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사진=SK이노베이션)
▲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과 E&P(Exlporation & Production, 석유개발) 사업을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전기차 붐'에 따라 배터리 수주량이 급증해 생산공장 증설이 불가피해졌고, LG에너지솔루션에 영업비밀 침해에 따른 보상금 2조원(로얄티 1조원 포함)을 지급해야해 자금 수요가 크게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지면서 배터리 사업의 분사 일정을 앞당겼다는 관측이다.

SK이노베이션은 3일 이사회를 결고 배터리 사업과 E&P 사업의 분할을 의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달 16일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친 후 10월1일 신설법인인 SK배터리와 SK이엔피를 출범할 계획이다.

▲ SK이노베이션 조직도.(사진=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 조직도.(사진=SK이노베이션)

SK배터리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ESS(에너지 저장장치), BaaS(Battery as a Service) 등에 집중한다. SK이엔피는 석유 생산 및 탐사 사업, CCS(탄소포집 및 저장) 사업을 수행한다.

사업형 지주사였던 SK이노베이션은 두 사업을 떼내면서 투자형 지주사로 거듭난다.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을 수행하는 지주회사로 기업가치 제고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M&A와 기존 사업의 고도화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와 분리막 사업,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차량용 배터리는 배터리 잔량이 70% 미만일 경우 충방전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용이 불가능하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전기차 폐배터리가 올해만 38톤으로 집계됐다. 2024년에는 1148톤으로 올해보다 30배 가량 늘어난다. 이에 따라 배터리 리싸이클링과 BAAS 사업의 중요성은 더해졌다.

SK배터리주식회사(가칭)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BaaS(Battery as a Service), ESS(에너지 저장장치) 사업 등을, SK이엔피주식회사(가칭)는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 CCS(Carbon Capture & Storage, 탄소 포집∙저장)사업을 각각 수행하게 된다. 분할 방식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진행된다.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각각 갖게 되며,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 등도 신설되는 회사로 각각 이전된다.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은 "이번 분할은 각 사업의 특성에 맞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성을 높여 본원적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각 사업별로 투자 유치와 사업 가치 증대를 통해 경영환경에 더욱 폭 넓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1조1196억원, 영업이익 50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9% 증가했고, 영업손익은 흑자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0조3594억원, 영업이익은 1조9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배터리 사업은 신규 판매물량 확대로 63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매출액(3382억원)대비 약 86% 증가하며, 지속적인 매출 상승세를 보였다. 영업손실은 15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분기 LG에너지솔루션에 5000억원의 영업비밀 침해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손실폭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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