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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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토스, 핀크 등 '모바일 대출 중개 플랫폼'에서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한 상품이 실제 은행 앱에서는 승인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일부 금융소비자는 핀테크 서비스 이용에 불신을 표하고 있다.

핀테크 회사들은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된 금융소비자에게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과 카드론 등을 추천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데, 원인 규명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빅테크 견제?…토스선 거절하던 대출, 은행 앱에선 승인

'영끌족' 직장인 정모 씨는 핀테크 앱을 통해 연 2.36% 금리로 대출 가능하다는 안내 메시지를 확인했다. 기존에 시중은행서 대출로 받았던 상품의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갈아탈 요인으로 대출 한도를 조회했지만, 앱이 최종적으로 안내한 금융사는 지방은행과 카드론 등으로 기존 대출보다도 불리한 조건이었다. 이에 정 씨는 직접 시중은행 모바일 앱에 접속해 대출 가능 여부를 조회했고, 핀테크 앱의 안내와 달리 대출이 승인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정 씨의 신용점수는 943점(KCB 기준)이다. 보증부 대출과 신용대출을 포함해 약 1억원의 부채를 가지고 있다. 이 조건에서 카카오페이와 토스, 핀크의 '대출한도 비교 서비스' 이용 시에는 대형 금융사(신한·하나·우리은행)에서는 신용대출 이용이 전부 불가능한 것으로 안내된다.

▲ 핀크,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카카오페이 앱에서는 대출이 거절됐다고 안내된 것과 달리, 하나은행 앱에서는 대출 승인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 핀크,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카카오페이 앱에서는 대출이 거절됐다고 안내된 것과 달리, 하나은행 앱에서는 대출 승인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은행 앱에 접속해 대출 가능 여부를 조회한 결과, 일부 금융사에서는 한도와 금리 안내는 물론이고 대출이 승인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러한 일은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사 등에서도 발생했다.

핀테크 회사들은 대출 중개 과정에서 추천하는 상품은 금융사로부터 받아오는 대출 가심사 결과에 의한 정보이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안내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핀테크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안내하는 대출 상품의 정보는 모두 금융사로부터 받은 가심사 결과 정보"라며 "대출을 가승인하고 거절하는 것은 금융사들의 업무이고, 우리는 단순히 그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금융사들의 문제로 인해 대출 비교 승인이 거절되고 있다는 설명인데, 정작 거절 사유를 밝혀야 할 금융사들은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제한적으로 고객을 선별하는 것은 누구 하나 이익을 보지 못하는 제로섬 게임이어서 대출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타임아웃의 문제나 전산망 오류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에 있다"라고 말했다.

믿을 수 없는 최저금리 대출 상품 안내

국내에서 대출 중개 서비스를 벌이고 있는 핀테크 회사는 11곳이다. 카카오페이, 토스, 핀크, 뱅크샐러드, NHN페이코, 핀다, 팀윙크(알다), 핀마트, SK플래닛 등이 '대출한도 비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돼 각각 시중은행(신한·하나·우리은행 등)과 저축은행(웰컴·페퍼·KB저축은행), 카드사(신한·롯데·KB국민카드), 캐피탈사 등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별로 많게는 60여 곳의 금융사로부터 대출 가심사 정보를 받아, 금융소비자에게 최저금리 대출 상품 등을 안내하고 있다.

소비자로부터 △통신 정보를 활용한 본인 인증 △직장정보(입사일·고용 형태·연간소득) △ 주거 형태 △자동차 보유 여부 등을 확인한 뒤 금융사에 대출 가심사를 요청하고, 대출 가능 여부가 담긴 결과값을 받은 뒤 최종적으로 금융소비자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핀테크 회사들은 금융사와의 연동 실패 문제로 금융소비자에게 정확한 상품 비교를 실시하지 못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금융사 시스템 점검' 등의 이유로 전체 금융사 정보를 불러들이지 못하면서, 실질적인 최저금리 상품을 안내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동일한 조건을 가진 금융소비자에게 페이코는 최저금리 혜택 상품으로 연 4.09%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SC제일은행 '돌려드림론' 상품을 안내했다. 반면 같은 날 토스는 SC제일은행의 정보를 불러오지 못하면서 연 4.48%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DGB대구은행의 '쓰담쓰담간편대출' 상품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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