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해설사로 변신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발행일 2021-07-14 12:34:07
신학철 부회장이 14일 오전 LG화학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 온라인 간담회에서 바이오 원료를 손에 들고 설명하고 있다.(이미지=유튜브 영상 캡처.)

14일 오전 10시 LG화학 유튜브 채널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CEO 간담회에서 신학철 부회장은 스스로를 ESG 해설사로 소개했다. 지금껏 회사 경영에서 부수적 사업으로만 여겨졌던 ESG를 회사 최고경영자가 직접 해설하겠다고 나선 것은 최근 급격히 달라진 ESG의 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또 이는 반대로 ESG를 강화하지 않고서는 생존이 어렵다는 내부의 위기의식이 드러난 것이기도 하다.
바이오 원료 등 직접소개…2025년까지 10조 투자
신 부회장은 미리 녹화된 영상에 등장해 “팬데믹과 기후 변화 위기는 근본적인 단계에서 기업의 경영 방식을 바꿔 놓았다”며 “2년 전 취임한 뒤 처음으로 시작한 장기 프로젝트도 지속 가능성 전략을 점검하는 작업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LG화학이 연구개발한 친환경 제품들을 직접 소개했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의 친환경 제품 전시장에서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바이오 원료를 손에 들고 “같은 양의 화석 연료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다양한 LG화학의 제품들을 이러한 바이오 원료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신학철 부회장이 14일 오전 LG화학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 온라인 간담회에서 양극재 등을 설명하고 있다.(이미지=유튜브 영상 캡처.)

또 폐플라스틱을 잘게 부숴 재활용해 만든 PCR 플라스틱을 선보였으며, 이미 다양한 IT기기에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이후 미래기술연구센터, 엔지니어링 소재사업부, 중국 우시 양극재 공장, 기후팀 등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직접 영상에 나와 현재 LG화학의 ESG 경영 현주소를 짚었다.

LG화학의 10조원 투자계획도 이러한 ESG경영 강화 차원에서 발표됐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의 ESG기반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앞으로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이 선정한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은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등으로 각각 3조, 6조, 1조원의 투자가 예정됐다.

신 부회장은 “이제 비즈니스 세계에서 기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것은 매출과 영업이익뿐 아니라 지속가능성이 전제돼야 한다”며 “ESG에 부합하면서도 기존 사업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을 선정했다”고 했다.
탄소배출, 줄이지 못하면 생존 위협
ESG 업계에서는 기업들의 ESG 경영은 실제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지적을 내놓는다. ESG 업계 전문가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가 고려되지 않는 사업은 돈을 빌리기도 어렵고 빌리더라도 고금리를 물어야 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학철 부회장이 14일 오전 LG화학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 온라인 간담회에서 ESG 경영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이미지=유튜브 영상 캡처.)

사업 특성상 탄소배출량이 많은 LG화학은 사실상 ESG에 많은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은 철강에 이어 두 번째로 탄소배출량이 많은 업종에 속해 제때 전환하지 못한다면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경쟁업체인 SK이노베이션이 ESG에 대대적인 투자를 벌이고, 롯데케미칼이 최근 4조4000억원 규모의 수소사업 로드맵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LG화학의 탄소배출량은 계속 증가해왔다. LG화학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LG화학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941만톤에서 2019년 1060톤으로 증가했다. LG화학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직접배출량과 사업장을 가동하는데 쓰이는 에너지 출처까지 추적하는 간접배출량 모두 꾸준히 늘었다.

LG화학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출처=LG화학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특히 배출량의 강도를 측정하는 원단위 역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백만원 당 온실가스 배출량은(단위:tCO2-eq/백만원) 2017년 0.3662에서 2019년 0.3697로 상승했다.

LG화학은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9년 수준으로 묶어 두겠다는 탄소중립성장 전략을 발표했으며, 공장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RE100을 국내 업계 최초로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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