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의 경쟁력은 자체 콘텐츠인 '오리지널 시리즈'입니다. [OTT오리지널]에서는 특색 있는 작품을 분석하고 그 안에 '숨겨진 1인치'를 찾아봅니다. 내용 중 '스포일러'가 있으니 원치 않는 분들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넷플릭스 콘텐츠를 꼽으라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 아포칼립스 콘텐츠 '킹덤'(KINGDOM)이 그것이다. 킹덤은 죽을 자를 되살리는 풀 '생사초'로 인해 '생사역'(좀비)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왕실을 둘러싼 권력의 암투를 조화롭게 다루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특히 시즌2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 '아신'(전지현 분)의 정체는 다음 시즌을 기다리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신의 경우 북방계 민족의 의상을 입고 있는 데다, 생사역을 조종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각본을 쓴 김은희 작가가 '스페셜 에피소드'인 '킹덤: 아신전'을 공개한다고 밝힌 후 킹덤에 대한 기대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생사초의 기원부터 어떻게 생사역이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90여분간의 콘텐츠에 담길 것으로 예상됐다. 

▲ (사진=킹덤: 아신전 갈무리)
▲ (사진=킹덤: 아신전 갈무리)
그러나 지난달 23일 뚜껑을 연 킹덤: 아신전은 예상과 달리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많았지만 '예상과 너무 다르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킹덤: 아신전은 제목 그대로 '안티 히어로'의 탄생만을 집중 조명한다. (스포주의) 생사역을 만드는 방법은 간략하게 소개되지만 정작 아신이 어떻게 그 원리를 알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생사초 역시 벽화에 그려진 기원만을 간략하게 보여준 후 짐승을 통해 사람으로 전파되는 형태로 마무리된다. 아신이 이승희 의원을 만나 생사초를 소개함으로써 조선에 생사역이 창궐하게 된 이유가 밝혀지지만 더 깊은 스토리를 이해하고 싶은 시청자를 만족시키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다. 

아신전을 통해 못다한 이야기는 시즌3로 이어질 전망이다. 기대가 큰 작품이었던 만큼 호불호가 컸지만, 김은희 작가는 이마저도 시즌3를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부족이 몰살당하며 살아남은 아신의 핏빛 복수극을 통해 '한'의 정서를 보여주는 한편 '이창'(주지훈 분)과 '민치록'(박병은 분) 등 기존 등장인물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보인다. 앞선 시즌에서 보여준 생사역과의 액션이나 생사초의 탄생 같은 요소보다 개인 서사에 집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사진=넷플릭스)
▲ (사진=넷플릭스)
실제로 김은희 작가는 최근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시즌3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쩌면 넷플릭스와 제작진은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전개했던 킹덤 세계관이 북방 민족과의 대립이라는 소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더 깊은 공감을 줄 수 있다는 계산을 내렸을 지도 모른다.

때문에 아신전을 통한 킹덤 세계관의 활용법을 볼 때 추후 생사초의 기원이나 세자 이창 등 중심 인물만의 이야기를 다룬 외전이 스페셜 에피소드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킹덤: 세자전' 기획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킹덤은 다양한 에피소드로 외연을 확장할 채비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넷플릭스가 선택한 한국의 첫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이 보여줄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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