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2분기 실적 발표 설명회를 열었다.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가 2분기 실적 발표 설명회를 열었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2분기 실적 발표 설명회(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실적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반기에도 메모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인 데다 전통적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메모리 중에서도 낸드플래시의 턴어라운드를 예상하며 실적 기대감을 높였다.

SK하이닉스는 27일 2021년 2분기 매출액 10조3216억원, 당기순이익 1조988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21.5%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00.3% 증가했다.

▲ SK하이닉스 실적 추이. (자료=SK하이닉스 IR북)
▲ SK하이닉스 실적 추이. (자료=SK하이닉스 IR북)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수요 회복으로 2분기 실적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연간 D램 시장 수요 성장률은 20% 초반, 낸드 수요는 30% 중후반대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D램 시장 수요 성장률 20%, 낸드 수요 30%를 전망했다.

낸드 사업, 하반기 ‘흑자전환’ 예상
낸드 사업은 SK하이닉스의 미운 오리로 불린다.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높여왔지만 수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수익성은 확인이 어렵다. 다만 증권가 리포트를 종합해보면 2018년 4분기부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부터 낸드 부문 분기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컨퍼런스콜에서도 관련 내용이 이어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분기에 낸드 부문의 분기 턴어라운드를 예상하고 있다”며 “연간으로도 낸드 부문 실적은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낸드 사업 수익성 추이. (자료=유진투자증권)
▲ 낸드 사업 수익성 추이. (자료=유진투자증권)

SK하이닉스의 자신감은 제품 경쟁력에서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9년 6월 업계 최초로 128단 4D 낸드 양산에 성공했다. 비휘발성 메모리인 낸드는 평면에 반도체를 수직으로 높이 쌓아올려 아파트처럼 만든 형태다. 128단 4D 낸드는 기존 형태에 SK하이닉스 자체 기술인 PUC를 적용한 것이다. PUC는 공간 효율을 높이는 회로 배치 기술이다.

효율성이 높다 보니 생산 원가도 저렴하다. 128단 낸드가 차지하는 판매 비중이 높아질수록 수익성이 개선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128단 낸드 판매 비중이 3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판매 비중은 지속 확대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128단 낸드 판매 비중이 50%를 넘어서며 원가 절감에 기여했다”면서 “연말에는 128단과 176단 낸드 비중이 8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128단에 이어 176단 낸드도 올해 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 응용처별 매출 추이. (자료=SK하이닉스 IR북)
▲ 응용처별 매출 추이. (자료=SK하이닉스 IR북)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중심으로 ‘모바일용 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도 낸드 사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중화 모바일 업체들의 고용량 메모리 사용으로 인해 수요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낸드 전체 판매 물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하반기 마무리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관련한 내용도 언급됐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위해 8개국(미국·EU·한국·대만·브라질·영국·싱가포르)의 반독점 심사를 받고 있다. 중국의 결정만 남아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반도체 기업 인수합병(M&A)에서 승인 절차를 미루거나 불허한 사례가 있어 끝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중국은 지난 2016년 퀄컴과 NXP의 기업 결합을 승인하지 않았다. 지난 3월에도 AMAT와 고쿠사이일렉트릭 승인 절차가 지연돼 M&A가 무산됐다.

SK하이닉스는 문제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반기 적정 시점에 중국 승인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하반기 적절한 시점에 중국에서 필요한 승인을 모두 받을 수 있을 걸로 기대한다”며 “파이널 리뷰 단계로 넘어간 상황이라 예상하고 있는 올 연말 딜 클로징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낸드 시장 점유율.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 낸드 시장 점유율.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인수가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단순 계산으로 20% 수준까지 올라선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인텔의 올해 1분기 낸드 시장 점유율은 각각 12.0%, 7.3%다. 낸드 부문 1위 삼성전자 시장 점유율은 33.3%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양사 비즈니스를 합치면 지금 시장 점유율보다 큰 폭의 개선이 예상된다”면서 “비용 등 여러가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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