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강남구 업비트 본사 입구 (사진=블로터DB)
▲ 서울시 강남구 업비트 본사 입구 (사진=블로터DB)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28일 업비트 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 등 해외 제휴법인의 사업 인가 내역 및 운영 현황을 공개했다. 또 국내 본사와 해외 제휴법인은 지분 관계 없이 '오더북(호가창) 공유'만 이뤄지는 관계임을 강조했다. 이는 최근 업비트를 두고 불거진 해외 페이퍼컴퍼니 운영, 불법 가상자산 환치기(환율 차익을 노린 불법 외환거래) 의혹 등과 선을 긋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두나무에 따르면 업비트 해외 제휴법인인 업비트 APAC은 2018년 2월에 설립된 싱가포르 소재 법인으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각 회사는 소재국 규제당국의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 인허가를 받아 운영 중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태국 회사는 관련 사업 경험을 지닌 현지인 파트너들과 조인트벤처(VC) 형태로 설립됐다.

두나무는 업비트 APAC, 산하 회사들과 지분 관계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업비트 APAC을 통해 해외진출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다수의 은행으로부터 '정부 방침에 따라 송금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만 받고 투자 송금을 거절당했다"며 "해외 회사 설립 자본금을 마련하기 위한 송금이 막혀 있어 지분투자도 불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 업비트 해외 서비스 오픈일, 인허가 기관 및 취득 날짜 (자료=두나무)
▲ 업비트 해외 서비스 오픈일, 인허가 기관 및 취득 날짜 (자료=두나무)

현재 업비트 APAC은 김국현 대표의 투자(약 5억원 규모)만으로 출발해 운영되고 있다. 업비트 싱가포르는 7월 기준 42종의 가상자산 거래를 지원하며 현지 통화감독청의 인가를 받은 사업자로 운영 중이다. 싱가포르 금융섹터발전기금(FSDF)으로부터 4만3000싱가포르달러(약 3600만원)의 보조금도 받았다. 

업비트 인도네시아는 145종의 가상자산 거래를 지원한다. 현지 상품선물거래규제국이 인정한 13개의 합법 거래소 중 하나로, 현지 파트너인 얀 크리산토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에서 송금 서비스 라이선스를 취득한 핀테크 기업 'Oy'의 공동창업자다.

업비트 태국은 45종의 가상자산 거래를 지원하며 태국증권거래위원회가 감독하는 사업분야 중 △디지털 자산 거래소 △디지털 토큰 거래소 △디지털 자산 위탁매매 △디지털 토큰 위탁매매 등 4개에 대한 본인가를 모두 획득한 첫 사업자다. 현지 파트너에는 태국 최대 기업인 CP 그룹의 지아라바논 일가가 포함돼 있다.

두나무가 이처럼 해외 제휴법인 운영 현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최근 업비트를 향한 페이퍼컴퍼니 운영, 가상자산 환치기 의혹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제이티비씨(JTBC)>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경찰은 현재 업비트 해외법인의 운영 실체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가상자산 환치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한편 지난해와 올해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가상자산 환치기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실이 23일 관세청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11건의 환치기 범죄 중 9건이 가상자산을 이용한 사례로 조사됐으며, 총 규모는 1조 6000억원으로 2018년 집계된 1조 2000억원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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