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해례본' NFT로 발행된다…디지털 문화보국 계기 마련

발행일 2021-07-22 14:30:00
한글의 창제 목적과 원리가 담긴 '훈민정음 해례본'이 한정판 NFT(대체 불가 토큰)로 재탄생한다. 해례본을 소유한 간송미술관이 주관하고 테크미디어 기업 퍼블리시가 NFT 발행을 맡은 가운데 문화재 NFT 발행이 디지털 문화보국(文化保國)의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간송미술관은 22일 국보 제70호 훈민정음 해례본을 NFT로 한정 발행한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 시절 '문화'의 가치를 인식하고 문화유산 보호와 연구를 통한 문화보국에 앞장섰던 간송(澗松) 전형필 선생의 정신을 훈민정음 해례본 NFT(이하 훈민정음 NFT)에 담는다는 것이다.

NFT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되는 고유의 디지털 증서다. 실존하는 사물이나 디지털 콘텐츠에 NFT를 연계해 발행하면 특정인의 소유권이나 기여도가 증명될 수 있다. 각각의 NFT는 서로 다른 고유정보로 구별되며 블록체인의 특성상 소유, 이전 기록이 투명하게 보존된다. 기술적으로 데이터 조작도 거의 불가능하다.
훈민정음 해례본 (사진=간송미술관)

훈민정음 NFT 판매 재원, 문화재 보존·연구·홍보에 사용된다
이번에 발행되는 훈민정음 NFT는 총 100개다. 001번부터 100번까지 고유번호가 붙으며 원본 소장기관인 간송미술관이 해당 NFT가 훈민정음 해례본을 대상으로 한정 발행된 것임을 보증한다. NFT 개당 가격은 1억원으로 간송미술관은 이번 판매로 얻은 100억원의 재원을 해례본 관리와 문화재 연구 및 홍보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간송미술관은 12점의 국보와 10점의 보물 등 수천여점의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발행을 맡은 퍼블리시는 미디어를 위한 차세대 블록체인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로, 미디어 창작자를 위한 NFT 플랫폼 '퍼블리시 NFT' 등의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간송미술관은 훈민정음 NFT화를 위한 네 가지 주요 원칙도 공개했다. △후대에 길이 남길 역사 문화자산으로 가치를 계승·발전시킨다 △첨단 디지털 기술로 NFT를 제작해 세계적 문화재로 각인시킨다 △문화재의 독점적 희소성을 국민이 향유할 수 있도록 소장성과 가치를 지닌 NFT 기술로 재탄생 시킨다 △훈민정음 해례본을 NFT화함으로써 디지털 자산으로 영구 보존하고 간송미술관의 운영 관리 및 우리 문화재에 대한 연구·홍보를 위한 기금 마련에 기여한다 등이다.

훈민정음 NFT 구매자들은 온라인에서 자신의 NFT 소유 내역을 확인·증명할 수 있는 '개인키'를 지급받는다. 이 같은 형태가 훈민정음 해례본에 대한 지분이 분배되는 건 아니지만 한정판이란 희소성과 더불어 문화재 보존에 기여하는 NFT란 배경에서 상징적 가치가 부여될 전망이다.

또 문화재 NFT가 활성화될 경우 문화재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향상, 미술관 방문 및 기부 등의 옛 방식 외에도 디지털 방식의 새로운 문화보존 기여 움직임이 생겨날 전망이다. 사업 관계자에 따르면 훈민정음 NFT 보유자들에게는 추후 간송미술관이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다.
자료=퍼블리시

급성장하는 NFT 시장…게임, 예술품, 기록, 문화재 등 종류도 다양해
한편 전세계 NFT 시장은 적용 콘텐츠 종류와 규모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NFT뱅크에 따르면 2021년 4월 기준 글로벌 NFT 시가총액은 약 25억달러 수준으로 측정됐다. 이는 지난 1월의 5억달러 대비 3개월만에 5배 급등한 수치다.

NFT는 같은 블록체인 기반이지만 실체와 가치가 불분명한 가상자산(암호화폐)와 달리 연계된 실존 사물이나 디지털 콘텐츠가 존재한다는 점, 기존의 시스템보다 소유권 증명과 이전도 쉽다는 점에서 수집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 NFT는 주로 게임에 적용됐다. NFT 고양이 카드 수집 게임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게임 '크립토키티'가 대표적이다. 지금은 디지털 예술품 거래에도 NFT가 활발히 적용되고 있으며 각종 상징성을 지닌 디지털 기록에 대해서도 NFT가 발행되고 있다. 예컨대 글로벌 SNS인 '트위터'의 잭 도시 창업자가 처음으로 남긴 트윗은 지난 3월 약 32억원에 판매된 바 있다. 현재 디지털 마켓플레이스 '라리블'에서는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첫 입사 지원서 사본이 NFT로 경매 중이다.

NFT가 새로운 디지털 트렌드로 주목받으면서 최근 발행·유통 서비스에 뛰어드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는 지난 5월 누구나 NFT를 발행할 수 있는 웹서비스 '크래프터스페이스'를 출시했고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도 지난달 NFT 경매 플랫폼 '위믹스 옥션'을 오픈했다.

이달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이 거래소 최초로 NFT 마켓을 오픈하는가 하면,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피카프로젝트는 20일 'NFT 신인작가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번 훈민정음 NFT를 기획한 간송미술관 산하 헤리티지아트는 블로코XYZ와 손잡고 미술관이 보유한 다양한 예술품을 디지털 콘텐츠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시도를 통해 방문객, 수입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술·전시관 업계에서도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사업 모델들이 개발될 전망이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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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효승
    최효승 2021-07-23 01:52:01
    원본 폐기할 수 있는데 뭔 짓?? 문화재에 외국인들의 입김이 작용하게 하는 것은 자살행위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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