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퓨어셀의 수소 연료전지 발전.(사진=포스코에너지)
▲ 한국퓨어셀의 수소 연료전지 발전.(사진=포스코에너지)

포스코와 두산중공업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암모니아를 활용한 가스터빈 개발에 나선다. 가스터빈은 연소 반응에 따라 팽창한 기체의 회전력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복합 화력발전은 연소 후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데 암모니아는 연소 후 질소와 물만 발생해 보다 친환경적이다.

최근 대기업들이 수소 경제를 선점하기 위해 서로 협업하는 '컬라버레이션(Collaboration)'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디자인과 패션업계에선 일찍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는데, '중후장대' 산업에서는 컬라버레이션의 사례가 거의 없었다. 포스코그룹과 두산그룹이 '비교우위'를 활용해 암모니아 가스터빈을 상용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포스코와 두산중공업은 19일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가스터빈 개발에 나선다. 포스코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이하 RIST), 두산중공업은 '암모니아 가스터빈 연구개발 업무협약'을 이날 체결했다.

▲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 조주익 수소사업실장(오른쪽에서 첫번째), 두산중공업 이광열 TM BU장(왼쪽에서 두번째)가 암모니아 연료 발전기술 공동개발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사진=포스코)
▲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 조주익 수소사업실장(오른쪽에서 첫번째), 두산중공업 이광열 TM BU장(왼쪽에서 두번째)가 암모니아 연료 발전기술 공동개발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사진=포스코)

이번 협약에 따라 포스코와 두산중공업 등은 각자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연구해 융합한다. 포스코는 철광석을 제련해 고강도·고품질의 철강재를 뽑는 세계적인 원료 배합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해외 광산업체 등 주요 원료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호주 원료 공급사인 포테스큐 메탈 그룹(Fortescue metal group)과 그린수소 생산에 협력하기로 했다. 암모니아(NH3)는 수소와 질소로 구성돼, 가장 안정적인 형태의 수소 운반체로 꼽힌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을 생산해 연매출 30조원을 목표로 세웠다.

포스코는 수소와 암모니아를 동시에 생산하고, RIST와 암모니아 개질기를 개발한다. 두산중공업은 암모니아 개질 후 생선된 가스를 연소하는 연소기와 가스터빈 개발을 맡는다. 가스터빈을 구동할 원료는 포스코가, 가스터빈은 두산중공업이 맡는 방식의 컬라버레이션이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 세계에서 다선번째로 발전형 대형 가스터빈을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 한국기계연구원과 300MW급 '고효율 수소가스터빈용 50% 수소 혼소 친환경 연소기 개발'에 참여했다. 기술 개발을 통해 '그린 암모니아 밸류체인'을 구축한다. 

이전까지 비즈니스 연관성이 크지 않았던 두 대기업이 협력하는 건 암모니아의 사업성 때문이다. 암모니아는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차세대 에너지원이다. 이미 항공기와 선박, 자동차까지 암모니아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구동하는 엔진을 개발 중이다.

미래 사회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려면 크게 세가지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경제성과 안정성에 이어 친환경을 갖춰야 한다. 사용 후 온실가스를 발생하지 않아야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암모니아는 연소 후 질소와 물만 남는다. 질소산화물이 나오는 점은 극복해야 하는 과제다.

수소를 생산하려면 물을 전기분해하거나 화석연료를 개질해야 한다. 암모니아를 개질하는 방식도 있다. 수소는 생산 과정에 비용이 많이 들고, 저장과 운반에 추가 비용이 들어 경제성이 떨어진다. 그런데 암모니아는 수소처럼 액화하거나 기체로 압축하지 않아도 돼 수송과 저장 비용이 저렴하다.

▲ 울산과학기술원은 쇠구슬을 활용한 암모니아 합성방법을 개발했다.(사진=UNIST)
▲ 울산과학기술원은 쇠구슬을 활용한 암모니아 합성방법을 개발했다.(사진=UNIST)

최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팀은 작은 쇠구슬을 부딪히는 물리적인 힘으로 기계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용기에 쇠 구슬과 철가루를 넣고 회전시켜 질소기체와 수소기체를 차례로 주입하는 방법이다. 암모니아를 산업용으로 활용하는데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암모니아는 에너지 저장 밀도가 낮고 연소가 쉽지 않은 점이 단점이다. 또 연소 후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점도 문제다. 산업용으로 활용하려면 대량의 암모니아가 필요하다. '탄소중립을 위한 암모니아 연소기술의 연구개발 필요성
- Part Ⅱ 연구개발 동향과 기술적 타당성 분석(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후경, 우영민, 이민정)' 논문에 따르면 발전소 1기당 약 85만톤의 암모니아가 필요하며, 1년에 약 360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 미츠비시가 개발한 H-25 암모니아 가스터빈.(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 미츠비시가 개발한 H-25 암모니아 가스터빈.(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가스터빈의 경우 1년에 약 2만8000톤의 암모니아가 필요하며, 118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가스터빈 방식이 더욱 경제적이지만 암모니아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려면 대량 생산이 우선돼야 한다.

암모니아를 활용한 가스터빈을 최초로 개발한 건 일본이다. 일본 국립연구개발법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수소캐리어팀은 도호쿠대학교 유체과학 연구소와 연구로 암모니아를 연료로 한 41.8KW 가스터빈 발전에 성공했다. 암모니아 연구는 일본이 앞서있다는 평이다.

포스코와 두산중공업, 한국조선해양 등은 암모니아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 포스코와 두산중공업의 '컬라버레이션'이 결실을 낼 경우 한국의 수소 경제도 보다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홍욱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이번 협약으로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터빈 기술 개발에 대한 계기를 마련했다"며 "LNG, 수소, 암모니아 등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를 발전원으로 사용하는 수소터빈과 가스터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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