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LG디스플레이, 물·탄소 중립 추진...친환경 경영 강화

발행일 2021-07-25 13:37:41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사진=LG디스플레이)

오늘날 기업이 창출하는 가치는 제화와 서비스 판매에서만 생기지 않습니다. 고용과 세금 납부 등 사회경제적 가치와 환경 오염 유발 등 유무형 가치가 맞물리죠. 예컨대 통상 기업이 제품을 많이 만들어 팔면 사업적으로 좋지만 환경적으론 좋지 않습니다. 제품 생산 과정에 물이 오염되고 부산물로 생기는 온실가스와 산업폐기물 등은 기업 가치를 깎죠.

같은 시각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은 오늘날 기업의 세계적 화두가 됐습니다. 인류가 살아갈 수 있는 지구를 유지하기 위해 온실가스와 산업폐기물을 줄이는 노력을 하는 것이죠. 지난 22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LG디스플레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3월 산업통상자원부 주도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탄소중립위원회에 참여해 공동선언문에 서명함으로써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룰 것을 사실상 약속한 상태입니다.

LG디스플레이의 착실한 물 중립·온실가스 저감 활동
디스플레이 산업은 전 산업 중에서도 탄소 배출이 많은 축에 속합니다. 산업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 1410만 톤(국가 전체 배출량의 1.94%)으로 국내 전 산업 중 7위에 속하죠.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과제에서 각사들은 나름의 문제점들을 안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2020~2021년 LG디스플레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도 탄소 중립을 향한 LG디스플레이의 노력과 숙제들이 나와 있습니다. 사실 큰 지표로만 보면 LG디스플레이는 환경 문제에 대체적으로 잘 대응하는 편인데요. 특히 실질적 물 사용량을 제로(0)로 만드는 ‘물 중립’이나 빠른 속도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건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재이용수 사용률이 2020년 기준 197%에 달한다.(사진=LG디스플레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물 중립부터 봅시다. 지난해 기준 LG디스플레이는 국내외 사업장에서 총 9387만 제곱미터(㎥)의 용수를 썼는데요. 2018년(9633만㎥)과 매출은 거의 같았지만 물 사용량은 2.55% 줄었습니다. 동시에 용수 재사용률은 국내 사업장 기준 165%에서 197%로 49%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이에 지난해 탄소공개프로젝트(CDP)에서 LG디스플레이는 물경영 부문 우수기업으로 선정됐습니다.

용수 재사용률이 200%에 달하는 건 한 번 쓴 물을 최소한 한 번은 다시 쓴다는 말입니다. 이미 제품 생산에 쓰인 물을 정수해 재사용하는 시스템을 만든 덕분이죠. LG디스플레이는 물에서 불순물을 거르는 ‘멤브레인’ 시스템을 통해 오염도가 낮은 물을 정화해 재사용하고, 또 공장이 있는 지자체와도 협력해 인근 지역의 생활 하수를 끌어 공업용수로 활용한다고 합니다.

LG디스플레이 공업용수 처리 과정.(사진=LG디스플레이 뉴스룸 갈무리)

그간 ‘낙제점’에 가까웠던 온실가스 저감 활동도 지난해는 유의미한 성과를 냈습니다. 온실가스 총배출(CO2eq) 기준 2018년 838만3899톤, 2019년 813만9838톤으로 소폭 줄이는 데 그쳤던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총 배출량 697만7720톤으로 전년 대비 116만2118톤 줄이는 데 성공했죠.

제품 생산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뜻하는 스코프1(Scope1)이 크게 줄어든 게 눈에 띕니다. 2019년 296만4478톤에서 2020년 218만1178톤으로 전년 대비 78만3300톤 감축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90% 이상 줄일 수 있는 감축설비를 사업장에 설치했고, 또 공정에 쓰이는 가스인 육불화황(SF6) 대신 온실가스 발생이 덜한 대체 가스(NF3·삼불화질소)를 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총 814만 톤이었던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난해 698만톤으로 약 110만 톤가량 줄였다.(사진=LG디스플레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제품 생산에 쓰이는 전기와 스팀에의 온실가스인 스코프2도 같은 기간 487만8325톤에서 456만3615톤으로 31만4710톤 줄었습니다. 관련해 주목할 건 에너지 소비량 지표입니다. 절대 에너지 소비량을 2019년 7만1873테라줄(TJ)에서 2020년 6만6669TJ로 7.25% 줄였죠. 전년과 비슷한 매출을 냈음에도 전력 사용량이 줄어든 건 분명 고무적입니다.

