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EUV를 활용해 양산하는 10나노급 4세대 D램.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가 EUV를 활용해 양산하는 10나노급 4세대 D램. (사진=SK하이닉스)

향후 D램 시장 주도권을 결정할 차세대 극자외선(EUV) 장비 확보 경쟁이 본격화됐다. 연 40~50대씩 생산되는 EUV 장비 물량을 두고 국내외 주요 반도체 업체 간 쟁탈전이 심화할 전망이다.

D램은 회로선폭이 좁아질수록 웨이퍼당 생산성이 개선된다. EUV는 이 같은 초미세공정에 적합한 장비다. 기존 불화아르곤(ArF)보다 빛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ArF 장비로는 도전할 수 없었던 초미세 공정도 EUV를 활용하면 가능하다.

▲ 데이터센터 증가량 추이. (자료=시너지 리서치그룹)
▲ 데이터센터 증가량 추이. (자료=시너지 리서치그룹)

당초 EUV는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활용했다. 빅데이터를 저장하고 유통하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면서 고성능 메모리반도체를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자연스레 D램 시장에서도 EUV를 주목하게 됐다.

문제는 수요 대비 공급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EUV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독점 공급한다. 윤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제작에 2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한 ASML의 생산능력으로 공급량은 제한적인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출하량을 47대로 예상했다.

▲ ASML EUV장비 연도별 출하량 추이. (자료=SK증권)
▲ ASML EUV장비 연도별 출하량 추이. (자료=SK증권)

D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가 EUV 도입 및 양산을 발빠르게 준비해왔다. 가장 먼저 D램에 EUV 공정을 전면 도입해 양산 체제를 갖춘 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1세대 10나노급 D램 모듈 100만개를 고객사에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10나노급 4세대 D램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10나노급 4세대 D램 양산은 SK하이닉스가 가장 빨랐다. SK하이닉스는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달 초부터 EUV를 활용한 10나노급 4세대 D램을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장비 확보 계획도 세웠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유형자산 취득 결정 사항을 공시하고 ASML과 5년간 EUV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총 취득가액은 4조7549억원이다. 취득가액은 신규 기계 장치 및 설치에 소요되는 총 예상 금액이다. 업계에서 EUV 장비 가격이 대당 1500~2000억원으로 평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는 5년 동안 총 20여대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D램 시장 점유율 3위와 4위인 마이크론과 난야테크놀로지는 최근 EUV 장비 도입 계획을 밝혔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SML에 EUV 장비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추가 장비 확보를 위해 설비투자 금액도 기존 90억달러(약10조3200억원)에서 95억달러(약10조89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난야테크놀로지도 지난 9일(현지시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EUV 장비 도입을 언급했다. 난야테크놀로지는 올해 하반기 대만 북부 신베이시 과학단지에 D램 신공장을 증설하는데 이곳에 EUV 장비가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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