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I 사옥.(사진=삼성SDI)
▲ 삼성SDI 사옥.(사진=삼성SDI)

전기차 붐으로 '슈퍼 싸이클'에 접어든 삼성SDI가 미국 현지 생산기지 건설을 공식화했다. 진출 시기는 불확실하지만 완성차 업체와 합작사 등 다양한 형태가 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양극재 등 핵심 소재의 내재화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27일 오후 컨퍼런스콜을 열고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SDI의 2분기 실적은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차량용 배터리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3조3343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586억원)와 비교해 30.3%(7787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952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동안 184.4%(1914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8.9%를 기록했는데, 차량용 배터리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전년 동기보다 4.8% 포인트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은 2883억원(순이익률 8.6%)을 기록해 영업외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실적 개선은 차량용 전지가 이끌었다. 중대형 전지 등을 생산하는 에너지재료 부문의 매출은 2조7718억원(전체 매출 의 81.3%), 영업이익은 1687억원(전체 영업이익의 57.1%)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1.2%(7913억원), 영업이익은 2535.9%(1623억원) 증가했다.

▲ 삼성SDI 2분기 실적.(자료=삼성SDI)
▲ 삼성SDI 2분기 실적.(자료=삼성SDI)

에너지재료 부문의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전기차 판매가 늘면서 배터리가 슈퍼 싸이클에 접어들었고, 판매 증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자동차 전지는 유럽 고객사향의 매출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고, ESS는 미주 전력용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SDI의 주고객사는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이다. 삼성SDI는 BMW와 스텔란티스, 벤츠 등에 차량용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탄소 중립(탄소 순배출량을 전혀없게 만드는 것) 정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전기차 생산과 소비 모두 늘고 있다. 그러면서 삼성SDI 등 주요 배터리 업체들의 매출이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등은 텍사스 정전 사태 이후 분산형 발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ESS(에너지 저장장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조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전기차와 ESS 판매 확대를 장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행정명령을 통해 자국 내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서 판매를 촉진하고 있어 관련 기업들은 현지에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내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삼성SDI는 현지 생산기지가 없었다. 시장에서는 삼성SDI의 미국공장 건설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전무는 "미국 시장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3대축이고, 배터리 수요도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시기적으로 늦지 않게 미국에 진출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미국 공장이 조인트벤처(JV) 등 합작사 형태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벤츠와 스텔란티스 등 유럽 업체들은 배터리 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해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들 업체의 주력 납품사인 만큼 합작사를 설립해 미국에서 생산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내에서 '바잉파워'를 갖추려면 현지에서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해야 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SK이노베이션은 포드 등과 '혈맹'을 맺었다. 경쟁사는 완성차 업체와 혈맹을 맺고 있어 삼성SDI 또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배터리 수요도 급증하고 있어 삼성SDI는 시장의 예상보다 서둘러 현지에 생산기지를 갖춰야 한다. 삼성SDI에 따르면 전기차용 배터리는 연평균 30%씩 성장해 시장 규모가 2025년 1TWh(테라와트시)를 넘어설 전망이다.

ESS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ESS 수요는 연평균 25~3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2026년 72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도 글로벌 수요를 고려해 미국 등 해외 생산기지를 건설해 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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