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 생산공정.(사진=현대제철)
▲ 현대제철 생산공정.(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수소 연료전지용 금속분리판 생산공장을 증설한다.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가 수소 연료전지와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xcient) 등을 생산하면서 금속분리판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영업이익 1년새 3795% 껑충...'수소 트럭'용 금속분리판 공장 증설
현대제철은 27일 오후 2분기 실적발표회를 열었다. 현대제철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6219억원, 영업이익 54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4조1133억원)보다 36.6%,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795%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2분기 0.3%에 그쳤던 영업이익률은 9.7%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3525억원(순이익률 6.3%)으로 집계됐다.

▲ 현대제철 2분기 연결 실적.(자료=현대제철 IR북)
▲ 현대제철 2분기 연결 실적.(자료=현대제철 IR북)

올해 2분기 생산량은 0.8%(3만8000톤) 줄었는데 판매량은 7.8%(36만7000톤)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이연소비와 전방산업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이 '수소 경제'로 전환을 추진함에 따라 스택용 금속분리판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택(stack)은 수소 연료전지의 심장으로 불린다. 스택은 400여개에 달하는 셀로 구성된다. 셀은 금속분리판, 가스켓, 기체확산층(GDL), 막전극접합체(MEA) 등으로 구성된다.

금속분리판은 기체확산층과 막전극접합체의 지지대 역할을 하며 산소와 수소가 지나는 길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 현대제철의 금속분리판.(사진=현대제철)
▲ 현대제철의 금속분리판.(사진=현대제철)

수소 연료전지에 쓰이는 금속분리판은 매우 얇은 소재를 가공해야 하는 만큼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현대제철은 현대차의 연료전지 등에 탑재할 금속분리판을 제조한다. 1년 동안 수소전기차 넥쏘(Nexo) 약 1만6000대 분량에 탑재할 수 있는 금속분리판을 생산한다.

현대제철은 금속분리판 생산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이성수 현대제철 모빌리티소재사업본부장(상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2023년부터 증설이 필요하다"며 "향후 버스와 트럭 등 수소전기 상용차용으로 금속분리판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고출력 및 고내구성 사향을 생산하기 위해 추가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현대차 엑시언트.(사진=현대차)
▲ 현대차 엑시언트.(사진=현대차)

현대제철은 투자 규모와 투자 시기 등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현대차의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가 유럽과 미국 등에 수출하기로 하면서 금속분리판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현대차는 스웨덴과 네덜란드, 이스라엘에 이어 미국에 엑시언트를 공급하기로 했다. 2023년부터 약 30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금속분리판의 현대제철 매출 기여도는 크지 않다. 현재 금속분리판은 연 매출 1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15조5680억원의 매출을 냈다. 전체 매출에서 금속분리판은 0.6%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제철 공정에서 발생한 부생수소를 올해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연 매출 규모는 200억원 수준으로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경제'로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현대제철의 수소 생산량과 금속분리판 생산 규모는 크지 않다.

잉여현금, 재무구조 개선·미래 사업에 쓴다

현대제철은 전방산업이 개선되면서 현금흐름이 개선됐다. 현대제철은 차입 규모를 낮추고, 미래 사업에 쓸 재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이 이날 발표한 2분기 IR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은 각각 104.0%, 165.5%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08.7%, 유동비율은 163.6%였는데 소폭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 현대제철 2분기 재무 현황.(자료=현대제철 IR북)
▲ 현대제철 2분기 재무 현황.(자료=현대제철 IR북)

현금성 자산은 같은 기간 2조4215억원에서 2조6736억원으로 증가했다. 금융기관 차입금은 12조7968억원에서 12조6399억원으로 1569억원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현대제철의 순차입금은 3488억원 감소했다.

김원진 재경본부장(전무)은 "재무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 미래 사업 준비 등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사의 차입금이 적지 않은 상황인 만큼 잉여현금이 있을 때마다 재무구조 개선에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영업환경도 크게 개선됐다. 중국이 탄소 중립 정책을 강화하면서 자국의 철강재 수출량을 줄였다. 이전까지 철강재는 과잉공급 상황이었는데, 중국의 수출 억제 정책에 따라 과잉공급 상황이 해소됐다. 올해 초 전방산업인 자동차산업에서 큰 악재였던,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도 해소됐다.

현대제철은 영업환경이 개선됐음에도 증설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조강생산량을 현행 4000만톤에서 6000만톤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시사했다. 현대제철은 연간 2400만톤을 생산할 수 있다. 전기로와 고로를 합친 규모다.

현대제철은 생산량을 늘리기보다 생산설비를 개선해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고로와 전기로 생산규모를 조정해 대응할 계획이다. 전기로가 고로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데, 전기로의 제품 생산능력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탄소배출량을 줄인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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