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시험대' 오른 GM·LG...'전기차 볼트' 리콜 어떻게 풀까

발행일 2021-08-24 15:09:23
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GM 볼트 배터리 팩.(사진=GM Authority)

미국 GM이 14만1600대에 달하는 볼트 EV 리콜로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입니다. 볼트 EV는 미국에서만 10여건의 화재가 발생해 품질 및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통상 전기차의 경우 충돌 후 화재가 발생하는 게 일반적인데, 볼트는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제조사가 안전성 테스트를 거친 후 출시하는 제품도 안전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결함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제조사는 자발적으로 리콜을 실시하죠. 과거 토요타는 페달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으로, 파이어스톤은 트레드 분리 결함 등을 발뺌하다 엄청난 손실을 본 사례도 있습니다.

이후 제조사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리콜을 하는 문화가 정착됐죠. 이번 GM의 대규모 리콜 또한 자발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리콜 대상은 2017년부터 최근까지 생산된 볼트 EV입니다. 미국 지역에 한정해 리콜을 진행하고, 이후 아시아 등 전 세계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문제는 GM의 이번 리콜이 단순히 차량의 결함을 시정하고, 부품을 교체하는 차원에서 진행될 수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리콜 비용이 최대 18억 달러(한화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이번 리콜은 GM과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 그리고 배터리 셀의 모듈을 제작한 LG전자가 함께 진행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볼트EV에 납품된) 배터리셀은 LG전자가 모듈화해 GM에 납품한 것으로 일부 모듈 제작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LG에서는 LG전자의 책임 소지가 큰 것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까지 보면 이번 리콜 사태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입니다. GM과 LG가 합의한 대로 리콜 비용을 분담하면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볼트 배터리 팩 '밀봉' 상태...리콜 비용, 시간 배로 늘 듯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GM은 리콜 대상 차량의 배터리 모듈을 교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듈이란 배터리 팩을 모으는 묶음 단위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배터리 셀을 여러개 묶어 모듈을 만들고, 모듈을 묶어 배터리 팩을 만드는 거죠. 전기차에는 배터리가 하나의 팩 형태로 탑재됩니다.

볼트 EV의 모듈을 교체하려면 밀봉된 배터리팩 분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볼트는 침수 등으로 인한 감전을 막기 위해 테슬라처럼 배터리 팩을 밀봉 처리했습니다. 모듈의 결함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팩을 해체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현대차의 코나 리콜 때는 배터리팩 등 BSA를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BSA는 배터리 셀과 배터리 관리장치(BMS), 냉각팬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차체 하부에 탑재된 BSA를 교체하면 정비가 끝나는 거죠. 그런데 볼트의 경우 배터리 팩을 일일이 해체한 후 모듈을 교체해야 하는 만큼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 갑니다.

밀봉된 GM의 배터리팩.(사진=WeberAuto 유튜브 갈무리)

GM이 BSA가 아닌 모듈 교체를 내세운 건 리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보입니다. BSA를 교체할 경우 리콜 비용이 배로 불어날 수 있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

현재까지 GM과 LG의 리콜 비용은 '65:35'로 추산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는 각각 28:72의 비율로 리콜 비용을 부담하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양사가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반영한 충당금을 토대로 산출한 비율입니다. 외부에서 유추한 수치인 데다 현재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정확한 비율이 아닙니다. 

GM과 LG의 협상에 따라 LG가 부담해야 할 리콜 비용은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볼트 리콜의 복잡한 함수 '얼티엄셀즈'...LG와 협상에 따라 파트너십의 운명도 갈릴 듯
GM은 "LG와 협력해 리콜 비용을 배상받겠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리콜의 원인으로 배터리 모듈의 결함이 제기된 만큼 LG와 비용을 분담하겠다는 것이죠.

LG는 "GM,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3사가 공동으로 원인을 조사해 충당금과 분담 비율을 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GM과 LG의 협상에 따라 분담 비율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현대차 리콜 때처럼 BSA를 교체할 경우 LG가 치뤄야 할 비용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대차가 전 세계에서 7만여대를 리콜하는데 1조원이 들었는데, GM의 리콜 대상 차량은 14만대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현대차 때 LG에너지솔루션의 분담 비율은 70% 안팎에 달했습니다. 이 경우 분리막 단락 또는 음극탭 접힘 등 배터리 제조사의 명확한 과실이 확인될 때 가능합니다.

GM의 볼트 화재는 명확하게 화재 원인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서로 과실을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에 따라 분담 비율이 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양사 모두에 '복잡한 함수'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오하이오주에 35GWh 규모의 합작공장 '얼티엄셀즈'를 GM과 건설했습니다. 내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테네시에 같은 규모의 2공장을 건설하기로 했습니다. 1공장과 2공장을 건설하는데 들어간 투자 비용은 약 5조4000억원으로 추산되며, 양사가 50:50으로 투자하기로 했죠.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1공장.(사진=GM)

GM은 1996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전기차 EV1을 개발했지만,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철수했습니다. GM이 전기차에서 미래를 보지 못하는 동안 테슬라와 폭스바겐 등 강자에 뒤쳐졌습니다.

GM은 2035년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로 전환을 추진 중입니다. 이를 위해서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고성능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합니다. 

시중에 배터리가 남아도는 상황이라면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의 '파트너십'은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니켈 등 핵심 원료는 공급 부족이 예상되며, 전기차 시장이 매해 30%씩 커짐에 따라 배터리의 '공급사슬 관리(SCM)'가 중요해졌습니다.

GM의 경우 '돈과 파트너십' 사이에서 갈림길에 섰죠. LG에너지솔루션에 리콜 비용의 상당 부분을 요구할 것인지 '파트너십'을 따져 합리적인 수준에서 분담할 지를 정해야 하게 됐습니다. 배터리의 결함으로 원인이 규명될 경우 양사의 파트너십 뿐 아니라 '얼티엄셀즈'가 생산할 배터리의 품질까지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코나와 볼트에서 잇달아 불이났다는 것은 리튬이온전지의 속성과 지켜야 할 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며 "전지 사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부담이 더해졌다"고 말했습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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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잉글랜드박
    잉글랜드박 2021-08-25 07:35:13
    일반 차량도 화제가 나던데 끝난거 같나요
  • 2021-08-24 17:09:59
    전기차는 끝난것 같다.
    수소차가 대세로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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