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영업익 59% 성장 SKB, 지속가능 키워드는 'ESG·B2B'

발행일 2021-07-09 15:42:54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이미지=SKB
SK브로드밴드(SKB)가 8일 창사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조직의 핵심 비전과 사회·경제·환경 전반의 성과 지표가 포함되는 만큼 사업보고서 공시와 함께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해보기 좋은 자료인데요. 인터넷·IPTV 등 B2C(기업·소비자간거래) 중심 사업자로 인식되는 SKB의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눈길을 끈 건 다름 아닌 B2B(기업간거래) 사업 비전, 그리고 최근 기업들의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현 방안 등입니다.

티브로드 합병 효과에도...3위 사업자 SKB
SKB는 지난해 케이블TV 사업자 티브로드를 합병하면서 실적 지표를 크게 개선했습니다. 2020년 매출액은 3조7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300억원으로 59%나 뛰었죠. 국내 인터넷·IPTV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란 점을 고려하면 가시적인 성과가 분명합니다.
2020년 연결기준 SKB 실적 지표 (자료=SKB)

하지만 시장 전체로 놓고 보면 그리 여유롭지 않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지난 5월 발표한 '2020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 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SKB의 전체 가입자 수는 858만명으로 3위에 불과하죠. 물론 1위(KT, 1097만명), 2위(LG유플러스, 870만명)와 격차가 크진 않지만 시장 변동성이 적은 업계 특성상 단기에 뒤집기도 어려울뿐더러 '지배적 사업자'가 되는 건 더욱 요원해보입니다.

결국 SKB의 '지속가능경영'에는 사업의 차별화가 필수로 요구됩니다. 이 같은 인식은 보고서 내 '중대성 평가' 항목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SKB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뽑은 220개 이슈를 수집, 그중에서 중복·통합되는 이슈를 제거해 최종 20개의 중대성 토픽을 선정했는데요. 그중 1순위가 바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입니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는 3위에 그쳤고 2위는 고객중심경영이 꼽혔습니다. TV 콘텐츠 강화에 앞서 사업 확대 및 고객 신뢰도 제고를 더 중요한 실적 개선의 키로 판단한 모습입니다.
SKB 중대성 평가 결과 도출된 상위 5가지 항목 (자료=SKB)

SKB가 클라우드 PC를? B2B 먹거리 키운다
SKB의 신사업 상당수는 B2B에 속합니다. △클라우드 PC △데이터센터 △공간솔루션 등이 눈에 띕니다. 클라우드 PC는 개인용 컴퓨터 환경을 서버상에 구축해 접속 기기에 관계없이 어디서든 내 컴퓨터 환경에 접속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자체 가상데스크톱(VDI) 기술 기반으로 정부업무망 모바일화 레퍼런스 실증 사업, IBK기업은행 사업 등 공공·금융 분야에서 사업 수주 실적을 만들어가고 있죠.

데이터센터 사업은 아직 규모가 작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크게 확대될 전망입니다. 오는 7월 서울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SEOUL#3'가 가산에 개소 예정이며 SK E&S와는 새만금 지역에 동북아 데이터센터 허브 '그린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공간솔루션은 솔루션 사업 형태로 이뤄집니다. 스마트빌딩,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병원 등 각 공간 특성에 어울리는 빌딩관리시스템(BEMS)나 출입관리 및 모니터링 등이 포함됩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확대된 근무 유연화를 돕는 스마트오피스 사업까지 SKB의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사업들이 속속 포트폴리오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장비 저전력화하고 사회적 채널 강화하고…SKB의 'ESG'
ESG 경영은 그 자체로 수익이 되진 않지만 기업에 요구되는 사회적 책무가 강화되며 이젠 모든 기업이 필수로 수립해야 할 핵심 전략이 됐습니다. 게다가 ESG를 잘하면 기업 평판과 신뢰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기업 브랜드 강화 차원에서 최근 ESG 경영 성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곳들도 적지 않습니다. SKB도 이번 보고서에서 상당 부분을 ESG 전략 소개에 할애했는데요. 일반 제조기업과 달리 인터넷 서비스 기업은 어떤 방식으로 ESG를 실현할까요.

