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지역 및 국가간 봉쇄, 비대면 업무 등이 활성화 되면서 디지털 기반 산업 지형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시장은 이런 사람들의 행동변화를 포착하고 발 빠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유저 패턴에 대한 분석은 마케팅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뤄진다. 마케팅은 제공자가 물품 및 서비스를 포지셔닝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사회 변화 및 이용자 행동을 분석·예측하는 업무로 확대됐다.

<블로터>는 리프트오프의 앱 마케터 커뮤니티 '모바일히어로즈'와 함께 '모바일히어로즈를만나다'라는 기획 시리즈를 통해 앱 서비스 시장 상황과 소비자 행동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한다. 그 두 번째 시간으로 '마이리얼트립'과 '여기어때'의 마케터를 만나 비대면 시대의 여행산업 관련 마케팅에 대해 청취했다. <편집자 주>


*모바일히어로즈 관련 소식은 뉴스레터를 통해 정기적으로 발행되고 있으며 리프트오프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 이연정 마이리얼트립 그로스마케팅 매니저(왼쪽)와 강희경 여기어때 캠페인마케팅팀 팀장. (사진=각사 제공)
▲ 이연정 마이리얼트립 그로스마케팅 매니저(왼쪽)와 강희경 여기어때 캠페인마케팅팀 팀장. (사진=각사 제공)
Q. 여행·숙박 분야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업계 중 하나다. 팬데믹 이후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이연정 마이리얼트립 그로스마케팅 매니저: 마이리얼트립은 팬데믹으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스타트업 중 한 곳일 것이다. 마케팅 뿐 아니라 서비스 전체의 환골탈태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마케팅 측면으로도 주력 상품 콘텐츠와 타겟, 메시지 효율 판단 기준 등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해외 여행 중심 서비스였던 마이리얼트립이 '국내 여행'으로 주력 상품을 변경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발 빠른 대처라고 평가 받았지만 해외 여행 상품으로 규모를 키워가던 당시에는 사용자에게 '마이리얼트립에서 국내 여행 상품도 탐색 가능하다'는 인지를 주는 것이 어려워 고민이 많았다. 서비스 방향 변경 속도가 빨랐던 만큼 유저들이 인지하는 장벽도 높았다.

A. 강희경 여기어때 캠페인마케팅팀 팀장: 국내 숙박은 펜데믹 영향으로 수혜를 톡톡히 봤다. 해외 여행을 못 가는 수요가 보복 소비와 맞물려 이전과는 사뭇 다른 트렌드를 보였다. 예를 들면 거리 단계가 유지되면서 음식점, 카페, 극장을 이용하지 못해 짧은 시간 데이트를 즐기기 위한 대실 수요가 전년 대비 50% 이상 늘었다. 장거리 여행보다는 급하게 예약해서 가는 도심호캉스, 가평·강원도 등의 근거리 여행이 늘었다. 이번 성수기 여행은 해외 여행을 대신한 여행이라는 심리 때문인지 최고급 풀빌라 예약이 이미 매진인 제휴점이 수두룩하다. 미리예약 트렌드도 훨씬 빨라졌다. 

이런 고객의 변화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수기에는 이번 주말 가볍게 떠날만한 호텔·펜션 특가 추천 액션을 집행했고, 빨라진 미리예약에 대비해 6월 초부터 성수기 매스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판매 타겟상품은 풀빌라, 5성급호텔, 프리미엄 블랙숙소 등 객단가가 큰 고급 숙소 위주다.

Q. 국내여행에 많은 관심과 소비자들이 쏠린 만큼 새로운 유저들이 확보됐을 것 같다. 신규 유저들의 앱 재방문과 최종 구매가 일어나기 위해 마케팅 차원에서 어떤 것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A. 강희경 여기어때 캠페인마케팅팀 팀장: 가장 기본적으로 고객의 숨은 욕구를 공략한 콘텐츠를 만들고 IM 최적화를 통해서 끌어와야한다. 하지만 현재 디지털마케팅 시장경쟁 과열로 검색광고, 콘텐츠 도달률 등의 단가는 지속 상승해 투입 대비 효과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일단 끌고 와서 어떻게 고객과 성공적인 관계 구축을 할 것이냐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LTV를 높이고 수익화를 위한 구조를 미리 촘촘하게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숙박앱은 쇼핑커머스에 비해 유입 대비 전환율이 최대 20배 이상 높기 때문에 이탈하지 않도록 구조화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A. 이연정 마이리얼트립 그로스마케팅 매니저: 공급자적인 마인드로 접근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DA 퍼포먼스 담당자로서 비인지·비관심 고객을 설득해서 데려오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우리가 어필하고 싶은 '셀링 포인트'는 정말 많지만 결국 타겟에게 선택받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더라.

▲ 이연정 마이리얼트립 그로스마케팅 매니저. (사진=마이리얼트립)
▲ 이연정 마이리얼트립 그로스마케팅 매니저. (사진=마이리얼트립)
그래서 신규 유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시간을 들여 타겟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네이버, 인스타그램 등 커뮤니티가 형성된 곳을 찾아가 타겟 유저가 관심 있어할 만한 이슈를 파악해야 한다. 어떤 말로 소통하고 어떤 경우에 공감하는지 이해한 후 타겟의 언어나 비주얼로 말했을 때 유입률은 확실히 올라가는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는데, 직관적이고 바로 섭취할 수 있는 메시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광고를 보고 이해할 필요 없이 바로 공감이나 비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Q. 유저 리텐션을 위해 실제로 진행했던 캠페인이나 방법론이 있다면?

