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의 그룹미래전략총괄로 선임된 김연수 대표(각자대표)가 첫 행보로 클라우드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독점 영업권이 확보된 업무협업툴 NHH '두레이'를 바탕으로 한컴오피스 사업 경쟁력 및 구독 모델 기반을 확대하는 한편, 클라우드 PC 사업을 포함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부문의 국내외 경쟁력 제고도 예상된다.

▲ 한글과컴퓨터 판교 사옥 (사진=한컴)
▲ 한글과컴퓨터 판교 사옥 (사진=한컴)

두레이 입은 한컴오피스, 활용도·록인 효과 커질 것
한컴은 9일 NHN의 업무협업툴인 두레이 독점 영업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두레이는 프로젝트 기반 업무 수행, 메신저, 회상회의, 메일 등 각종 스마트워크 서비스를 갖춘 클라우드 기반 협업 플랫폼이다. 특히 서울대, 카이스트, ETRI를 비롯한 다수의 공공부문 고객을 확보한 주요 협업툴로도 꼽힌다. 한컴의 두레이 영업권 확보로 인한 기대효과로 우선 공공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예측되는 배경이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0일 보고서에서 "한컴이 B2G(기업·정부간거래), B2C(기업·소비자간거래)에 오피스와 두레이를 결합한 서비스를 공급해 단가를 높이고 구독형 사업 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무 전반에 널리 쓰이는 문서 프로그램 오피스에 두레이가 제공하는 협업 솔루션 기능이 결합되면서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협업 플랫폼에는 메신저, 프로젝트 관리 기능 등 한번 조직에 도입하면 변경이 어려운 락인(Lock-in, 잠금효과) 요소가 다수 포함된다. 이미 한컴오피스로 정부, 공공기관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한컴이지만 협업 플랫폼과 연계 시 경쟁사와 차별화가 어려운 오피스 부문에서의 점유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또 두레이가 공공부문 외에도 국내 고객사 3000여곳을 확보한 대중적 협업툴인 만큼 두레이를 통해 역으로 한컴오피스의 기업시장 유통 접점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

▲ NHN 두레이 사용화면 예시 (자료=두레이 홈페이지 갈무리)
▲ NHN 두레이 사용화면 예시 (자료=두레이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외 기업들과 사업 연계 확대…'클라우드 기업'으로 변모 중
관련 동향도 긍정적이다. 한컴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자사 클라우드 오피스 서비스인 '한컴스페이스' 누적 가입자가 2월말 기준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한컴오피스의 클라우드 전환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두레이에 앞서 NHN에듀와는 한컴의 클라우드 기반 웹 서비스, 학습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교육 솔루션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지난달 네이버클라우드와는 마이박스(개인용 클라우드)에 한컴오피스 웹 버전을 탑재하기로 했다. 해외에서는 글로벌 클라우드 1위 사업자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클라우드 PC 사업 진출도 논의 중이다.

이처럼 클라우드는 한컴그룹의 여러 차세대 먹거리 사업 중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최근 이어진 한컴의 실적 발표에서도 '클라우드 사업 성장' 언급은 빠지지 않고 있으며 새로 사령탑에 오른 김 대표도 다년간의 클라우드 사업 협력·투자 경험을 보유한 인물이다. 김 대표는 "한컴MDS, 한컴인텔리전스 등 그룹사들과도 클라우드 인프라 기반 신사업 추가 발굴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컴의 계속된 '클라우드 드라이브' 전략 성과는 이달 중으로 예상되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확인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매출이 늘고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이번 NHN과의 사업 제휴가 클라우드 사업을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가져가는 기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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