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네이버)
▲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네이버)

‘1등 작가’ 연봉 100억원 시대를 연 네이버웹툰이 하이브(HYBE)·DC코믹스 등과 손잡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이른바 ‘스토리텔링’ 콘텐츠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밋업 행사에서 “세계적인 팬덤을 가진 엔터테인먼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스토리텔링 콘텐츠 생태계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분야로 확대·성장시키겠다”면서 “내부의 수직계열화가 아니라 다양한 협력사와 생태계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BTS웹툰’에 DC코믹스 ‘오리지널’까지
네이버웹툰은 월이용자수 1억6700만명, 창작자 6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5월 세계 최대 웹소설 커뮤니티 ‘왓패드’를 인수하면서 웹소설→웹툰→영상화로 이어지는 지식재산권(IP) 가치사슬을 엮어내는 데 성공, 몸집이 급속도로 커졌다. 하나의 IP가 웹소설·웹툰·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면 각 콘텐츠의 팬덤이 다른 콘텐츠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역으로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팬덤을 갖춘 외부 IP를 웹툰·웹소설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하는 ‘슈퍼캐스팅’ 프로젝트에도 나선다. 첫 협업 파트너는 하이브·DC코믹스다. 우선 방탄소년단(BTS) 등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과 웹툰·웹소설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DC코믹스 세계관이나 캐릭터를 활용한 새로운 ‘오리지널 IP’를 제작한다.

DC코믹스는 카카오페이지와는 기존 출판물을 웹툰화(化)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반면, 네이버웹툰에서는 DC코믹스에서도 발표하지 않은 신작을 공동으로 제작해 공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1등 기업이기에 받을 수 있는 혜택”이라면서 “이 밖에도 다수의 슈퍼 플레이어들과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되던 <스위트홈></div>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돼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끌었다.(사진=넷플릭스)
▲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되던 <스위트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돼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끌었다.(사진=넷플릭스)
웹툰작가 ‘돈 되는 일’되자 생태계 커져
이날 간담회에서 김준구 대표는 지난 2013년 업계 최초로 도입한 웹툰 창작자 수익모델 ‘PPS(Page Profit Share)’가 웹툰 산업의 ‘변곡점’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PPS 프로그램은 기존 원고료 외에 △광고 △유료콘텐츠 △IP 비즈니스 등 각종 사업모델(BM)을 웹툰에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을 처음 만들 때 가장 집중한 부분이 1등 작가의 수익이었다. 작가가 얼마나 버는지에 따라 크리에이터 생태계의 파이가 결정되기 때문”이라면서 “1등 작가의 (연봉이) 100억원을 넘었다는 것은 웹툰 산업을 넘어서도 의미 있는 숫자”라고 말했다.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네이버웹툰에서 최대 수입을 올린 작가가 PPS로 벌어들인 돈은 124억원에 달한다. 전체 평균은 약 2억8000만원. 12개월 이내에 연재를 시작한 ‘신인’ 작가의 연간 환산수익도 평균 1억5000만원이었다. 네이버웹툰 PPS 프로그램 전체 규모는 지난 12개월간 총 1조700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은 조회수, 인지도 등을 통해 수익을 내는 유튜브 모델과 유료결제하는 넷플릭스 모델이 결합된 것”이라면서 “100억원을 돌파한 만큼 1등 작가가 200억원을 벌 수 있도록 목표하겠다”고 자신했다.

‘1등기업·선도기업’ 강조한 네이버웹툰
앞서 일본에선 카카오의 ‘픽코마’가 네이버의 ‘라인망가’를 제치고 선두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이같이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카카오와의 주도권 경쟁에 대해 네이버웹툰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준구 대표는 “1등과 2등이 바뀌는 것은, 소위 말하는 1등의 ‘삽질’이 중요하다”면서 “라인망가가 디지털 콘텐츠로 변화하는 시기에 긴 시간 공회전을 했던 것이 경쟁사에게 기회가 됐다. 라인망가2.0을 새로 정비했기 때문에 일본 시장은 재미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카카오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후발주자를 고려하기보다는, 1위 사업자로 이 산업을 어떻게 더 키울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인공지능(AI)·메타버스 기술 등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웹툰 제작부터 콘텐츠 유통·추천·보호 등 전반에 걸쳐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면서 “그 가운데서도 창작자들에게 오토 드로잉(자동그리기) 기술을 제공해 창작 허들을 낮추는 것이 최종목표”라고 말했다. “네이버 ‘제페토’ 등 메타버스를 통해 웹툰 IP를 만나는 일이 잦아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날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의 철학을 담은 대표웹툰으로 김규삼 작가의 <정글고>,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 김칸비·황영찬 작가의 <스위트 홈>을 꼽았다. 김준구 대표는 “<정글고>는 초창기 은퇴를 하려던 작가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독자를 만나 새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마음의 소리>, <스위트홈>은 도전만화로 시작해 ‘슈퍼스타’로 성장한 롤모델”이라며 “특히 <스위트홈>은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로도 진출해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의 매출이 급증하던 시기에 위협을 느끼는 이들도 많았지만 ‘느리더라도 천천히, 따라올 수 없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며 “사용자는 단시간 내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자신 있다.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사용자 규모가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