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확실히' 달라진 SKT·KT·LGU+, 허물벗는 플랫폼 '잠룡들'

발행일 2021-08-15 06:54:22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왼쪽부터)SK텔레콤·KT·LG유플러스 사옥. (사진=각사)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지난 2분기에 통신 사업이 견조한 가운데 비통신 사업에서도 선전하며 나란히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른바 '탈통신'을 외치는 통신사들은 실적발표 때마다 비통신 사업의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2분기 실적발표에서 눈에 띈 것은 배당입니다. 통신사들은 분기배당과 중간배당을 시행하는 것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배당은 기업이 자사의 주식을 소유한 사람에게 주식 수에 따라 이윤을 배분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업들은 보통 1년에 한 번 결산배당을 실시합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중간배당을 실시합니다. 연중이라도 이윤이 났다면 반기나 분기마다 주주들에게 배분을 하면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의도입니다.

배당을 1년에 한 번만 하는 것보다 2번 이상 한다는 것을 마다할 주주는 없겠죠. 통신사들은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더 자주 지급하며 자사에 대한 투자를 지속 유치하고 나아가 주가 부양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간배당 도입, 배당성향 상향 약속…주주가치 제고, 기업가치 키운다
회사의 주가를 부양하는데 힘을 쏟고 있는 통신사들도 중간배당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SKT는 2분기에 처음으로 한 주당 2500원의 분기배당 지급을 결정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한 주당 200원의 중간배당을 하기로 했습니다. KT는 중간배당을 실시하지는 않지만 2022년 회계연도까지 배당성향 50%를 달성하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KT는 조정순이익의 절반을 주주 배당금으로 지급할 계획입니다. 조정순이익이란 당기순이익에서 일회성 매각 등을 반영한 수치를 말합니다.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에서 영업외손익과 법인세 비용까지 뺀 금액으로 순수하게 남은 이익을 말합니다. 그중에서 회사에 투자해준 분들에게 얼마나 돌려주느냐가 배당성향의 수치로 나오게 됩니다.

KT는 경쟁사들처럼 중간배당을 도입하지는 않았지만 배당금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주주들에게 다시 주지시킨 셈이죠. KT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0년 연결기준 현금 배당성향은 49.6%입니다. 2018년(39.2%), 2019년(43.8%)에 이어 지속 증가했습니다. 2020년 SKT의 현금 배당 성향은 47.5%, LG유플러스는 42.09%입니다.

통신 3사의 최근 5년간 연간 배당금 증가율을 보면 KT가 가장 많이 늘었습니다. KT의 현금배당금 총액은 지난 2016년 1960억원에서 2020년 2698억원으로 66.6% 증가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같은 기간 1528억원에서 1965억원으로 28.6% 늘었습니다. SKT의 증가율이 1.3%로 가장 낮지만 절대적인 수치는 SKT가 경쟁사들을 압도합니다. SKT는 2020년 연간 현금배당금 총액은 7151억원입니다. KT(3265억원), LG유플러스(1965억원)의 2~3배를 넘는 금액입니다. 이미 주주들에게 많은 금액을 배당금으로 지급을 하고 있다보니 증가율 수치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겠죠.
구독·콘텐츠·스마트팩토리, 새 파이프라인 될까
통신사들은 2분기에 실적이 잘 나오고 중간배당도 발표하면서 회사와 주주 모두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회사가 지속적으로 돈을 벌어야겠죠. 통신사들이 회사의 지속 성장을 이어가려면 비통신 분야의 성장이 필수적입니다. 통신 3사가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무선통신 서비스는 전국민이 이용하며 요금을 내죠. 그만큼 매달 일정 규모의 현금이 통신사들에게 유입됩니다. 하지만 국내 무선통신 시장은 포화상태를 넘어선지 오래됐죠. 그만큼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시장입니다. 통신사들이 비통신 사업에 힘을 주는 이유입니다. 통신사업처럼 지속적으로 현금이 유입되는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진 것입니다.

