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 (카카오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기업공개(IPO)를 예고한 카카오페이가 초대형 투자은행(IB)을 미래 목표로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초대형 IB는 금융당국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에 허용하기로 한 사업이다. 

카카오페이는 8월 12일 상장을 앞두고 신주 1700만주를 주당 6만3000~9만6000원에 모집해 최대 1조63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미래 청사진으로 초대형 IB를 언급했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이커머스 파트너십 구축, 금융 사업 확장 투자, 오프라인 결제 인프라 확충, 소액여신 사업 추진 등을 위해 쓰일 예정“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IB사업 진출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대형 IB는 금융당국이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육성하기 위해 2017년부터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에 허용하기로 한 사업이다.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자금을 조달·운용하는 발행어음업을 할 수 있는데 현재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5곳이 초대형 IB 인가를 얻었다.

조달 자금 최소 1조원…전방위로 영역 확대
카카오페이는 궁극적으로 초대형 IB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에 투자하고 높은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8월 기업공개를 통해 카카오페이는 희망공모가 중 최저가인 6만3000원 기준으로도 최소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탄이 가득 장전되는 만큼 향후 사용방안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 공모자금 집행 계획 일부  (자료=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
▲ 공모자금 집행 계획 일부  (자료=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

카카오페이는 약 38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나머지 자금 6800억원 중 3000억원은 증권 리테일 사업 확장에 쓰고, 2300억원은 이커머스 파트너십 구축, 1500억원은 디지털 손해보험사 자본 확충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선 가장 많은 자금이 쓰이는 증권 리테일 사업에서는 올해 연말까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내놓고 주식위탁매매 서비스를 시작한다. 내년에는 주식매수를 할 때 부족한 금액을 빌려주는 신용융자 시장에 본격 진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 

최근 개미들의 주식 열풍에 따라 증권사가 거둔 실적은 눈부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에 2조988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의 2배 이상이자 지난해 전체 실적의 38%에 달한다. 그러나 기존 증권사의 사업 확대와 함께 신규 증권사의 등장으로 주식 서비스 시장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페이는 “당사는 공모자금을 활용해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의 리테일 사업 확장을 위한 자본 확충을 가속화할 계획”이라며 “카카오페이와 연계한 수백만의 개인 유저들에게 안정적인 신용융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단계적인 유상증자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커머스·손해보험업에도 ‘눈독’

▲ (카카오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 (카카오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카카오페이는 이커머스와 O2O 서비스도 주목하고 있다. 이미 이들 업체들과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십을 맺으며 공동 마케팅을 통해 결제 서비스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진행 중인 가운데 조달받은 자금의 일부는 M&A 및 지분투자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 이커머스 전체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대형 이커머스 외에 패션, 뷰티, 장보기, 리빙 등 세부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성장한 업체도 다수 존재한다. 또한 배달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O2O 서비스 업체들 역시 빠르게 성장한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특정 업체들에 대해서는 지분 투자를 계획 중“이라며 ”당사의 간편결제 서비스와 해당 업체와의 결합을 바탕으로 업체 측면에서는 자사의 거대한 유저 기반을 통한 거래 활성화를, 카카오페이는 해당 업체 내 당사 결제 비중 증가에 따른 수수료 매출 증대 및 투자 지분가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카카오페이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예비허가를 받았다. 연내 본허가를 목표로 카카오손해보험 공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3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채용도 진행한다. 향후 카카오손보는 보증보험, 재보험을 제외한 손해보험 종목 전부를 취급할 수 있다. 카카오가 가진 플랫폼 경쟁력을 통해 보험업계에 미칠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손보는 초기 자본금으로 카카오페이와 카카오가 각각 60%, 40% 출자한 자본금 1000억원을 책정했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의 고객기반 및 카카오 계열사의 플랫폼 경쟁력을 고려 시 자본확충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1500억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는 “생활밀착형 일반보험으로 초기 시장 진입 후 자동차 및 건강보험 영역으로 단계적 사업 확대를 계획 중”이라며 “2023년부터 디지털보험사에 대한 유상증자를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맹점 증대·소액여신 서비스도 준비

▲ (카카오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 (카카오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카카오페이는 약 1조원의 조달자금 중 3800억원을 기존 사업을 강화할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가맹점 증대도 주요 계획 중 하나에 포함돼 있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규 가맹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페이의 온·오프라인 가맹점은 모두 합쳐 약 60만개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현재 국내 오프라인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는 약 250만개 수준으로 추산된다. 아직까지는 일반 신용카드처럼 아무데서나 쓸 수 없는 만큼 오프라인 결제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급선무다.  

카카오페이는 “가맹점 확보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해당 가맹점에서 카카오페이 결제를 가능케 하기 위한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가맹점 내 카카오페이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의 보급, 카카오페이 결제를 위한 시스템 개발, 가맹점 오픈 이후 카카오페이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등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후불 결제 중심의 소액여신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달 카카오페이는 모바일 후불교통 서비스가 금융위로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된 바 있다. 현재 관련 서비스를 개발 중이며 올해 말 개시할 예정이다. 내년 중에는 후불 결제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소액여신 사업을 통해 대안신용평가모델인 K-CSS를 고도화하고 간편결제 볼륨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 더욱 혁신적이고 대중적인 결제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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