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SK텔레콤·LG유플러스·KT 직원들이 지하철 역사의 5G망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 (왼쪽부터)SK텔레콤·LG유플러스·KT 직원들이 지하철 역사의 5G망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SK텔레콤(SKT)·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이 5G 기지국을 확대하는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도 증가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고 노후장비를 교체하는 등의 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통신사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0에 따르면 SKT·KT·LG유플러스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에 비해 일제히 늘었다. 온실가스에는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등이 포함된다. 온실가스는 배출 원인에 따라 △직접 온실가스 배출(스코프 1) △간접 온실가스 배출(스코프 2) △기타 온실가스 배출(스코프 3) 등으로 구분된다. 스코프 1은 경유·휘발유·LNG 등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나오는 온실가스를 말한다. 스코프 2는 전기·열·스팀·생산 등의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다. 스코프 3는 임직원의 출퇴근 과정, 폐기물 처리, 해외 출장 등 기업의 경영활동과 관련된 온실가스를 말한다. 

3G부터 5G까지…통신 장비 24시간 운영으로 스코프 2 증가
통신사들의 온실가스 배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스코프 2다. 스코프 2는 전국의 사옥, 통신장비, 업무용 전기차 등에서 사용하는 전기와 난방 등을 통해 열이나 온수 형태로 배출된다. SKT는 2019년 약 100만tCO2eq에서 2020년 103만tCO2eq으로 증가했다. SKT의 자회사로 IPTV와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 서비스를 담당하는 SK브로드밴드(SKB)는 같은 기간 약 28만tCO2eq에서 34만tCO2eq으로 늘었다. KT의 스코프 2는 같은 기간 약 110만tCO2eq에서 119만tCO2eq으로, LG유플러스는 109만tCO2eq에서 128만tCO2eq으로 각각 증가했다.

스코프 2의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은 통신 장비다. 통신사들은 전국에 3G·LTE·5G 기지국들을 운영하고 있다. 각 기지국에는 각종 통신 장비들이 설치된다. 이 장비들은 24시간 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끊임없이 구동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기를 사용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통신사들은 정부의 규제를 받고 있어 사용량이 적은 통신 방식이라고 임의로 서비스를 중단할 수도 없다. 또 지난 2019년 4월 5G 서비스를 상용화한 이후 전국망을 구축하며 5G 기지국을 지속 늘려가고 있다. 전국망 구축에 주로 사용된 3.5 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외에 B2B(기업간거래) 시장에서 28㎓ 대역에 대한 수요가 나오기 시작하면 각 산업 현장에 기지국이 추가로 설치돼야 한다. 에너지 소비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스코프 1은 주로 사옥 난방·업무용 차량·비상발전기 등을 통해 배출된다. 스코프 2에 비하면 배출량이 현저히 적다.

통신사들의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도 증가 추세다.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의 단위로 KT와 LG유플러스는 tCO2eq/억원을 적용했다. 이는 매출 1억원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배출된 온실가스의 양을 의미한다. KT의 2020년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스코프1+스코프2)는 5.1tCO2eq/억원으로 2019년(4.7)보다 증가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도 8.9에서 9.6으로 늘었다.

SKT와 SKB는 tCO2eq/십억원을 사용한다. 이는 매출 10억원을 내는데 배출된 온실가스의 양을 말한다. SKT의 2020년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스코프1+스코프2)는 88.5로 2019년(88.1)에 비해 증가했으며 SKB도 88.5에서 91로 늘었다.

AI로 온실가스 배출 줄이기 총력
이처럼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통신사들은 ICT를 활용해 배출량 줄이기에 나섰다. SKT는 통신 인프라의 소비전력 절감을 위해 서비스가 종료된 2G 노후 통신 장비를 폐기하고 3G 장비의 현대화를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전력 사용을 모니터링하는 등 전력 사용 최적화를 통해 2021년 탄소 배출량이 약 23만톤 감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KT는 3G와 LTE 기지국과 중계기는 시간대별로 운영을 최적화며 전기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통신용 사옥(전화국)에는 외기도입 냉방기를 설치했다. 외기도입은 겨울에 차가운 바깥바람을 상면에 공급해 장비의 열을 낮추는 방식이다. 전국적으로 13개의 IDC(인터넷데이터센터)도 온실가스 배출원이다. KT는 올해 IDC에 에너지 절감 솔루션 'AI IDC 오퍼레이터'를 적용할 계획이다. AI IDC 오퍼레이터는 KT의 AI 건물 에너지 절감 솔루션 'AI 오퍼레이터'의 IDC 버전이다. AI가 외부 날씨와 서버실의 온도·습도 등을 분석해 IDC 내부 냉동기·공조기·환기 시설 등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술이다. 딥러닝(기계심화학습)을 통해 숙련된 건물 관리자가 아니라면 찾아내기 어려운 에너지 낭비요소까지 찾아내 최적의 에너지 절감 대책을 수립한다. KT는 이 기술을 올해 목동IDC 2센터에 시범 적용하고 내년부터 다른 IDC로 확대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국사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을 올해 중으로 전국에 가입자가 집중된 100여개의 국사에 구축한다. 또 외기냉방 시스템, 고주파 스위칭 회로와 정밀 제어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정류기, 네트워크 접속 요청이 적은 시간대에 장비의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에너지 세이빙모드 등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나섰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고객들에게 끊임없는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적극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ICT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며 사회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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