회사별로 새로운 분야에서 관건이 될 사업들을 짚어보죠. 인적분할을 앞두고 있는 SKT의 존속회사는 통신·인공지능(AI)·미디어 등의 사업을 맡게됩니다. 존속회사가 특히 강조하는 신사업은 구독입니다. 구독은 보통 특정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며 월별로 요금을 받는 형태의 사업을 말합니다. SKT는 기존 2500만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구독 상품을 선보일 계회기입니다. 매달 요금을 받으며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통신 사업을 통해 구독 서비스의 경험과 빌링 시스템 및 전국 매장 등의 인프라까지 보유한 것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이미 웅진씽크빅·SK매직 등과 교육·생활가전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 SKT는 이달 중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독서비스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반면 SKT는 커머스 자회사 11번가의 반등이 절실합니다. 오픈마켓 11번가를 서비스 중인 11번가는 네이버·쿠팡·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등 쟁쟁한 사업자들과 이커머스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은 기존 가격 경쟁과 더불어 빠른 배송 경쟁까지 더해져 마케팅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11번가는 적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끔 소폭의 흑자를 내는 분기도 있지만 적자를 내는 경우가 더 많죠. 11번가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서비스 '아마존'과의 협업이 반등의 계기로 마련해야 합니다. 아마존과 함께 기존 경쟁자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선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KT는 지난 7월27일부터 8월27일까지 레스케이프호텔, 아모레퍼시픽과 손잡고 AI 호텔 서비스를 활용해 '스마트한 언택트 쇼핑' 이벤트를 연다. 객실에 비치된 KT의 AI 로봇 기가지니에게 '지니야, 시예누 무료샘플 갖다줘'라고 말하는 고객들에게 선착순으로 아모레퍼시픽의 시예누 어메니티 6종을 제공한다. 사진은 모델들이 이벤트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KT)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KT는 콘텐츠·핀테크(기술과 금융의 합성어)·AI 등의 분야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가 관심거리입니다. 콘텐츠에서는 전문 자회사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했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도 최근 분사했습니다. 콘텐츠가 유통되는 인프라만 제공하던 통신사에서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구현모 대표의 의지가 강합니다. 네이버·카카오·CJ ENM 등 기존 콘텐츠 강자들과 경쟁을 펼치려면 강력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필요할 것입니다. 핀테크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자회사 케이뱅크를 보유한 가운데 뱅크샐러드와 웹케시에 각각 투자했습니다. AI에서는 로봇 사업이 주목됩니다. KT는 로봇 운영플랫폼과 판매시스템을 구축하고 하반기에 서빙·케어·바리스타 등의 로봇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자회사들 중에서는 부동산 사업을 하는 KT에스테이트의 반등이 필요합니다. KT에스테이트의 2분기 매출은 6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호텔 매출이 줄었고 분양 수요도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 안팎으로 늘어난 가운데 KT에스테이트의 단기간 내 반등은 쉽지 않아보입니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팩토리를 중심으로 한 B2B(기업간거래) 시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와 LG화학 등 제조시설을 보유한 LG 관계사를 비롯해 스마트팩토리의 대외 고객도 늘려가고 있습니다. 지난 상반기 부산·여수 스마트항만 사업 및 울산·여수 석유화학단지 스마트 산단 구축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우리회사패키지'와 요식업종을 겨냥한 '우리가게패키지' 등의 솔루션 확대도 관심거리입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손잡고 요식업 가입자들을 위한 지원을 늘리기도 했습니다.

통신사들이 새로운 사업을 펼치려면 해당 분야의 기존 경쟁자들을 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한 과제입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의 근간인 통신망을 갖췄고 고정적인 가입자를 보유했습니다. 다른 업종의 기업들에 비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확대하기에 유리한 인프라를 갖춘 것이죠. 통신사들이 이러한 이점을 살려 탈통신에 성공하고 배당도 지속 확대하면서 기업가치를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해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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