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에 위치한 SK-T타워. (사진=SK텔레콤)
▲ 서울 중구에 위치한 SK-T타워.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인적 분할을 통해 탄생할 테크 분야 투자 전문회사의 순자산 가치를 오는 2025년까지 75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SKT는 지난 6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인적 분할을 공식화한 이후 통신·AI·디지털 인프라 기반 존속회사와 반도체·ICT 투자 전문 신설회사로 인적 분할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10월 12일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확정한다.

존속회사인 SKT는 5G와 홈미디어의 핵심 사업을 바탕으로 구독·메타버스·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 신성장 동력을 지속 발굴할 계획이다. 테크 분야 전문 투자회사인 신설회사는 반도체·플랫폼·미래 혁신기술 투자를 통해 현재 약 26조원인 순자산 가치를 오는 2025년까지 75조원 규모로 성장킨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 자산가치 40조원으로…올해 배당 최소 1만원 기대
윤풍영 S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1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신설 법인의 자산 가치는 1분기 기준 반도체(SK하이닉스) 19조원, 플랫폼 영역 7조원"이라며 "2025년까지 SK하이닉스 40조원, 플랫폼 25조원 규모로 키우고 신규 투자로 10조원의 가치를 창출해 총 75조원 규모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SKT의 신설회사에서 플랫폼 영역은 보안·커머스·모빌리티 등이 포함된다. ADT캡스·11번가·티맵모빌리티 등이 투자 전문회사인 신설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윤 CFO는 특히 SK하이닉스의 가치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SK하이닉스는 디램 2강 체제를 공고히 하고 인텔의 낸드 인수를 성공적으로 하면 낸드 사업에서도 큰 진척이 있을 것"이라며 "2025년 기업 가치가 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T는 주주친화경영 강화 차원에서 처음으로 분기 배당을 도입한데 이어 실적에 연동한 중장기 배당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SKT는 2분기에 첫 분기배당(2500원)을 시행했다. 또 향후 3년간 존속회사의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캐팩스'의 30~40% 수준을 배당재원으로 설정했다.

윤 CFO는 "올해 에비타-캐팩스의 30~40% 규모는 7000~80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배당은 최소 1만원 이상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설되는 투자회사에 대해서는 고정적인 배당은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성공적인 엑시트(투자회수)가 생긴다면 특별 배당도 고려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 SK텔레콤 연결기준 2분기 실적(단위:십억원, 자료=SK텔레콤)
▲ SK텔레콤 연결기준 2분기 실적(단위:십억원, 자료=SK텔레콤)

뉴 ICT, 2분기 실적 이끌었다…매출 10% 증가
SKT는 2분기에 비통신 분야의 뉴(New) ICT 사업의 성장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SKT는 11일 연결기준 2분기 매출 4조 8183억원, 영업이익 396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1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 등의 영향으로 84% 늘어난 7957억원을 기록했다.

미디어·보안·커머스 등이 포함된 뉴 ICT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 늘어난 1조5779억원을 기록했다. 뉴 ICT 사업은 지난해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31~32%를 유지했다.

SKT의 뉴 ICT 사업은 자회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SKB와 콘텐츠웨이브의 미디어 사업은 IPTV 가입자 순증 효과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8.7% 증가한 9971억 원, 영업이익은 4.9% 늘어난 642억원을 기록했다. SKB의 2분기말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는 881만명으로 확대됐다. 콘텐츠웨이브는 지난 5월 기획 스튜디오 '스튜디오 웨이브'를 설립하고 오리지널 콘텐츠투자 및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미국 방송사 HBO와 콘텐츠 단독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ADT캡스가 수행하는 S&C 사업(융합보안)은 무인경비, 정보보안이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36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신사업 관련 투자 비용이 늘어나면서 3.1% 감소한 286억원에 그쳤다. ADT캡스는 클라우드 보안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었다. 사람과 사물 인식이 가능한 인공지능(AI) 홈 보안 상품과 모바일 백신 및 무인매장 케어 솔루션을 출시했다.

11번가의 커머스 사업은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한 가운데 배송 서비스를 차별화한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성장한 매출 211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6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11번가는 우정사업본부·SLX택배와 연계해 신속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오픈도 준비 중이다. SK스토아는 모바일 제휴 채널을 늘리며 2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티맵모빌리티는 물류 IT업체인 YLP를 인수하며 화물운송 시장에 진입하는 등 모빌리티의 외연을 확장했다. 원스토어는 12분기 연속 거래액 상승 흐름 속에 2분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도이치텔레콤캐피털파트너스의 투자를 유치해 기업가치 상승과 IPO(기업공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SKT가 맡고 있는 MNO(이동통신)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6월 말 기준 SKT 5G 가입자는 770만명으로, 1분기보다 96만명 증가했다. 5G 가입자 확대와 비용 감소의 영향으로 MNO 부문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3조216억원, 영업이익은 21.7% 증가한 3284억원을 기록했다. SKT는 5G 전국망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SKT와 SKB는 2분기에 전분기 대비 285.3% 증가한 캐팩스(설비투자) 8492억원을 집행했다. 올해도 전년 수준의 유무선 설비투자를 예정하고 있다. SKT는 고객 사용성이 높은 다양한 서비스를 패키징해 AI를 기반으로 구독상품과 고객을 연결하는 마케팅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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