해외사업장, 증설 러쉬 속 부족한 환경 보호 활동
다만 세부 지표를 보면 ‘숙제’도 적잖습니다. 국내 사업장에 비해 해외 사업장의 환경 성과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는 게 바로 그것입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국내 사업장에서 재이용수 사용률이 197%로 매우 높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해외 사업장을 보면 이 수치는 확 떨어집니다. 2018년 93%에서 2019년 84%, 2020년 81%로 매년 재사용률이 줄어들고 있죠.

국내 사업장과 반대로 해외 사업장의 용수 재이용률은 2018년 93%에서 2020년 81%로 오히려 떨어졌다.(사진=LG디스플레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해외 사업장의 총 폐수 재이용량은 2019년 1626만 톤에서 2020년 2284만 톤으로 오히려 늘었습니다. 그럼에도 재이용률이 줄어든 건 용수 사용의 절대값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공업용수로 2722만 톤, 생활용수로 113만 톤을 써 총 2836만 톤을 활용했죠. 세부 이유는 안 나왔지만,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한 중국 광저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 영향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광저우 공장의 OLED 생산을 크게 늘린 가운데 폐수 재이용 설비가 부족했다는 추정이 가능하죠.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나타납니다. 에너지 사용량의 경우 해외사업장의 에너지 사용량은 2018년 6809TJ에서 2018년 9097TJ, 2020년 1만TJ로 매년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국내 사업장이 6만4296TJ에서 2020년 5만6668TJ로 줄어든 것과 반대됩니다.

국내 사업장 온실가스 배출은 매년 줄고 있지만 해외 사업장은 늘어나는 추세다.(사진=LG디스플레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온실가스 배출량도 봅시다. 국내 사업장은 스코프1은 2019년 292만 톤에서 207만 톤으로, 스코프2는 297만 톤에서 267만 톤으로 총 115만 톤 줄였습니다. 반면 해외 사업장은 스코프1이 5만 톤에서 11만 톤으로 늘었고 스코프2는 191만 톤에서 189만 톤으로 거의 줄이지 못했죠. 이에 해외사업장 총 온실가스 배출량은 196만 톤에서 200만 톤으로 오히려 늘었습니다.

문제는 향후 중국 사업장을 중심으로 용수와 에너지 사용이 늘고 온실가스 배출도 계속 증가할 개연성이 있다는 겁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OLED공장을 가동하고 있죠. 광저우 공장은 월 6만 장 이상의 원판 글라스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월 생산 능력을 3만 장 늘리는 증설도 확정한 상태입니다. 이 규모는 경기도 파주 OLED 공장의 생산 능력(7만 장)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사업장 전경.(사진=LG디스플레이)
SF6→NF3 투자, 중장기적으론 여전히 ‘리스크’
중장기적으로 ‘넷 제로’(탄소 중립)를 달성해야 하는 LG디스플레이에 증설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생산량이 많아지는 만큼 온실가스 배출 물질을 더 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그간 온실가스 배출 주요 원인인 SF6를 NF3로 바꾸고자 환경 투자와 감축 설비 투자를 진행해왔는데요. 다만 NF3는 국내법상 온실가스 지정이 안 돼 있을 뿐 유엔기후변화협약과 후속 합의에 따른 온실가스인 건 여전합니다. 더군다나 디스플레이 세정에 쓰이는 NF3는 대체 물질을 개발 중이나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자료=LG디스플레이 사업보고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지표는 이러한 LG디스플레이의 리스크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황산화물 배출은 2019년 대비 2020년 억제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 반사효과로 질소산화물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것이죠.이에 2019년엔 줄어들었던 먼지 배출량도 지난해엔 2018년 수준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대비 2020년 황산화물 배출량이 크게 줄었지만 반대로 질소산화물과 먼지 배출량은 늘었다.(사진=LG디스플레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LG디스플레이는 장기적으로 2050년까지 공정 온실가스를 ‘제로’로 만드는 등 2014년 대비 75.6%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수준이 된다면 LG디스플레이의 ‘넷 제로’도 불가능할 목표는 아닐 겁니다. 다만 이러한 목표는 현재 증설을 이어가고 있는 해외 사업장의 오염물질 저감 활동 없이는 실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OLED 생산량 증가와 온실가스 저감이라는 ‘역설’적 과제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이유입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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