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카카오모빌리티)
▲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택시를 부를 때 배차확률을 높여주는 ‘스마트호출’ 요금을 최대 5000원까지 올리자 반발이 커지고 있다. 기업공개(IPO)에 앞서 수익을 올리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2일부터 스마트호출 요금제를 기존 1000원(야간 2000원)정액제에서 ‘최소 0원~최대 5000원’을 오가는 탄력요금제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호출이 뭐길래
지난 2018년 카카오모빌리티는 인근의 빈 택시를 바로 잡아주는 기능인 ‘즉시배차’를 도입하고 최대 5000원의 요금을 받으려다 정부·택시업계 반발로 철회했다. 수익을 포기할 수 없던 카카오모빌리티는 궁여지책으로 스마트호출을 내놨다. 스마트호출은 즉시배차와는 달리 1000원을 추가로 내면 인공지능(AI) 기술로 예상거리와 시간, 과거 운행패턴, 실시간 교통상황 등을 종합해 ‘콜(호출)’을 받아줄 만한 기사를 연결해주는 기능이다. 택시를 잡기 힘든 심야시간 등에 주로 이용되고 있다.

이번 요금제 변경으로 스마트호출에는 수요·공급에 따라 0원에서 3000원의 중개요금이 부과된다. ‘콜(호출)’이 폭증하는데 이전 10분간 배차성공률이 60% 미만이라면 호출비가 최대 500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 쉽게 말해 택시기사가 콜을 안 잡는 곳일수록 ‘웃돈’을 붙여주는 구조다. 호출비의 40%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나머지 60%는 택시기사의 몫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요금제를 변경하면서 취소수수료도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인상했다. 이는 배차완료 1분이 지나고 호출을 취소하거나 택시기사가 도착했는데 연락이 두절되면 부과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요금제를 손질한 이유는 수익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상장을 앞두고 있지만 2017년부터 4년 연속적자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각종 유료화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는 까닭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3월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월 9만9000원짜리 유료멤버십을 출시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또, 스마트호출료가 오르면 반대급부로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가 부각될 수 있다. 3000원을 추가로 내면 택시를 즉시배차해주는 서비스다.

▲ (사진=카카오)
▲ (사진=카카오)
“카카오 배불리기” 승객·기사 ‘부글부글’
택시업계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택시요금은 못 올리는데, 카카오모빌리티는 운임에 호출료를 추가로 얹을 수 있다는 게 부당하다는 비판이다. 여론도 반발하고 있다. 별다른 부가서비스 없는 일반택시를 호출하는데도 지나친 추가요금을 내도록 해 실질적인 택시비 인상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웃돈’을 얹지 않으면 택시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택시운임이 그대로이기 때문에 요금인상으로 볼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당장 택시가 급한 ‘즉시성’의 수요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게 된 것”이라며 “탄력적으로 추가비용을 제시하는 것이 (택시기사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이용자가 호출하는 위치·시간대·요건 등에 맞춰 주변 택시공급량이 적은 상황에서도 실패 없이 (택시를) 중개해주기 위해 요금제 설계를 바꾸게 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청한 택시업계 관계자는 “승차거부는 원래 불법인데 앱으로 호출을 골라잡는 ‘콜거부’는 법적인 제재가 아직 없어서 생긴 일”이라며 “웃돈을 주는 게 비일비재해지면 기사들이 일반콜은 안 잡으려 할 거다. 수익을 나눠 갖기 때문에 카카오 배만 불리고 욕은 택시기사가 먹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깜깜이’ 요금인상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이용자들에게 요금제 변경에 대한 별도의 팝업공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용약관 개정 안내를 통해서만 이를 고지했는데, 내용을 확인하려면 공지→서비스이용약관개정안내→서비스이용약관→유료서비스 상세내용으로 이동해야만 한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모범택시 호출 중개요금도 기존 ‘1000~2000원’에서 ‘0~5000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