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타 미라이 2세대.(사진=토요타)
▲ 토요타 미라이 2세대.(사진=토요타)

토요타가 7년 만에 내놓은 수소전기차(FCEV) 미라이 2세대의 '신차 효과'가 1개 분기 만에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2분기 토요타는 전 세계에서 1700여대의 수소전기차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2000여대의 수소전기차를 판매했는데, 2분기 판매량이 15%(300대) 줄었다.

반면 현대차는 2분기 토요타의 수소전기차 판매량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현대차를 앞서면서 한동안 토요타의 독주가 예상됐다. 분기 2900대의 수소차를 판매했는데, 판매량은 같은 기간 161% 증가했다. 토요타가 수소전기차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신차 효과'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는데, 불과 1개 분기만에 현대차의 '넥쏘(Nexo)'에 밀리는 모습이다.

▲ 현대차·토요타 수소차 점유율 추이.(자료=SNE 리서치)
▲ 현대차·토요타 수소차 점유율 추이.(자료=SNE 리서치)

시장조사기관인 SNE 리서치는 2일 상반기 전세계 수소전기차 판매량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4700대, 토요타는 3700대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양사의 점유율은 현대차가 52%, 토요타가 41%였다.

지난 1분기 토요타가 49%, 현대차가 45%를 기록했는데, 1개 분기 만에 현대차가 점유율에서 앞섰다. 전세계 수소전기차 시장은 토요타와 현대차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와 토요타, 혼다는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의 '강자'들로 꼽힌다. 1966년 미국 GM에서 세계 최초의 프로토타입 수소전기차 밴(VAN)을 내놓았고, 2002년 혼다가 수소전기차 FCX-V4를 내놓았다. 이후에도 혼다는 2008년 신모델 클라리티를 출시했지만, 수소전기차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냉담했다.

그러다 2014년 토요타가 미라이 1세대를 출시했고, 2018년 현대차가 넥쏘를 출시하면서 시장이 서서히 커지는 추세다. 아직까지 한국과 일본 시장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BMW와 랜드로버 등이 수소전기차 시장에 진출 계획을 밝히면서 여전히 전망은 밝다. 혼다는 수소전기차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철수한 상태다.

토요타 미라이 2세대는 그런점에서 의미가 컸다. 주행거리는 30% 늘어나면서 완충시 850km를 달릴 수 있게 됐다. 수소 탑재 용량도 20% 늘었고, 연료효율도 10% 가량 높아졌다. 

▲ 현대차 넥쏘.(사진=현대차)
▲ 현대차 넥쏘.(사진=현대차)

수소전기차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예상을 깨고 소비자들은 현대차 넥쏘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넥쏘는 2021년형까지 출시됐지만, 외관 등은 이전 모델 그대로다. 넥쏘 2세대는 이르면 2023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들의 관심은 토요타 미라이 2세대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올해 2분기 현대차가 토요타보다 판매량에서 크게 앞섰다. 현대차는 2분기 2900대를 판매한 반면 토요타는 170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토요타가 신모델을 출시해 '신차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는데, 현대차가 1200대 더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에는 토요타가 2000대를 판매했고, 현대차는 1800대를 판매했다.

자동차 거래 사이트 '에드먼즈(Edmunds)' 기준 토요타 미라이 2세대 가격은 4만9550 달러(한화 5760만원)에서 6만6000달러(7611만원), 넥쏘 2021년형은 5만8735달러(6773만원)에서 6만2185달러(7168만원)까지 가격이 트림별로 형성돼 있다. 수소전기차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에게 토요타 미라이 2세대가 가격면에서도 합리적이고, 신제품인 셈이다.

토요타의 수소전기차 판매량이 신차 출시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현대차를 앞서면서 한동안 토요타의 독주가 예상됐다. 하지만 1개 분기 만에 점유율이 뒤집히면서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가 입증됐다는 평이다.

현재까지 수소전기차 시장은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현대차와 토요타가 주도하고 있다. 상반기 양사의 점유율을 합하면 93%에 달한다. 사실상 두 회사가 시장지배적 위치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글로벌 메이커들도 수소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만큼 두 기업의 지배력이 앞으로도 유지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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