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GS리테일, 베일에 가려진 ‘이커머스’ 성적표

발행일 2021-08-10 17:00:48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GS25 직원들과 경영주가 함께 미소지으며 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사진=GS리테일.)

GS리테일이 최근 심혈을 기울여 육성하는 사업이 있죠. 바로 ‘이커머스(e-Commerce)’ 사업입니다. 쿠팡의 등장과 코로나19로 국내 유통 시장이 빠르게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자, 이에 뒤처지기 않기 위해 최근 연이은 투자를 벌이고 있습니다.

GS리테일은 도보로 상품을 배달하는 자사 어플리케이션 ‘우리동네 딜리버리’를 출시해 운영하고 있구요. GS더프레시·랄라블라·GS홈쇼핑 등 계열사 이커머스 사업을 한 데 모은 플랫폼 마켓포를 시범운영하고 있죠. 시장에 매물로 나온 요기요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보면 확실히 사업의 무게 추가 이커머스 사업에 쏠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이커머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올인’하는 것과는 달리 현재 GS리테일의 이커머스 사업이 어떤 성적을 내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GS리테일은 최근 공시한 2분기 실적자료에서 각 사업부별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이커머스 사업은 ‘공통 및 기타’ 항목에 포함돼 구체적인 성적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GS리테일 2020년 2분기 실적자료.(출처=GS리테일.)

우선 GS리테일의 실적을 자세히 살펴보시죠. GS리테일의 사업부문은 편의점, 수퍼, 호텔, 개발, 공통 및 기타 등 5개 부문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매출 대부분은 편의점 사업에 집중돼 있습니다. GS리테일이 올 2분기 거둔 매출 2조2856억원의 매출 중 약 80%에 해당하는 1조8160억원이 편의점 사업에서 발생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수퍼사업의 매출 비중이 높았지만 전체 매출 규모는 약 3000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로 편의점 사업에서 대부분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GS리테일의 2분기 편의점 사업 영업이익은 663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 428억원을 상회합니다. 한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총 영업이익보다 많은 것은 적자를 내는 사업부가 있다는 뜻인데요. 이커머스 사업이 포함된 공통 및 기타부문에서 무려 292억원의 영업손실이 났습니다.

매출 규모로 보면 공통 및 기타부문의 영향력이 그다지 크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전체 영업이익 규모를 대폭 깎아먹는 것을 감안하면 공통 및 기타부문의 적자를 쉽게 넘기기는 어렵습니다. 단순히 적자를 내서가 아니라 이처럼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죠.

GS리테일 공통 및 기타부문 실적추이.(출처=GS리테일.)

최근 8개 분기 공통 및 기타부문의 실적 추이를 보시죠. 매출액은 대략 700억~1000억원 수준의 규모를 유지했습니다. 매출이 다소 줄었다 늘었다 하는 것은 사업부문 범위 탓인데요. H&B 사업과 개발 사업이 공통부문에 잡히기도 하고, 또 다시 빠져나가기도 했습니다.

영업손익은 분기마다 큰 폭으로 변했습니다. 올 1분기와 2분기에는 연속 200억~300억원 수준의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1분기에는 373억원의 흑자를 내기도 했었죠. 물론 그 이후 줄곧 적자상태이긴 하지만 어쨌든 GS리테일 전체 실적에 끼치는 영향은 아주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추측컨대 이커머스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가 이뤄지며 손실 폭이 최근 몇 분기 동안 크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GS리테일 실적자료에 표시된 공통 및 기타부문 사업 포함 기준.(출처=GS리테일.)

물론 GS리테일이 아무런 근거 없이 이커머스 사업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GS리테일의 실적자료를 보면 사업부문의 실적을 별도로 공개하는 기준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기준서(K-IFRS)에 의거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발 부문과 H&B사업을 공통 및 기타부문에 포함시키고 또 제외하는 것은 K-IFRS에서 규정하는 기준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이죠.

실제로 K-IFRS 1108호[영업부문] 내 양적기준을 살펴보면 (1)부문수익이 모든 영업부문 수익 합계액의 10% 이상인 영업부문 (2)부문당기손익의 절대치가 10% 이상인 영업부문 (3)부문자산이 모든 영업부문의 자산 합계액의 10% 이상인 영업부문에 대해 별도로 보고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GS리테일이 이커머스 사업 실적을 공통부문에 포함시킨 것도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K-IFRS 1108호[영업부문] 내 양적기준에 표시된 별도 보고부문 공시 규정.(출처=K-IFRS)

그러나 이는 무조건 따라야 하는 기준은 아닙니다. 양적기준에는 예외도 있는데요. ‘경영진이 재무제표이용자에게 유용한 부문정보라고 판단한다면 양적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영업부문도 별도의 보고부문으로 공시할 수 있다’는 단서가 달려있죠. 한 마디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 하더라도 중요한 사업의 정보는 공개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GS리테일이 이커머스 사업 실적이 유용한 부문정보라고 판단하지 않거나, 아니면 별로 자랑할 것이 없이 굳이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이커머스 사업은 GS리테일이 핵심 먹거리로 키우려는 사업입니다. 이커머스 사업 실적은 투자자들에게 있어서도 아주 소중하고 중요한 정보죠. 유용하지 않은 정보는 절대 아닙니다.

GS리테일은 편의점 사업자로서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해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쿠팡, 네이버, 신세계, 롯데 등 이미 이커머스 시장에서 이미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과연 GS리테일은 언제쯤 자랑스럽게 이커머스 사업 실적을 공개할 수 있을까요.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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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10 20:52:41
    편의점 사업은 다양한 고객을 망라하는 종합서비스업인데 '한줌도 안되지만 과대 대표'되는 일부 인터넷 민심(?)은 그런게 있다는 정도로 참고만 해야. 왠만한 대기업 경영진들이 모든 이슈에 다 응답하지 않고 때론 묵묵부답 하거나 역언플 하는건 다 이유가 있는 법임. 오랜 노하우(?) 인셈. 애초에 욕구가 각기 다른 모든이를 만족 시킬수 없고 문제 삼으려고 들면 뭐든 다 문제가 되거든.
  • 2021-08-10 20:43:43
    그래도 CU에 비해서는 이커머스 전략이 있는 편 같은데... CU는 좋은 말로하면 본업에 충실한거고 나쁜 말로 하면 미래 대비를 안하는 건데 뭐 기자가 쓰기 나름이겠지~
  • .
    . 2021-08-10 17:27:53
    브랜드에 먹물튄거. 고객에게 고소협박하는 디자인팀 마케팅 경영진 판단미스 반성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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