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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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다음 장(章)은 ‘메타버스(Meta+Universe·3차원 가상세계)’다.”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기업 페이스북이 이번 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광고매출이 급증한 덕분이지만, 하반기부턴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 변경으로 인한 ‘먹구름’이 예고돼 있다. 페이스북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메타버스 사업을 강조했다.

호실적이지만 전망은 흐려
29일 페이스북은 2분기 순이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101% 늘어난 103억9400만달러(약 11조9074억)를 거뒀다고 밝혔다. 총 매출은 56% 성장한 290억7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월이용자수(MAU), 일이용자수(DAU)는 각각 7% 증가한 29억1000만명, 19억1000만명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광고매출 증가가 견인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광고 수요가 늘어난 데다 광고단가도 47%나 뛰면서 페이스북은 2분기 광고에서만 285억8000만달러(32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3·4분기 전망은 어둡다. 앞서 애플은 지난 4월 사용자 개인정보에 접근하려면 사전동의를 거치도록 하는 ‘앱추적 투명성(ATT)’ 기능을 도입했다. 이 때문에 기존에 사용자들의 활동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해왔던 페이스북은 매출 직격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페이스북은 총 매출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98%에 달할 정도로 광고 의존도가 높다. 월이용자수가 시장 기대치 29억2000만명을 밑돈 데다가 지난 3년 가운데 가장 느린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것도 ‘적신호’다. 데이비드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애플 정책에 따른 충격이 3분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 (사진=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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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판 짜려는 페이스북, 월가는 ‘글쎄’
페이스북은 수익구조 개선에 골몰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사업에 뛰어든 배경이기도 하다. 2016년 개인간 거래장터인 ‘마켓플레이스’를 출시하면서 시장에 진출한 페이스북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에 쇼핑몰을 개설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내년 6월까진 무료로 운영할 방침이지만, 이후엔 수수료를 걷을 것으로 보인다.

신(新)성장동력으로는 메타버스를 점 찍었다. ▷광고·아이템 판매 등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몸짓·시선 등 막대한 사용자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데다 ▷애플·구글 등의 운영체제(OS)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에겐 새 판을 짤 기회다.

이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수년 내 사람들은 페이스북을 SNS기업이 아닌 메타버스 기업으로 보게 될 것”이라며 “메타버스는 우리가 지향하는 미래이자 페이스북의 다음 장이다. 완전히 새로운 경험과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미국 정보기술(IT)전문매체 <더 버지>와의 인터뷰에서는 “메타버스는 모바일 인터넷의 후계자”라며 메타버스를 HMD뿐 아니라 모바일 기기·게임기에도 접목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다만 페이스북의 사업계획이 지나치게 두루뭉술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페이스북은 지난 2014년 가상현실(VR)기기 개발사 오큘러스를 인수하면서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2019년에는 VR 기반 메타버스 SNS인 ‘호라이즌’ 베타서비스에도 나섰다. 일각에선 페이스북이 VR·AR 등 메타버스 핵심사업에 투자해온 기간에 비해 뚜렷한 수확이 없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투자자들이 메타버스 투자규모, 수익창출 예상시점 등에 대해 묻자 웨너 CFO가 “수십억달러를 쓰고 있고, 성공하면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며 “답변은 모호했고 월가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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