A. 이연정 마이리얼트립 그로스마케팅 매니저: 재방문은 서비스 UX·UI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상품 콘텐츠의 퀄리티도 중요하겠지만 공급이 상향평준화된 최근의 추세를 감안할 때 UX가 불친절하고 심리스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사용자는 비슷한 다른 서비스로 가버릴 것이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자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CRM도 재방문을 일으키는 주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이전 회사에서 갓 출시한 서비스를 마케팅했었는데, 초기 1년 동안 CRM을 활발히 진행해서 재방문율을 3배 정도 높였던 경험이 있다. UX와 콘텐츠 이슈가 아니라 인지가 없어서 이탈하는 유저를 붙잡을 때 아주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A. 강희경 여기어때 캠페인마케팅팀 팀장: 유입 대비 전환율이 높은 숙박앱의 경우 리텐션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 설계를 꼼꼼히 해야 한다. 세그멘테이션에 따른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개인에게 최적화된 실시간 캠페인 집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로 여기어때에서 진행하는 퍼널별 실시간 캠페인을 보여드리면 아래와 같다.

▲ (사진=여기어때)
▲ (사진=여기어때)

 
위 그림과 같은 캠페인이 모두 실시간 자동으로 구현되고 있다. 축적되는 수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자동으로 캠페인화할 수 있다면 매 순간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여기어때는 실시간 타겟분석 및 마케팅 솔루션인 'Appsflyer', 'Amplitude', 'Braze'를 구축해 타겟별 사용자가 원하는 메시지를 적절하게 던져, 구매까지의 경로에서 이탈을 최대한 방지하고 있다. 마케팅팀 전원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자신의 업무에 속력을 내고 마케팅 캠페인을 개인화하는 등 새로운 업무 스킬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결국 회사는 앱을 사용하는 사용자를 전방위적 측면으로 바라보고 빠른 A/B 테스트를 통해 개선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Q. 본인이 맡고 있는 앱 서비스 외에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는 크리에이티브 캠페인이 있는지.

A. 강희경 여기어때 캠페인마케팅팀 팀장: 요즘 광고계의 큰손인 MZ세대들은 광고주가 만들어낸 세계관에 몰입해서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큰 것 같다. '빙그레우스'처럼 웹소설 컨셉의 부캐를 만들거나, 코미디언 강유미씨가 하는 롤플레이 영상, 피식대학의 영상 등을 보면 지독할 만큼 몰입을 유도하는 콘텐츠들이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 

▲ 강희경 여기어때 캠페인마케팅팀 팀장. (사진=여기어때)
▲ 강희경 여기어때 캠페인마케팅팀 팀장. (사진=여기어때)
브랜드가 이야기하는 세계관이 좋아서 팬심이 생기고 이것이 앱 다운로드 퍼포먼스로 이어지는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지그재그'가 호감 어른으로 통하는 윤여정을 모델로 섭외해 "니들 맘대로 사세요. 옷 입는데 남의 눈치 볼 거 뭐 있니?"라고 말하는 것이나, 넘어져도 "상처에 지지 않겠다"라고 말하는 후시딘 광고의 세계관은 MZ세대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맞아떨어지면서 찐하게 먹힌다고 생각한다. 이런 세계관을 계속 다른 채널을 통해 고객과 만날 수 있도록 접점을 넓혀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A. 이연정 마이리얼트립 그로스마케팅 매니저: 개인화된 뾰족한 메시지, 그리고 가능한 진정성 있어 보이는 메시지가 지금의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개인화 방향성은 구체적으로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트렌드라기보다는 약간 4차 혁명에 따른 전반적인 문화 트렌드다. 산업군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주 잘 만들어진 디자인물보다 실사 사진이나 대충 그린 그림, 손글씨가 들어간 네이키드한 광고 소재가 더 주목받는다고 느낀다.

Q. 코로나19 상황이 하루빨리 종료가 되어 마음껏 여행을 다닐 날이 왔으면 좋겠다. 펜데믹 이후 시점에 대한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지?

A. 이연정 마이리얼트립 그로스마케팅 매니저: 마이리얼트립은 다양한 실험 끝에 현 시기상 받아들일 수 있는 국내 여행 및 랜선투어 상품 콘텐츠와 기존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성에 집중하고 있다.

A. 강희경 여기어때 캠페인마케팅팀 팀장: 최근 대박난 특급호텔 공동구매 프로모션의 경우 호텔 해외 입국자 수요 감소를 케어하기 위해 진행했다. 짧은 기간에 2000방(최근 최고 판매수량 증가) 이상씩 판매되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향후에는 '혼캉스'(혼자 보내는 호캉스), '스캉스'(스위트룸 호캉스) 등 개인 성향에 따른 맞춤형 상품 니즈가 증가하고 대도시보다 지역 경험 위주를 선호할 것이라 생각된다. 이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하고 최적화 추천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모바일히어로즈란?
: 앱 마케팅 트렌드와 이슈를 함께 공부하고 개선방안을 고민하는 앱 마케터들의 커뮤니티다. 앱 마케터는 모바일 산업이 발전하며 만들어진 신규직종이고, 시장 자체가 매우 변화무쌍한 만큼 문제와 고민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해결해나가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관심이 있는 앱 마케터는 리프트오프 코리아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