요즘 ESG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요소는 친환경 탄소배출저감 수준입니다. SKB는 2020년 12월 SK 그룹 내 7개 관계사와 RE100에 가입한 바 있습니다. 2050년까지 전체 사용 전력양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기업들의 모임이죠. SKB는 이를 이행하기 위해 한국전력과 녹색 프리미엄 계약을 맺고 여주위성센터를 100%로 재생 운영할 예정입니다. 녹색 프리미엄은 전력 소비자가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는 제도로, 추가 비용은 다시 재생에너지 보급과 확산에 쓰입니다.
SKB 여주위성센터 전경 (사진=SKB)

또 각 사용자 가정에 설치돼 24시간 작동하는 IPTV 셋톱박스의 경우 전력 사용량을 최대 3분의1 감축한 신모델을 출시하고 SKB 서버 네트워크 장비도 2024년까지 저전력 장비로 교체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언급된 그린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도 최소 30%에서 최대 100% 수준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목표로 하고 있죠.

SKB의 탄소저감 움직임은 이미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보고서 내 ESG 리포트에 따르면 SKB의 직접 온실가스 배출량(tCO2eq) 2018년 1921에서 2019년 1577, 2020년 1458로 계속 감소 추세입니다. 다만 전력 사용으로 인한 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매년 증가하는 추세인데, SKB는 "2020년 티브로드 합병과 가입자 증가에 따른 전진배치 시설 확대로 증가한 분량"이라며 "지속적인 관리 감축 활동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주로 사회공헌에 해당하는 'S'는 기업들이 기부, 지원 프로그램 마련 등으로 이뤄지는데 SKB는 사회적 콘텐츠 공급으로 이를 실현하겠단 방침입니다. 예컨대 운영 중인 케이블TV 채널 중 최소 하나는 지역성을 구현하는 콘텐츠 중심으로 방영하는 거죠. 또 시니어 뇌 건강 증진을 위한 전문 프로그램 제작, 소상공인을 위한 저렴한 동네광고, 미디어창작지원센터 설립을 통한 지역 주문들의 미디어 교육과 창작 진흥 활동 지원 등이 있습니다. 본업의 특성과 잘 연계된 모습이죠.

마지막으로 지배구조에 해당하는 이번 보고서에서 'G'는 크게 강조되지 않았으나 사외이사 비중 확대를 통해 투명성을 확대하는 모습입니다. SKB는 비상장회사로 사외이사 선임 의무가 없음에도 전체 이사 6명 중 4명을 사외이사로 구성 중이며 2020년 93.4%의 이사회 참석률을 볼 때 이들의 경영 참여도 준수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SKB는 자사의 2020년도 사회기여 성과를 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자료=SKB)


지속가능성 실현을 위한 또 하나의 키 '차별화'
SKB의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다양한 도전 과제들이 보입니다. 다만, 모든 계획이 목표한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특히 언급된 신사업 부문 클라우드PC, 데이터센터, 스마트오피스 사업는 모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있는 영역입니다. 그러나 이미 시장을 쥐고 있는 경쟁자도 많고 새롭게 뛰어드는 경쟁자도 적지 않습니다. 판을 뒤집긴 어려워도 경쟁자가 제한적인 통신·방송 시장과는 전혀 다른 시장들이죠.

따라서 이 안에서도 SKB만의 특화된 서비스 경쟁력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포트폴리오 확대란 껍데기만 달성될 뿐, 성장 발판 구축이란 궁극적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를 위해 향후 그룹 내 계열사들과의 사업 협력을 통한 시너지효과 창출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현재 미디어·유선통신 100%로 구성된 SKB 매출 비중이 과연 2021년에는 어떤 변화를 보일지 지켜볼 만한 대목입니다.

당장은 신사업 성과에 기댈 수 없는 만큼 본업의 지속 성장기반 마련에도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SKB가 LG유플러스와 함께 2020년 10월 수주한 국가융합망 백본망 사업이 좋은 예죠. 정부 기간망 사업인 만큼 장기간 사업 안정성이 담보됩니다. 또 '플레이Z(OTT 통합 제공, 개인화 스트리밍 채널)', 온라인 광고처럼 시청자 관심사에 맞춰 개별 송출되는 광고 프로그램 등 SKB가 이용자 수요 중심으로 개발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 등을 강화해 정체된 통신 시장 내에서 브랜드 차별화 행보를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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