느낌이 듭니다. LG가 전기차의 핵심 기술력을 가진 것은 맞으나, 완성차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주요 고객인 완성차 브랜드와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되고,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는 부분이라 현재로선 전혀 가능성 없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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