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교보생명)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사진=교보생명)
교보생명그룹의 '문화·금융투자 혁신'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교보생명과 교보자산신탁 등 금융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추진이 비금융 계열사에도 대규모 투자로 이어지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양손잡이 경영'이 광폭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100% 자회사인 교보문고에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지난 2013년 통합물류센터 구축을 위한 200억원 출자 이후 8년만이다. 이로써 현재까지 교보문고에는 1700억원에 달하는 자본이 확충됐다.

교보문고는 확충된 자본으로 교보그룹 차원의 종합 플랫폼 구축과 더불어 예술문화사업 투자에 집중할 전망이다. 우선 물류센터 등 인프라 확충을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키로 했다. 

이는 신 회장이 강조해 온 '양손잡이 경영'과 궤를 같이 한다. 양손잡이 경영은 그룹 전사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한편 기존 보험사업을 개선하고, 미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앞서 교보생명은 오는 2025년까지 '보험, 그 이상의 가치를 전하는 문화·금융 선도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Vision)2025' 계획을 공개하고 금융과 예술문화사업에 대한 활발한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교보생명의 '비전 2025'는 기존 보험사업을 초월해 금융투자와 예술문화사업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 ‘문화와 금융’을 아우르는 독창적인 고객경험과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기업이 되겠다는 전사적 포부다. 

당시 비전 선포식에서 신 회장은 "빅테크의 금융영역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고, 고객 기대수준이 변화하고 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며 “생존과 성장을 위해 완전히 변화한 세상에 맞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교보생명은 2021년 여름 '교보생명·교보문고 광화문글판'으로 김경인 시인의 '여름의 할 일' 중 한 구절을 선정해 걸었다. (사진=교보생명)
▲ 교보생명은 2021년 여름 '교보생명·교보문고 광화문글판'으로 김경인 시인의 '여름의 할 일' 중 한 구절을 선정해 걸었다. (사진=교보생명)
이를 위해 교보생명은 예술문화적 역량과 경험, 데이터가 풍부한 교보문고와 대산문화재단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교보생명이 100% 출자한 온라인 전업 생보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은 교보문고와 협업해 자사 고객 참여형 플랫폼인 360°플래닛 회원을 대상으로 교보문고∙째깍악어와 함께하는 '360°플래닛 키즈 클래스' 서비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째깍악어는 만 1세부터 초등학생에게 필요한 돌봄과 학습 서비스를 온·오프라인에서 제공하는 교육 플랫폼이다. 최근에는 시리즈A 브릿지 라운드로 교보생명, KDB산업은행, 우미건설로부터 6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교보생명은 계열사의 미래 성장 기틀 마련을 위한 '실탄 확보'에도 주력하는 한편 보험산업의 디지털 혁신도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교보생명은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한국금융공학컨설팅과 협업해 지난해 8월부터 자산관리 로보어드바이저를 구축, 인공지능(AI) 자산관리를 도입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펀드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있다.

또 고객이 직접 방문해 업무를 보는 전국 고객플라자 창구에서 종이가 필요 없는(paperless) 전자문서 업무 환경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미 디지털 프로세스를 적용 중인 가입 절차뿐 아니라 만기일에 보험료를 지급받거나 대출을 받는 등 보험·금융서비스 및 제반 업무에서 전자문서 처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 윤열현 교보생명 대표이사가 전자문서 업무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교보생명)
▲ 윤열현 교보생명 대표이사가 전자문서 업무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교보생명)
교보생명은 지난 4월 금융권 최초로 콜센터 대출 상담 시 PASS 앱을 활용한 인증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지난달에는 카카오페이로 보험료와 대출원리금을 납부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 청구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페이퍼리스 환경 도입 후 모바일과 태블릿PC를 통한 전자청약이 점차 늘고 있다"며 "전자문서 업무 환경은 교보생명이 디지털 DNA를 내재화하고, 지속가능하며 새로운 고객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마이데이터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교보생명은 자산관리·건강관리 등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교보문고와 교보교육재단 등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금융교육 특화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외에도 교보생명은 정부에서도 육성에 나선 헬스케어·웰스케어 산업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우수 스타트업을 육성, 회사가 추구하는 디지털 전환 전략 등 미래 사업 추진에 동력이 될 수 있는 스타트업들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우수 스타트업이 보유한 디지털 DNA를 이식해 교보생명 고유의 자산으로 축적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는 △라이프케어(생애주기에 가치를 더할 수 있는 서비스 보유 스타트업) △웰스케어(NFT, 대체투자 등 자산관련 서비스 및 제반기술 보유 B2B 스타트업) △퓨처테크(AI, 빅데이터 등 금융 클라우드에 적용 가능한 기술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육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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