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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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2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기존 주력했던 검색광고가 성장한 데다, 커머스·핀테크·콘텐츠 등 사업다각화에도 성공한 덕분이다. 전체 매출에서 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면서 사상최대 분기 매출·영업이익을 거두게 됐다. 성장에 탄력을 받은 네이버는 하반기부터 신사업 성과를 가시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23일 네이버 실적발표에 따르면 2분기 사업부문별 매출은 △서치(검색)플랫폼 8260억원 △커머스 3653억원 △핀테크 2326억원 △콘텐츠 1448억원 △클라우드 94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은 1조6635억원, 영업이익은 335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4%, 18.9% 늘었다. 이날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탄탄한 국내 사업 기반으로 검색, 커머스, 콘텐츠 등 검증된 사업들의 성과가 글로벌에서 가시화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신선·빠른배송, 물류까지...약점 채운다
하반기 가장 분주한 곳은 커머스다. 올해 네이버의 목표는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25조원 달성. 이를 위해 오는 8월부터 판매자를 위한 ‘머천트 솔루션’의 베타테스트를 시작하고, 2022년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판매자들이 온라인에서 장사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만들어 거래액도 늘리고 수익도 내겠다는 구상이다. 구매방식도 다양화한다. 내달 선보이는 정기구독을 시작으로 정기결제·렌탈 등 주문 서비스를 확대한다. 이날 한 대표는 “구체적으로 수익 목표를 밝히긴 어렵지만, 현재 유료 솔루션에 대한 피드백이 긍정적이어서 건강한 수익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약점으로 꼽혔던 신선·배송부문은 신세계·CJ대한통운과의 협력을 통해 강화한다. 우선 4분기 신세계와는 ‘이마트 장보기’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이마트 상품만 주문할 수 있지만, 네이버의 약점으로 꼽혔던 신선식품 ‘빠른배송’이 보완된다는 게 핵심이다. CJ대한통운과는 약 20만평 규모의 네이버 판매자 전용 풀필먼트 센터를 추가로 설립해 당일·새벽배송 인프라를 갖추기로 했다. 이를 발판 삼아 내년부터는 46만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도 익일배송이 가능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도 ‘눈독’
네이버는 오프라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제공 중인 ‘스마트플레이스’도 눈여겨보고 있다. 현재 예약·주문·결제 등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사업자들의 매장관리솔루션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어서다. 추후 스마트플레이스를 스마트스토어에 연동할 수 있도록 하고, 오프라인 네이버페이 결제도 지원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오프라인 사업자가 고객에게 쿠폰·스탬프를 발행하거나 단골 알림을 제공하는 수단을 지원할 수 있다”면서 “스마트플레이스를 스마트스토어 수준의 사업자 툴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네이버페이가 2분기부터 진행해온 후불결제 실험 대상을 확대한다. 베타테스트 구매자를 늘려 서비스를 안정화하고, 내년께 서비스를 정식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이버파이낸셜 신용평가모델을 더욱 정교화해 더 많은 네이버페이 이용자들이 후불결제 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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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영상화 순항...메타버스도 강화
글로벌 콘텐츠 사업도 본격적으로 개시한다. 지난달 통합 출범한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통해 각종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1000억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한다. 한성숙 대표는 “왓패드 웹툰이 흥행성을 검증한 IP(지식재산)의 영상화, 출판화 등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하반기부터 자회사 네이버제트가 만든 3D아바타 서비스 ‘제페토’에 게임제작 기능을 새롭게 적용한다. 앞서 메타버스 선두주자인 해외의 ‘로블록스’는 일반인도 손쉽게 게임을 만드는 기능을 제공해왔다. 제페토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기능을 추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로블록스는 국내 시장 진출 초읽기 중이다. 참여형 기능도 확대한다. 라이브방송을 비롯해 콘서트·노래방·애니메이션 등 각종 ‘즐길거리’를 채워 넣을 계획이다. 박상진 CFO는 “제페토는 창작자들이 재밌는 콘텐츠를 제작하면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이용자 성장으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사용자 참여형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연말에는 제2사옥 입주가 예정돼 있다. 네이버랩스의 클라우드 로봇 시스템을 적용해 자율주행·지도제작·로봇설계 등 자체 개발한 기술을 다양한 서비스 로봇을 통해 실증할 방침이다. 미래 B2B 솔루션들을 개발해 내부 검증을 거쳐 차별화된 네이버의 수익원으로 키우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한편 지난 22일 한성숙 대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계획을 밝히면서 지난 5월 ‘직장 괴롭힘’으로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한 대표는 “건강하지 못한 조직문화 조성을 비롯해 지적 받은 미흡한 부분들은 하반기 최우선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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