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역량 강화에 나선 KT의 전략은 자회사별로 드라마와 예능에 각각 집중하도록 하는 전문화로 요약된다.

KT의 콘텐츠 전문 자회사 KT 스튜디오지니는 드라마 제작에 힘을 쏟는다. 스튜디오지니는 지난 8일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공시를 통해 KT스카이라이프가 인수하기로 했던 현대미디어를 인수하게 됐다. 현대미디어는 현대백화점그룹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로 △드라마H △채널칭 △트렌디 △오앤티 △헬스메디 등 5개 채널을 보유했다. 이중 드라마H와 채널칭은 드라마 전문 채널이다. 현대미디어는 채널뿐만 아니라 자체 드라마도 제작하는 역량도 보유했다. 스튜디오지니도 드라마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스튜디오지니는 KT의 콘텐츠 자회사 스토리위즈의 웹소설 '쉿, 그놈을 부탁해'를 드라마로 제작해 선보였다. KT는 이같은 양사의 드라마 제작 역량과 채널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현대미디어의 5개 채널(위)와 스카이TV의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사진=각사 홈페이지)
▲ 현대미디어의 5개 채널(위)와 스카이TV의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사진=각사 홈페이지)

당초 현대HCN과 함께 현대미디어까지 인수하려고 했던 KT스카이라이프는 자회사 스카이TV를 통한 예능 콘텐츠 제작에 집중한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10월 현대HCN을 4911억원에 인수하면서 현대미디어도 29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중 현대미디어는 인수 주체가 KT 스튜디오지니로 바뀌면서 KT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만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

스카이TV는 △나는 SOLO △지구에 무슨 129? △병아리 하이킥 △빵카로드 △강철부대 등의 자체 제작 예능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드라마가 강점인 현대미디어는 KT 스튜디오지니에게 넘기면서 스카이TV는 당초 주로 제작했던 예능 콘텐츠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KT의 콘텐츠 전략에서 원천 IP(지적재산권)는 스토리위즈가 주로 맡고 있다. 스토리위즈는 웹소설·웹툰을 제작하고 유통 및 웹소설 플랫폼을 운영한다.

이같은 KT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는 구현모 KT 대표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 전략의 일환이다. 구 대표가 특히 공을 들인 분야가 콘텐츠다. KT는 스튜디오지니 출범 외에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의 분사도 앞두고 있다. KT는 시즌을 독립 법인으로 분사 시켜 콘텐츠 역량 강화에 더 집중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현대미디어의 인수 주체 변경으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9일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 공시를 했다. KT스카이라이프가 지난해 10월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공시를 했는데 이를 철회한 것이 이유다. 추후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불성실공시법인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위반의 동기가 고의가 아니고 중대한 위반이 아니며 과거 1년간 공시의무 위반사실이 없는 경우에는 상장공시위원회 심의가 생략될 수 있다.

이에 대해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에 경위서를 제출하고 인수 철회를 하게 된 상황에 대해 성실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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