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네이버·카카오 로고)
▲ (사진=네이버·카카오 로고)

카카오에 이어 네이버도 쇼핑사업에 ‘정기구독’ 시스템을 도입했다. 안정적인 먹거리로 꼽히는 구독경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카카오도 네이버쇼핑도 ‘정기구독’
지난 7월 30일 네이버는 8월부터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생필품·식품·키즈·뷰티·디지털·건강·꽃배달 상품을 대상으로 정기구독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게 △사전 고객 알림 △자동결제 △배송주기 설정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취급품목은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징은 자율성이다. 네이버는 유통사 또는 플랫폼이 상품을 사입해 정기배송을 직접 제공하는 기존의 방식 대신 판매자가 직접 상품 소비주기나 고객 특성 또는 운영상황에 따른 ‘맞춤형’ 정기배송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판매자들은 고정매출을 비롯해 회원 유치, 마케팅 기회 확보 등 사업성장의 기회를 오롯이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카카오도 구독시장에 진출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위니아에이드 김치냉장고를 시작으로 위닉스, 아모레퍼시픽, 한샘 등 렌탈·정기배송 상품을 카카오톡으로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월 4900원에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무제한 사용하는 ‘이모티콘 플러스’, 클라우드 서비스인 ‘톡서랍 서비스’ 등도 운영 중이다. 지난달에는 다양한 상품·서비스 등을 정기구독할 수 있는 플랫폼 ‘구독 온(ON)’을 정식으로 내놨다. 별도 앱 설치 없이 식품·가전·생필품 같은 상품을 포함해 청소·세탁 같은 무형 서비스 등 각종 구독상품을 카카오톡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 △네이버는 올해 2분기 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등 신사업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이 같은 성장을 주도한 것은 커머스 사업이었다.(사진=카카오)
▲ △네이버는 올해 2분기 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등 신사업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이 같은 성장을 주도한 것은 커머스 사업이었다.(사진=카카오)
“넷플릭스처럼 되고파” 구독, 탐나네
이들이 구독경제 시장을 넘보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정기적으로 제품·서비스를 결제하기 때문에 ‘캐시카우’으로 삼을 수 있고, 사용자를 붙잡아 두는 ‘록인(Lock-in·묶어두기)효과’도 노릴 수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25조90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조1000억원까지 늘었다. 전세계적으로는 2020년 기준 5300억달러(약 632조원)으로 몸집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구독을 통해 쇼핑사업의 ‘고공행진’을 이어갈 계획이다. 올해 2분기 기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브랜드스토어 등을 포함한 네이버쇼핑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2.6% 성장을 기록, 전체 매출의 21%(3653억원)를 견인했다. 올해 네이버는 중소상공인(SME)이 주축인 스마트스토어의 거래액을 25조원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네이버쇼핑 안에서 구독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고정매출이 늘어 안정적인 거래액 신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서한을 통해 “시장규모는 크지만 온라인 전환은 시작 단계인 생필품·장보기·정기구독·렌탈·명품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추후 네이버는 각 상품 데이터베이스(DB)·인공지능(AI) 등을 결합해 사용자 취향에 맞춘 구독상품을 추천하는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올해 600만 가입자를 목표하고 있는 유료멤버십과의 연계도 촘촘히 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2021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8월 정기구독 상품을 시작으로, 정기결제·렌탈 등 주문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 △카카오는 ‘카카오점(店)’ 등을 선보이며 카카오톡 채널을 키우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커머스 앱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네이버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 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사진=네이버)
▲ △카카오는 ‘카카오점(店)’ 등을 선보이며 카카오톡 채널을 키우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커머스 앱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네이버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 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사진=네이버)

카카오는 구독을 카카오톡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가전 등 이른바 ‘올드 이코노미(Old economy)’ 기업들까지도 구독산업에 뛰어드는 가운데 카카오톡을 일종의 징검다리화(化)하면 이 과정에서 데이터·수익 등을 얻을 수 있을 거란 판단이다. 시장에 안착하는 데 성공한다면 메신저를 넘어 ‘슈퍼앱(Super App)’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카카오가 기업을 포함해 동네식당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까지도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구독·예약·배달 등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끔 만들고 있는 이유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2019년 공개석상에서 “플랫폼 관점에서 보면 모든 것이 구독화로 가고 있다”면서 “소비를 잘게, 취향별로 쪼갤 수 있다면 상당히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는 “온·오프라인의 활동을 높여주는 카카오톡 지갑과 구독 등 신규 서비스는 톡비즈의 중장기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