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중 하나인 동박.(사진=일진머티리얼즈.)
▲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중 하나인 동박.(사진=일진머티리얼즈.)

일진머티리얼즈가 유럽 내 동박 후공정 작업만을 위한 가공공장(슬리팅 공장) 설립을 잠시 보류했다는 현지 주장이 제기됐다. 가공공장을 건설하는 곳에 생산공장을 함께 지을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현재 생산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12일 헝가리 현지 배터리 업계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는 현재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 ‘괴될뢰(Gödöllő)’ 지역에 짓기로 한 동박 가공공장 건설을 잠시 중단했다. 지난해 말 건설 추진계획이 확정된 괴될레 가공공장은 일진머티리얼즈의 첫 유럽 공장으로, 현지 고객사에 제품을 수월하게 납품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동박 가공공장 건설은 현재 보류됐으며 일진머티리얼즈에서 파견된 직원들도 국내로 귀국한 상태”라고 전했다.

가공공장은 말 그대로 동박 후공정 작업을 담당하는 공장이다. 이곳에서 국내 전북 익산과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동박을 가져와 자르는 작업이 이뤄진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해 고객사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고 납품 일정을 당기는 등의 효과를 노렸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이 일진머티리얼즈 주요 고객사다.

가공공장 설립을 보류한 이유로는 생산공장 건설 추진이 꼽힌다. 당초 가공공장만 설립할 예정이었으나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하며 계획을 수정했다는 것이다.

공장 부지를 새로 찾는 것도 바로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가공공장만을 돌리기에는 일진머티리얼즈가 이미 2만평 부지를 확보한 괴될레가 적합하지만, 생산공장 가동을 위해서는 전력 공급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현지 관계자는 “동박 생산에 필요한 전력양이 상당하다”며 “만약 예정대로 헝가리 내에서 공장을 지을 경우 데브레첸(Debrecen)이 유력하고, 이미 투자 유치금을 받기로 한 상황이라 헝가리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이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는 없으며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일진머티리얼즈 관계자는 “현재 괴될레 부지에 터파기 공사를 진행했으며 이곳에 가공공장만 지을 것인지 아니면 생산공장도 함께 지을 것인지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와 동박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스볼트로부터 받은 물량만 10년간 4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 일진머티리얼즈 주요 재무지표 추이.(출처=일진머티리얼즈 사업보고서.)
▲ 일진머티리얼즈 주요 재무지표 추이.(출처=일진머티리얼즈 사업보고서.)

동박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자금도 충분하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는 올 상반기 국내 사모펀드(PEF)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8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말레이시아 자회사 IMM테크놀로지가 직접 투자를 받고 IMM테크놀로지는 헝가리 현지 법인 IMH테크놀로지에 출자하는 형식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미 2019년 말 IMM테크놀로지의 영구전환사채(CB)를 인수하며 6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재무상태도 상당히 양호하다. 올 1분기 연결기준 일진머티리얼즈의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2400억원으로 사실상 무차입경영 상태다. 부채비율도 26.6%로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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