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20일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 간담회에서 상장 이후 성장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카카오뱅크)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20일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 간담회에서 상장 이후 성장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카카오뱅크)

다음 달 6일 코스피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가 전통 종합금융 체계를 넘어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으로 재도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사업을 무기로 '넘버 원 리테일뱅크, 금융 플랫폼'이 되겠다는 포부다.

국내에 비교기업 없다는 '노란 메기'

카카오뱅크는 20일 온라인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열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소식을 전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은행이 증시에 입성하는 것은 지난 1994년 IBK기업은행 이후 27년 만이다.

지난 2015년 11월에 은행업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27일 대고객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4년 만에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이날 간담회에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최근 불거진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대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적용을 받는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출발점이 다르다"며 기존 금융사와의 비교에 선을 그었다.

윤 대표는 "100%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영업 구조상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사업 구조와 수익성이 존재한다"며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성장한 혁신 기업들의 핵심 성공 요인은 트래픽과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로 혁신 기업에 대한 기준은 전문가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많이 자주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카카오뱅크가 국내 1위 금융 플랫폼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카카오뱅크는 적자를 지속 중인 많은 핀테크 기업과 달리, 전략적 성공이 숫자로 증명된 보기 드문 기업"이라며 "1600만 명 고객과 한 달 동안 1300만 명이 드나드는 플랫폼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이용자 수와 계좌개설 고객 수는 올 6월 말 기준 각각 1671만 명, 1461만 명이다. 6월 말 기준으로 수신(예·적금) 잔액은 26조6259억원, 여신은 23조1265억원으로 집계된다. 24시간 비대면 영업을 앞세워 은행업 고유업무와 플랫폼 비즈니스를 이어가며 급성장했다.

▲ 카카오뱅크 기업 현황(자료=블로터)
▲ 카카오뱅크 기업 현황(자료=블로터)
1등 금융플랫폼 전략은

카카오뱅크는 1600만 고객을 기반으로 '넘버 원 리테일뱅크, 금융플랫폼'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윤 대표는 "대한민국 전체 앱 중 카카오뱅크의 월간 방문자 수는 14위"라며 "늘어나는 트래픽을 플랫폼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카카오뱅크는 국내 4개 증권사와, 14개 대출기관, 5개 카드회사와 제휴를 맺고 주식 계좌 개설, 연계 대출, 제휴 카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100여 곳까지 확대하고, 광고 서비스 등을 추가해 플랫폼 수익 극대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자산관리(WM), 펀드, 보험, 개인형 퇴직연금(IRP), 외환, 투자상품 등 금융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올해 안으로는 100% 비대면 상품인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고, 개인사업자까지 대출 대상을 확대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신용대출을 기반으로 고성장한 만큼, 성장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부정적 시선도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의 성장률이 둔화된 것은 물론이고, 핀테크 규제 완화까지 맞물려 금융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 변수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영업이익은 8042억원으로 이익의 약 75%(5994억원)는 이자이익으로 구성되어 있다. 같은 기간 플랫폼 수익 비중은 8%에 그친다.

윤 대표는 "점프업을 위한 또다른 대안으로 카카오 인포시스템(생태계)을 활용해 고객을 늘려갈 것"이라며 "지금까지 카카오톡의 도움 없이 혼자 성장했지만, 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카카오뱅크가 출범 이후 1년 반 만에 흑자전환 할 수 있던 비결은 IT 인프라에 있었다"며 "신분증 내 문자를 인식하는 OCR 기술, 안면인식 기술과 같은 원천 기술에 대한 B2B 솔루션 판매 등의 분야에서도 사업 가능성을 찾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이틀간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나선다. 공모가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오는 22일 확정된다. 전체 공모 주식 수는 6545만 주, 주식 1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3000~3만9000원이다.

청약일은 26일과 27일이며,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6일이다. 카카오뱅크는 IPO를 통해 공모가 하단 기준 약 2조1599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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